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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고개드는 '세종시 현실론'…"안 되면 도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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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고개드는 '세종시 현실론'…"안 되면 도리 없다"

정운찬 "정부부처가 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2일 "(세종시에 정부 부처가) 하나도 안 갈 수도 있고 다 갈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대안을 만들어서 모든 성의를 들여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안되면 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대국민 설득의 승부수를 던졌고, 이달 말께로 예상되는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통해 내년초까지 우호적 여론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겠지만, 충청권의 반발이 계속되고 법 개정의 키를 쥔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이 변하지 않을 경우 수정 추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나라발전 위해 수정하는 게 옳다"

정 총리는 "(민관위원회 내에) 강용식, 김광석 위원은 강하게 원안을 고수하고 있고, 어떤 분은 하나도 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어느 부처가 갈 것이냐에 관해서는 아직 논의가 안됐다"고 민관합동회의 내부의 의견조율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세종시 수정이 무산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세종시 문제는 국민과 충청도민이 찬성하는 범위 내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정부가 세종시 대안을 내놓았는데 충청도민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면 대안을 밀고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그러나 "(세종시 문제는) 나라의 발전을 위해 수정하는 게 원안 고수보다 옳다고 본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총리는 특히 지난 달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세종시 수정 방침을 공식화한 것을 두고 "저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는다"면서 "약속은 중요하지만, 그 약속이 미래의 발전을 저해한다면 국민에게 양해를 구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행정부처가 가는 게 좋은지 대기업, 중견기업이 가는 게 좋은지를 생각해 보라. 행정부처가 간다고 도시가 발전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중심으로 발전시키면 세종시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한나라당에서도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여러차례 모임을 갖고 설득을 하려 한다"면서 "야당에도 협조와 이해를 구하려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정 총리는 자신으로부터 '세종시 논란'이 촉발된 것을 두고 "총리 지명을 받은 후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았고, 거기서 학자 입장에서 원안대로 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면서 "그날 발언한 것은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만약 하지 않았다면 세종시는 문제를 안고 있지만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갔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 수정이 무산될 경우 총리직을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정 총리는 "어떤 답변을 하더라도 일을 하는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피해 갔다.

"대운하는 안 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 정 총리는 4대강 사업과 대운하 건설과의 연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저는 (이 대통령이 대운하 사업을) 안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여쭤봤는데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안한다'고 하더라"며 "사실 나는 '국민이 원치 않으면'이라는 말을 뺐으면 좋겠지만 어쨌든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믿어 달라"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이제 우리 경제규모 정도면 강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할 정도의 실력이 있고, 그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4대강이 시멘트로 만든 어항이 될까 걱정이라는 말을 했었는데 거기에 대해선 잘 되도록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복지예산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하면서 "4대강에 들어갈 돈을 다 집어넣으면 좋겠지만 득이 있으면 실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참사와 관련해선 "가까운 시일 내에 해결될 것 같기도 하다"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정 총리는 "경찰이 잘못했든 시위자가 잘못했든 장례도 못 치른 건 중앙이든 지방전부든 누가 가서 책임져야 한다"며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은데 아직 접점을 못 찾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정 총리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사항 있어서 완전한 타결이 안 된다"라고 했다.

"'서민위해 일하자'는 MB의 제안에 감동…나는 예스맨 아니다"

자신이 총리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도 언급했다. 정 총리는 "대통령이 '정 교수도 서민출신이고, 나도 그러니 서민을 위해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했고, 그것에 감동받았다"고 소개했다.

최근 일고 있는 '얼굴마담', '식물총리' 등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정 총리는 "요즘도 4대강에 대한 여론의 비판 등 할 말은 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중도실용, 친서민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할 말은 많이 하고 있다"며 "나는 '예스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대권도전 여부에 대해 정 총리는 "일을 하기도 바빠서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역사에 남는 훌륭한 총리로 기억되고 싶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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