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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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도시, 서울을 바라보며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8>
자본주의는 불평등을 향해 나아갑니다. 자본주의는 불평등을 제도화하고 싶어 합니다. 자본의 논리로 사회를 이끌어 가는데 방해가 되는 것들은 제도고 사람이고 규제고 무엇이든 없애고 싶어 합니다. 그게 자본주의 근원적인 꿈이고 이상입니다. 자본주의는 자본으로 하지
도종환 시인
2009.02.09 11:38:00
자작나무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7>
북유럽이나 눈이 많이 내리는 추운 지방에서는 자작나무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껍질이 희고 옆으로 얇게 벗겨지며 키가 큰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북의 깊은 숲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자작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추운 삼림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내성적이고
2009.02.06 08:07:00
불과 나무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6>
불은 나무에서 생겨나 도리어 나무를 불사른다(火從木出還燒木)는 말이 있습니다. 『직지심체요절』에 나오는 고승대덕의 말입니다. 사람들은 처음에 나무에 막대를 비벼 불을 얻었습니다. 나무에서 불을 얻었으니 그 불이 꺼지지 않도록 다른 나무들을 꺾어다 계속 불에 얹
2009.02.04 08:44:00
세한도(歲寒圖)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5>
세상이 나를 잊어도 나는 정신을 잃지 말자고 추사는 세한도를 그렸습니다. 세상이 엄혹할수록 꼿꼿한 정신을 지니는 일이 필요하다고 그는 생각했을 겁니다. 그가 외로운 적거지에서 푸르게 살아 견딘 유배의 세월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에 따뜻한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2009.02.02 11:43:00
기뻐 할 일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4>
"참 기쁜 일이다. 이렇게 느끼고 싶을 때가 있죠? 선생님은 어떤 때 그런 기쁨을 느끼세요?" 연초에 덕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받은 질문이라 대답할 말이 금방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차를 타고 가다가 빨간 신호등이 제 바로 앞에
2009.01.30 08:01:00
핀란드의 아이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3>
지난주에 핀란드를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일 년 가까이 보내던 엽서를 일주일간 보내지 못했습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여기도 눈이 많이 왔지만 핀란드는 사방이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오후 4시도 되기 전에 날이 어두워지고 밤이 길었습니다. 겨울이면 흐린 날이
2009.01.28 08:58:00
설날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2>
밤에도 하얗게 눈이 내렸습니다. 쌓인 눈 위에 또 내려 쌓이는 눈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걸음을 하고 차들도 거북이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눈 때문에 걱정을 하면서 저도 버스를 타고 무사히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옛날 우리들처럼 설을 기뻐
2009.01.26 11:58:00
산맥과 파도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1>
겨울 동해에 다녀왔습니다. 바위에 제 몸을 몰아다가 던지며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았습니다. 아아아, 소리 지르며 보았습니다. 험한 바위를 만날수록 파도는 아름답게 터져 올랐습니다. 물결이 물결의 등을 밀고와 끝없이 쓰러지는 파도를 보며 아름다운 소멸에 대해 생
2009.01.16 09:39:00
군고구마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20>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한번은 원주시 봉산동에 있는 교육원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어요. 시내 길모퉁이에서 허름한 옷차림을 한 사람이 군고구마를 팔고 있었어요. 바람막이 포장을 쳐놓고, 포장 앞과 양 옆에 '군고구마'라고
2009.01.14 08:03:00
화이부동(和而不同)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119>
새해가 되면 서로 덕담을 주고받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덕담을 한자성어처럼 압축된 말로 줄여서 전하기도 합니다. 시화연풍이니 근하신년이니 하는 말들이 그렇습니다. 《교수신문》이 180명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올 한 해 희망을 주는 사자성어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더니
2009.01.12 08: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