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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연기 반대' 외치던 여당 지도부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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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연기 반대' 외치던 여당 지도부 '머쓱'

마지막까지 "국내에 계신 것과 뭐가 다른가"

새누리당 지도부 일각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악화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예정대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다 '머쓱'해진 상황이 됐다. 청와대는 당내 방미 일정 변경 반대 요구에도 10일 오전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다음 주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청와대 결정에 앞서 열렸던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등의 '방미 일정 변경 반대' 입장은 상당히 강경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당초 계획대로 미국을 방문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의 생명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은 없을 것이지만 과잉 대응으로 국민에게 또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정치권과 정부가 꼭 해야 할 일은 실체보다 부풀려진 부분을 정확하게 국민에게 알리고 공포와 불안을 없애주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방미는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이 국내를 비우는 것은 곤란하지 않냐는 주장은 대단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비행기에 있거나 미국에 있거나 한국의 메르스 사태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장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는데 무슨 장애가 있나"라면서 "아무 지장이 없다. 국내에 계신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도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백악관이 정상 외교 일정을 1년 전에 대충 다 만들어놓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의제나 일정 조율하는 데도 외교 당국이 몇 개월 고생했을 것이다. 이걸 일방적으로 연기하거나 취소하면 백악관도 혼란에 빠질 것이고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군현 사무총장도 비슷한 말을 보탰다. 이 사무총장은 "야권 일각에서 방미 연기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이분법적이고 국제적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모 의원이 '부모가 아픈 자식 두고 집을 나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국민이 지나치게 불안감 가질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당 지도부의 방미 일정 변경 반대 요구가 이어지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방미 일정은 "대통령 결심 사항"이라면서도 "오늘 최고위에서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왔기 때문에 그렇게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전 이미 청와대로부터 방미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음을 전달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최고중진연석회의 전 청와대에서 연락이 온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이날 회의 전에 김 대표가 '청와대가 지금 대통령 방미 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는 거 같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번 주가 3차 감염 및 메르스 확산의 분수령"이라면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메르스 조기 종식 등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다음 주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미 연기로 발생하는 국익손실 우려에 대해선 "(한·미)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방미 일정을 재조정키로 합의했다"는 설명으로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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