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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름 비공개하니, 의심 환자를 감기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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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름 비공개하니, 의심 환자를 감기 치료"

메르스 퇴원자 '365 열린 의원' 의사 인터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5번 환자 ㄱ(50) 씨가 8일 퇴원했다. ㄱ 씨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365 열린 의원 의사다. 지난 5월 17일 최초 환자인 ㄴ(68) 씨를 진료한 뒤 감염됐다.

ㄱ 씨는 격리 중에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갑갑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의원이 메르스 확진 환자를 봤다가 감염됐다는 정보가 인터넷에 돌아다녔는데, 확진받았다면 이미 격리돼 ㄱ 씨가 진료를 보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단골 환자인 ㄴ 씨를 초기에는 '폐렴' 환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병원 운영에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ㄱ 씨는 그래도 "병원 이름은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 측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안 좋은 면이 많지만, 병원은 병원이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병원 건물 전체를 소독했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퇴원 이후에도 일주일 정도 더 병원 문을 늦게 열 계획이라던 그는 "전체적으로 메르스가 진정된다면 (병원에 대한 신뢰도) 다시 회복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ㄱ 씨는 "메르스에 대해 시민들이 너무 막연하게 두려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 경험을 통해서 보면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진단받고 치료하면 큰 문제 없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ㄱ 씨가 기자들과 한 일문일답이다.

▲ 메르스 완치 후 퇴원한 서울 강동구 365열린의원 의사. ⓒ보건복지부

- 첫 번째 환자는 어떻게 접촉했나? 최초 내원했을 때, ㄴ 환자의 상태는 어땠나?


"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 때 몸 상태가 안 좋았다. 그전부터 우리 병원에 다니던 환자라 내가 잘 알던 환자였는데, 평택성모병원에 있을 때 차도가 없어서 우리 병원에 치료하러 왔다. 엑스레이 찍었는데, 폐렴 소견이 너무 심해서 10분 이상 상담했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삼성병원으로 보냈다."

- 본인은 어떻게 처음 메르스 증상이 왔다고 느꼈나?

"5월 20일에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나에게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나도 감염 우려가 있는지, 증상이 어떤지 나 자신을 세심하게 관찰했다. 혹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마스크를 쓰고 진료했다. 2차 환자 발생하는 것을 보고 '전염력이 없는 게 아니구나' 싶어서 대진 선생님을 부르고 나는 진료를 안 했다.

개인적인 증상으로는 전날 소화기 증상이 있었다. 열은 없었고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됐다. 그때가 25일쯤이었는데, 그날 저녁부터 미열이 나고 근육통이 있더라. 이건 아닌 것 같아서 검사해보려고 연락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연락 드렸고, 6시간 정도 만에 입원했다. 병원 가서 피검사와 가래 검사 하고 다음 날 확진 판정이 나왔다. 당시에는 1차 판정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 환자와의 거리는 어느 정도였나?

"(정부에서 격리 대상에 포함하는 수준인) 2미터가 아니라 50센티미터도 안 된다. 저는 오래 문진을 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 환자분 같은 경우는 할 말이 많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문진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 격리 병상에서는 어떤 치료를 받았나? 심리적으로 우려되는 바는 없었나?

"격리 병상에 처음 가 봤는데, 격리 병상이라고 해서 특별히 치료가 다르지는 않다. 격리실만 유지되는 것이다. 치료는 알려진 대로, 인터페론, 항바이러스 주사를 맞고, 열날 때 대증 치료하는 수준이었다. 3일째부터는 수액 치료를 했다. 처음에는 신장 합병증이 염려되긴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

초기에 사나흘 힘들었다. 초반에 열은 39.7도까지, 40도 가까이 올랐다. 호흡 곤란은 없었다. 5일째부터는 열도 떨어지고 많이 회복된 걸 느꼈다. 일주일째부터는 증상이 거의 없었다. 나는 일찍 진단돼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증상 초기에 바로 치료에 들어가면 증상이 심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초기 환자 메르스 확진 판정 너무 늦어"

- 가장 괴로웠던 점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치료에 집중하느라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고, 아프지 않게 됐을 때가 더 괴로웠다. 비치된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 밖의 상황을 보는데, 잘못된 사실들이 많이 인터넷에 올라오더라. 예를 들어 우리 병원에 온 환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내가 진료했다고 올라왔다.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는데 어떻게 진료를 하나? 그런 정보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는데 대처할 수 없었던 게 가장 갑갑했다."

- 입원 기간에 제일 안타까웠던 점은 무엇인가?

"처음 환자 진단이 늦었다는 점이다. 환자가 너무 힘들어했다. 환자가 바레인에 다녀온 것은 알았지만, 메르스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동안 너무 많은 2차 감염자가 생긴 것이 안타깝다. 앞으로는 열나는 환자나 기침하는 환자가 있으면 의료진도 마스크를 쓰고 진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환자도 기침하면 마스크를 쓰고 병원에 오는 게 좋겠다."

- 이번 일 전에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를 접한 적이 있나?

"없다. 20일 확진 소식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전화를 받아서 알았다. 메르스라는 병 자체를 몰랐다. 그래서 놀라지도 않았다. 사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하기에, 그때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면 회복 가능"

ⓒ보건복지부
- 완치 환자로서 조언할 점이 있나?


"신종플루 때 많은 분이 돌아가셨다. 그 당시에도 환자들이 두려워했는데, 그때 조기 진단하면 별문제가 없었다. (신종플루도) 48시간 내로 치료하면 큰 어려움 없이 치료되는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그 후에도 신종플루 환자가 나오지만, 그때처럼 걱정이 덜 나온다.

내 경험을 통해 보면 메르스도 마찬가지다.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에 들어가면, 자기 자신이 만성 질환을 갖지 않았다면, 의료진 수준이 높기에 금방 치료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가족들이 걱정됐겠다.

"자가 격리 때는 정상적으로 집에 있었는데, 가족을 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하루였으니, 나는 거실에 있고 가족은 방에 있게 했다. 지금 일반인은 '같은 길 가다가 옮는 것 아니냐', '같은 건물에 있으면 옮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한다. 가족과 같은 공간 안에 있었기 때문에 전염될까 걱정된 것도 사실이지만, 다행스럽게 어느 정도 격리 조치하고 주의하면 (괜찮은 것 같다.) 딸하고 아내는 격리 기간인데 괜찮다."

- 퇴원 준비를 시작한 때는 언제인가? 진료실에는 내일부터 나가나?


"일정한 치료 후에 검사해서 두 번 이상 음성 판정이 나와야 완치 판정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증상이 없어지고 일주일쯤 지나서 가래 검사하고 1차로 음성 판정을 받고, 다시 이틀 후에 검사해서 오늘 퇴원했다.

환자들이 너무 걱정해서, 병원 건물 전체를 다 소독했다. 방역 소독은 격리된 뒤에 다 했다. 진료실은 더 만약을 대비해서 약 일주일 더 격리할 계획이다. 다음 주쯤 다시 병원 문을 열 계획인데 환자가 올지 모르겠다."

"병원 이름 공개, 반드시 필요하다"

-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이름이 공개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병원 측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안 좋은 면이 많이 있을 수 있지만, 필요하다."

- 병원 운영에 타격이 있을 텐데….

"병원은 병원이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일이다. 전체적으로 메르스가 진정된다면 큰 문제 없이 (병원에 대한 신뢰도) 다시 회복되리라고 생각한다."

- 87번 환자까지 나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금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그게 최선이라고 본다. 어떤 의미냐면, 지금은 모든 병원이 밝혀졌지 않나? 일반 시민이 '내가 그 병원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증상이 나타날 때 바로 보건 당국에 연락해서 검사해봐야 한다.

반면에 (병원 이름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열이 나도 1차로 '감기 치료'를 했을 것 아닌가. 그동안 시간이 지체될 수 있고, 병이 많이 진행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해서 문제가 됐다."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

"질병에 걸린 뒤에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의료진과 환자 본인의 건강 상태가 좌우한다. 이미 질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적으로 주의하고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진단을 받아야 하고, 그다음에는 의료진에게 맡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메르스에 대해 너무 막연하게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 경험을 통해서 보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하면 큰 문제 없이 회복되리라고 생각한다. 나를 통해서라도 그런 사실이 전해진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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