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29 재보선에서 'MB정권 심판론'의 요충지가 될 인천 부평을과 울산 북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삼을 것을 시사했다. 총 5개 재보선 확정 지역 중 이들 지역 공천 결과는 추후 발표하는 '순차 공천'으로 방향을 잡고 공천심사를 진행키로 했다.
인천 부평을은 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거취가 유동적이고, 울산 북구는 진보후보 단일화 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않아 구도가 불투명한 만큼 천천히 상황을 봐가며 대항마를 결정하겠다는 속내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인 안경률 사무총장은 공천 접수를 마감한 2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주를 제외한 나머지(전주 덕진, 완산갑) 지역은 후보자를 압축했고 23일 경주 후보자 면접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안 총장은 다만 울산 북구와 인천 부평을에 관한 질문에 "새로운 후보를 시도해보면 어떠냐는 지역(울산 북구, 인천 부평을)은 (새 인물을)포함시켜 시뮬레이션 할 생각인데 아직은 그렇게 깊숙이 못갔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울산 북구, 인천 부평을은 전략 공천 가능성이 높다. 두 지역은 각각 현대자동차, GM대우 공장이 있어 경제 위기에 취약해지고 있는 자동차 산업과 연관된 곳이기 때문이다. 부평을은 유일한 수도권 선거 지역이고, 울산 북구는 '반MB 후보 단일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어서 '정권 중간평가' 성격이 가미돼 있다.
안 총장은 이 두 지역을 거론하며 "중앙정부와 잘 연결시키려면 힘이 있는 여당 후보를 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인천 부평을 지역에 고려하고 있는 후보는 이희범 전 무역협회장,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대우 출신인 이재명 우리담배 회장 등으로 알려졌다.
안 총장은 다만 민주당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인천 부평을에 공천할 경우를 가정하자 "정 전 장관이 출마하느냐에 따라 후보를 내겠다는 전략은 안 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울산 북구에 대해 안 총장은 "23일 오후에 면접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지만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된 지 열흘 밖에 안 된 데다 울산에 연고를 둔 거물급 경제 전문가가 없어 후보자 확정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현대자동차 노조 등이 있어 진보 후보 지지 성향이 강한 울산 북구에 '경제 전문가'를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정동영, "정치 어지럽힌다" 맹비난
정동영 전 장관에 대해선 무심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한나라당은 정 전 장관의 귀국일인 22일, 본격적인 '정동영 때리기'를 시작했다.
안 총장은 "나오지 말아야 할 분이 나와서 정치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정동영 후보가 나가면 오히려 현재 (민주당) 지지도조차 까먹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상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전주 덕진 출마는) 정 전 장관 스스로 호랑이를 그릴 인물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다른 인재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 않는다는 것은 봉건시대 시절에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나라당의 '정동영 때리기'는 재보선 성격을 'MB정부 심판론'에서 여당 내부 갈등의 문제로 초점 이동시키고자 하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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