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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주식 가치 1조2000억 원이나 날아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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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몽준 주식 가치 1조2000억 원이나 날아간 이유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회계망측' 두 번째, 현대중공업

손실 부풀리는 수법이 합법적인 회계 기법으로 되는 세상

빅 배스(Big Bath). 글자 그대로만 해석하면 '목욕을 철저히 해서 몸의 때를 다 벗겨 깨끗하게 한다'는 뜻인데, 실제로는 회계 용어로 쓰인다. 인터넷 포털 검색을 해보면 어렵지 않게 다음과 같은 설명을 찾아볼 수 있다.

신임 CEO가 전임자 재임 기간에 누적됐던 손실이나 향후 잠재적 부실 요소까지 반영해 회계장부에서 한꺼번에 털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전임자에게 넘기는 전략이다. 이후 이 신임 CEO는 다음 해에 더 큰 실적을 유도해 자신의 공적을 부각시킬 수 있다. 현 경영진이 회계장부를 조작하여 현재 부실을 숨기거나 이익 규모를 부풀리는 분식회계(window dressing)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빅 배스란 이익을 부풀리는 분식회계와 반대되는 개념, 즉 손실을 부풀리는 수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분식회계를 해서 처벌받고 감옥에 간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아직까지 빅 배스 수법 때문에 처벌받았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왜일까?

그건 빅 배스 수법이 이미 기업회계에서 합법적인 회계 기법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익을 부풀리면 감옥에 가지만, 손실을 부풀리는 건 얼마든지 허용된다. 이게 기업회계의 본질이다. 이른바 수익을 낮게 잡고 비용을 최대로 인식하는 '보수주의' 말이다.

'회계망측'
3분기까지 무려 3조 원의 영업손실 기록한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의 이른바 '어닝쇼크(Earning Shock)' 즉 기대했던 것에 비해 엄청나게 안 좋은 영업 실적이 연일 뉴스에 오르고 있다. 올해 1분기 1889억 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2분기에는 무려 1조1037억 원의 영업손실을, 3분기에는 좀 살아나나 했더니 창사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인 1조9346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손실만 무려 3조2272억 원에 달한다.

올 초 25만 원대이던 현대중공업 주가는 10만 원 미만으로 급전직하했으며, 지난 1년 사이 시가총액만 10조 원 이상 증발해 버렸다. 현대중공업 주식 지분의 10.15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는 정몽준 전 의원 역시 1조2000억 원의 주식 가치를 허공에 날려버린 셈이다.

2010년에 5조5000억 원, 2011년엔 4조5000억 원, 2012년엔 2조 원, 작년에는 8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불과 1년도 안 되어 3조 원대 손실이라니, 증권가에서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역력했다. 그래서일까? 언론에서는 이런 반응들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의 두 번째 어닝쇼크가 대규모 '빅 배스'로서 오히려 향후의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아울러 주가도 바닥을 치고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왔다.

이게 무슨 말일까? 그렇다. 그동안 '인사이드 경제'가 기업회계와 관련해 누차 강조해온 얘기가 들어 있다. 미래에 발생할 손실 요인을 '미리' 회계장부에 대대적으로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빅 배스'의 사전적 의미가 바로 그거 아닌가. 나중에 발생할 손실 요인까지 한 회계연도에 몰아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회계 기법.

에이, 설마 조선업 세계 1위를 달리는 대기업이 그런 회계조작을 하려고?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회계에서 장난질은 대기업들이 훨씬 심하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3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현대중공업 사측은 보도자료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시켰다.

"주주 및 고객, 시장에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드려 안타깝지만,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예측 가능한 손실 요인을 모두 반영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 새로운 경영진 취임으로 모든 분야에 걸쳐 개혁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반드시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을 것"

결국 미래에 발생한 손실을 모조리 현재에 당겨서 미리 반영했다는 사실을 실토하고 있는 셈이다. 수치를 부풀리는 것은 모두 '조작'으로 처벌받아야 마땅함에도, 손실을 부풀리는 짓은 기업회계에서 오히려 미덕처럼 평가된다.

게다가 빅 배스를 행하면 다음 회계연도에 실적이 나아질 수 있는 요인이 된다며 칭송받을 때도 있다. 손실을 한 회계연도에 몰아서 반영해 버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음 회계연도에는 손실 요인이 줄어들어 이익을 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어처구니없는 기업 회계의 현실, 파도 파도 끝없이 미스터리만 키울 뿐이다.

▲ 정몽준 전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위기임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인사이드 경제'는 현대중공업이 이익이 날 상황에서 미래의 손실을 미리 반영해 대규모 적자가 난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한국의 조선업은 2006~2007년까지 미친 듯한 호황을 누리다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이라는 엄청난 충격파를 맞은 이후 위기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즉, 조선업이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조선업계는 2가지 방향의 대응에 나섰다. 한 가지는 저가 수주, 즉 덤핑을 해서라도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업종 다변화, 그동안 LNG, LPG 선에 집중되어 있던 조선업을 드릴쉽을 비롯한 석유시추선으로 확장했다.

아울러 조선업에만 치중하던 과거와 달리 해양/플랜트 부문으로 적극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바다를 가르며 대륙을 오가는 배로 돈을 벌었다면, 이젠 바다 위에 떠서(!) 바닥을 파헤치고 석유를 파내며 돈을 벌어보기로 한 것이다.

2008년에 찾아온 급격한 위기로 2009년까지 하청 노동자들 수천 명이 대거 해고되고 말았다. 하지만 저가 수주와 업종 다변화 전략으로 산업 자체의 위기는 좀 진정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중소 업체들이 무너지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대기업들의 경우 정규직에 대한 정리해고에 나선다든지 하는 구조조정 공격 없이 비정규직 집단 해고만으로 위기를 관리해올 수 있었다.

그러나 향후 몇 년 뒤의 물량을 미리 수주하는 조선업 특성상 '저가 수주'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위기는 잠시 지연된 것일 뿐이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매년 매출액은 늘어나거나 최소한 크게 줄어들지는 않고 있음에도, 매출원가는 엄청나게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오민규


위 표는 지난 4~5년간 현대중공업 매출액과 매출원가의 변화를 그려본 것이다. 매출원가를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 원가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2014년 상반기의 경우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상회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 등장한 '충당금' 회계

하지만 매출원가의 상승률을 보면 너무 가파르다. 아무리 저가 수주의 효과가 뒤늦게 나타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매출액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 상승률이 저렇게 나온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럼 아예 배를 수주할 때부터 밑지는 계약을 한다는 말인가?

이를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인사이드 경제'는 최근 2년간 각 분기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놓고 아래와 같이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이렇게 하면 좀 더 세분화된 시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추이를 볼 수 있게 된다.

ⓒ오민규


매출액은 소폭 상승하거나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는데, 2014년 1분기(1Q)까지는 영업이익이 하락하긴 하지만 매출액 변동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가 2014년 2분기(2Q)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영업이익이 급전직하하게 된 데에는 저가 수주 이상의 문제가 있다. 공사 지연에 따른 '충당금'을 미리 비용에 반영한 탓에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충당금'? 그렇다. 우리는 한국GM 회계장부에서 통상임금과 관련한 문제를 다룰 때에도 이 항목을 구경한 적이 있다.

한국GM은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고등법원까지 패소하자 이를 지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무려 6260억 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2012 회계연도에 미리 반영해 버렸다. 당시에도 일종의 '어닝쇼크'가 벌어졌는데, 상당한 영업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했던 한국GM은 오히려 34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렇듯 자본가들은 미래에 발생할 손실을 '미리' 반영하려 할 때 '충당금'이라는 항목을 자주 사용한다. 게다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손실이기에 그 액수가 얼마일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추정'에 의존한다. 물론 그 추정이 상당한 근거에 입각해 있느니 어쩌니 하지만, 일원 일전 숫자 하나라도 틀림이 없어야 할 회계장부에 추정이 똬리를 틀고 있다니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미래의 손실이 얼마인지 전적으로 추정에 의존

2분기에 현대중공업이 충당금 비용 처리한 액수는 5000억 원. 조선 부문에서 2000억 원, 플랜트 부문에서 2000억 원, 해양 부문에서 1000억 원이다. 이 대목에서는 완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충당금을 계산했다는 느낌이 확 오지 않는가? 아무리 귀찮아도 그렇지, 미래의 손실을 이런저런 근거를 갖고 추정했다는 흔적이라도 남겨둬야지 '2000억, 2000억, 1000억, 합이 5000억이요' 이게 도대체 뭔가?

그나마 3분기에는 그런 흔적이 좀 남아 있기는 하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에서 4642억 원, 플랜트부문에서 5922억 원 등 총 1조858억 원의 충당금을 비용 처리했다고 밝혔다. 아, 그런데 충당금 액수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2분기에 5000억 원, 3분기에 1조858억 원? 2분기에 1조1037억 원, 3분기에 1조9346억 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해보면 절반 이상이 충당금 때문에 발생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이 말하는 충당금 발생 이유는 애초 예상했던 것에 비해 공사 완료가 지연되었다는 거다.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지연되어 선주사들에 인도하는 일정이 늦어졌다는 얘기인데, 그래서 추가되는 일정만큼 공사비를 충당금으로 '미리' 쌓아놓았다는 것.

3분기의 경우 공사가 지연되는 항목은 조선 부문의 경우 반잠수식 시추선, 5만 톤급 석유화학 제품운반선 건조가 늦춰졌고, 플랜트 부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사우스'와 '슈퀘이크' 등 대형 화력발전소 공사가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2분기에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인도가 지연된 문제 때문에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충당금이 발생한 바 있다.

그런데 이들 충당금이 쌓이는 분야를 보면 모두 2008년 위기 이후 현대중공업이 업종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진출한 부문들이다. 즉, 전통적인 전문 분야가 아니라 새롭게 배워야 하는 분야라는 것이다. 특히 반잠수식 시추선과 FPSO의 경우 바다 위 특정 지점에서 파도에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를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한 영역으로, 바다를 누비며 대륙을 횡단하는 기존 상선 건조 기술과는 차원이 다른 부문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조선 부문의 충당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3분기 영업적자 1조9346억 원 중 조선 부문 영업손실액만 1조1459억 원인데, 이 중 현대미포조선만 6064억 원, 삼호중공업은 2653억 원 손실이다. 현대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 손실의 절반 이상이 충당금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도 없는 상황이다.

수주액과 매출액은 그대로인데

현대중공업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에는 회계연도별 연말 계약 잔액 수치가 나온다. 반기 또는 분기보고서에는 반기말 및 분기말 계약 잔액도 공개된다. 기말(연말, 반기말) 계약 잔액 수치를 아래 표로 나타내봤다.

ⓒ오민규


물론 이건 액수만 공개되는 것이라 수주 물량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따라서 도대체 어느 정도로 저가 수주가 이뤄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신규 수주 계약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매년 건조를 해서 매출이 발생하면 계약 잔액은 줄어들고, 신규 수주를 하게 되면 계약 잔액은 늘어난다.

ⓒ오민규


연결재무제표에 드러난 바에 따르면 매년 매출액과 신규 수주액 역시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연결' 재무제표이기 때문에 여기 드러난 수치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의 매출액과 신규 수주액을 모두 합산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현대중공업의 실적 발표는 더더욱 믿기 어려워진다. 3조 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 중 절반 이상이 이른바 '충당금', 즉 미래에 발생할 손실을 '미리' 반영한 것이고, 그 손실 규모가 왜 이렇게나 나오는지는 설명이 없다. 주먹구구식으로 수치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조차 실적 발표를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최초로 이른바 '컨퍼런스 콜'이란 걸 열기도 했다. 컨퍼런스 콜이란 증권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영업 실적이 왜 이렇게 나왔는지, 향후 전망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자리를 말한다. 하지만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그 회의에서 나온 얘기조차 신뢰가 안 간다는 눈치다.

민주 노조 때려잡기

'인사이드 경제'는 몇 차례 기업의 회계장부를 분석하면서 자본가들이 최소한 한 가지의 일관성은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바로 민주 노조를 때려잡기 위해 회계장부들을 적극 활용한다는 사실이다. 회계장부가 수상하다면 그건 그 기업의 민주 노조와 뗄 수 없는 연관을 갖고 있다.

쌍용차에서는 '유형자산 손상차손'이라는 항목을 활용해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만들려 했다. 한국GM은 통상임금 이슈로 회계장부를 십분 활용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작년 말 십수 년 만에 민주 노조가 들어서자 곧바로 3조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어딘가 수상쩍지 않은가?

게다가 이미 수년 전부터 저가 수주를 해온 사실을 누구보다 경영진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즉, 이미 예측 가능한 손실이었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수 조원 대의 흑자를 보고 있을 때에는 '미리' 비용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민주 노조가 들어선 이후에야 이런 일을 벌인 거다. 그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건가? '인사이드 경제' 눈에는 까마귀가 발톱질 하는 게 어렴풋이 보이는데?

하긴, 본래 '빅 배스'라는 게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쓰는 수법이다. 사전적 의미를 보자면 전임 CEO에게 실적 악화의 책임을 떠넘긴 후, 신임 CEO가 부담을 덜고 수익을 냄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쓴다는 것이다. 전임 CEO에게 책임을 넘기기 위해 저 수법을 쓴다면, 민주 노조를 때려잡기 위해서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법이다.

억울한 건 저놈의 회계장부 하나만으로 정리해고까지 밀어붙이는 짓을 쌍용차에서 벌였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현대중공업은 실적 부진 책임을 물어 회장과 사장을 교체하면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계열사의 임원 전원에게 사표를 받고 이 가운데 30퍼센트가 넘는 81명을 그만두게 했다.

게다가 매년 정년을 1~2년 앞둔 노동자들에게 관행적으로 실시해오던 명예퇴직을, 올해에는 52세 이상 노동자들로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만일 이를 '해고 회피 수단'으로 본다면 현대중공업은 사실상 정리해고에 필요한 사전 포석을 모두 깔아놓은 셈이다.

11월 13일. 대형 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 <카트>가 개봉하는 날이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산화해 가신 전태일 열사의 44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날 대법원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의 부당성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업의 회계장부, 그것도 '미래'에 발생할 비용을 순전히 '추정'에 입각해 처리하는 회계 기법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또다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한국의 자본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리해고 공격이라는 죽음의 굿판을 만들려 할지도 모른다. 제발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다시 한 번 해고는 살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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