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로 누가 선출될까. 친박계 서병수 사무총장이 1인 추대론을 제기하면서 5월 초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판이 들썩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서 총장의 발언에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 관련기사 : 서병수 "당 원내대표 경선, 한 사람으로 단일화했으면", '여의도 연락사무소' 새누리당, 5월엔 다를까?)
원내대표 경선 판도는 4선의 이주영(경남 창원 마산합포) 의원과 3선의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의원 간 2파전 양상이다. 두 사람 모두 친박계 중진이다. 이주영 의원이 돌아온 친박이라면 최경환 의원은 친박 중의 친박으로 분류된다.
이주영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3선의 장윤석(경북 영주) 의원을 낙점했고 최경환 의원은 같은 3선인 김기현(울산 남구을)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세울 계획이다. 두 정책위의장 후보는 모두 범 친이계다. 친박 색채를 줄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쇄신파인 남경필 의원이 아직 고심 중이지만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은 낮다. 이에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친박 vs 친박'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원내대표 선거 이후다. 친박계 인사끼리 부딪칠 경우, 그 후유증이 자칫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병수 총장이 1인 추대론을 제기한 이유다.
하지만 서 총장의 1인 추대론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이주영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 총장의 1인 추대론은 보다 친박에 가깝고, 당내 지지도도 높은 최경환 의원을 지명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은 23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끼리끼리 뭉치는 그런 정치는 지난 총선과 대선 때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정치쇄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경쟁자가 있을 경우 경선을 했기에, 경선이 당내 분열을 초래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지나친 기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되든 당내 경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권 초일수록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는 인물이 당 지도부에서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초선의원은 "현 정권을 당에서 같이 만들었기에 당과 청와대는 같이 가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새누리당 국회의원 중 절반을 넘는 게 초선의원이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때 원내로 진입했다. 자신을 원내로 입성하게 만들어준 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기는 어렵다. 새누리당 비례의원은 "초선의원들 사이에선 자신을 뽑아준 상대방의 뒤통수를 치는 일을 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며 "정권 초기인지라 청와대가 하고 싶은 건 해보라는 생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주영 의원은 "청와대에서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없다고 얘기하는데도 당 일각에서는 박심을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런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지만 박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촉각을 곤두서고 있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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