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요행 바란 昌, 오늘쯤 태도 결정해야"

조갑제 "배신자 JP 영입한 李, 昌 탓 말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6일 "(이회창 후보가) 당적을 이탈하면서 뭔가 요행을 바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쯤 태도를 결정하고 들어오든지 협력하든지 해야 한다"면서 "정당한 이유가 생기면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비판했다.

이날 한나라당 입당과 함께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김 전 총재는 청구동 자택에서 이 후보와 강재섭 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이날 밤 예정된 TV 토론을 의식한 이 후보가 "이회창 후보가 저를 좀 도와주겠죠"라고 묻자 김 전 총재는 "전부가 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별별 소리를 다하고 덤벼 들 것인데 일일이 대응하지 말라"고 훈수를 뒀다.

김 전 총재는 "듣기 싫은 소리를 하거든 눈 질끈 감고 있다가 '질문 다 했느냐. 다음 질문해 달라'며 배짱을 부려라"면서 "일일이 대꾸하지 말고 웃고 넘기고 무시하면서 다른 얘기를 하라"고도 했다.

강재섭 대표가 방에 걸려 있던 '소이부답(笑而不答)'이라는 글귀를 가리키며 "저렇게 하면 된다"고 거들자 김 전 총재는 "1년 내낸 공격을 받았는데 오늘 하루 저녁 공격쯤이야…"라면서 "두드려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있느냐"고 화답했다.

그는 "다 소용 없으니 대통령으로서의 풍모를 보여라. 소이부답하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반발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이회창 후보 측에 대해서도 김 전 총재는 "나라의 최고권위(검찰)가 낸 결론에 승복하지 않고 저런 식으로 반대하면 자기모순 아니냐"고 싸잡아 비판했다.

"정초부터 똑같은 태도였지만 BBK 내용을 잘 몰라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사도 재확인했다. 김 전 총재는 "내가 어제 전화통화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일조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총재는 "(이 후보에 대한 지지는) 정초부터 똑같은 태도였으나 (BBK 문제에 대한) 내용을 잘 몰라 내심 조금 걱정이 있었다"면서 "그러니 국민도 그렇게 동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께 고맙게 생각하고 (김종필 총재께도) 어려울 때 지지를 해 주시고 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이명박 후보의 말에 김 전 총재는 "어제로 모든 게 결정된 것 같지만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말로 새출발하는 것이니 이제 대선일인 19일을 향해 총매진 하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조갑제 "배신자 영입한 이명박, 昌 욕할 수 없어"

한편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정몽준 의원에 이어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영입한다면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게 잃어버린 10년을 책임지라고 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전 사장은 "김종필 전 총재는 1997년에 소위 DJP 연합으로써 이회창 후보가 패배하고 김대중 씨가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만든 사람이고 정몽준 의원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좌파에 투항해 노무현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한 뒤 노 대통령이 역전승을 거두도록 도와준 사람"이라며 "이는 또 다른 보수의 배신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회창 씨가 김종필, 정몽준 씨의 배신을 막지 못한 책임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역사적 과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 후보 측이 두 보수 배신자를 영입한다면 그때부터는 이회창 후보를 탓할 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