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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요 우리학교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31]
함께가요 우리학교 -안명옥 곱다고 봐주는 이들도 없는 곳에서 어이하여 여기에 피었는가 조선사람 조선학교 다녀야 한다고 모진 바람 속에서 민족 교육의 꽃을 피우는구나 우리가 침묵했던 곳에서 뿌리내리며 함께 살았구나 우리가 언제 너만큼 절절하게 모
안명옥 시인
2007.10.12 09:19:00
약속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30]
약속 에다가와 조선인 학교에 보내는 편지 -송명호 동무야 미안해 난 너를 보고 지켜있었어 가로등을 피해 화장실에서 나오는 너를 보았어 울지 않기로 했잖아 우린 울지 않기로 했잖아 부어오른 네 눈자위를 닦아 주고 싶었어 그렇지만 동무야 네 발자국이
송명호 시인
2007.10.11 15:53:00
벚꽃이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9]
벚꽃이다 -손한옥 벚꽃이다 함부로 내 이름을 부르지 마라 뿌리를 움켜 쥔 꽃이 꿈틀거린다 백의白衣의 손으로 빚어진 흙으로부터 숨쉬고 그 땀으로 일어서는 붉은 꽃 사쿠라로 불리며 이 산 정상에서 머리카락 휘날리며 서있다 발자국 소리 하나 들
손한옥 시인
2007.10.10 09:08:00
우리학교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8]
우리학교 -손세실리아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가 육십년간 목숨 걸고 지켜낸 슬픈 모국어로 노래하고 재잘거리던 너 졸업여행 대절버스 성에 낀 유리창에 손가락 글씨로 '통일'이라 써놓고 어깨 들먹이며 눈물 훔치
손세실리아 시인
2007.10.09 09:02:00
교실에서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7]
교실에서 -서정윤 커튼을 열면 마음은 하늘로 갈 수 있었다. 갑갑한 25평 교실에 35명 빼곡히 모여 앉아서 박남수의 새를 읽는다. 포수가 쏘는 건 피에 젖은 한 마리 새에 지나지 않아도 결국 그 포수가 원한 것은 새가 가진 순수가 아닌 고기 한 점에
서정윤 시인
2007.10.08 09:52:00
3월-조선인학교를 다녀와서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6]
3월 조선인학교를 다녀와서 -박경희 입술 한 번 오물거릴 때마다 꽃이 폈다 아이들의 볼이 볼록해졌다 체육복 위로 쏟아지던 햇살 까만 치마 흰 저고리에 박새같이 지저귀던 댕기 머리 선생님 교실 안에 뚝뚝, 떨어지던 풍금 소리가 창문 곁에 목련 나무로 서
박경희 시인
2007.10.07 15:28:00
선생님 편지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5]
선생님 편지 에다가와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맹문재 앉아 있는 책상이 작아도 작은 것이 아니야 하늘만한 꿈을 펼칠 수 있지 않느냐 쳐다보는 교실이 낡았어도 낡은 것이 아니야 사랑하는 얼굴들이 가득하지 않느냐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적어도 적은
맹문재 시인
2007.10.05 10:38:00
쪽배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4]
쪽배 일본의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동길산 일본은 바다에 에워싸인 섬 너희는 일본에 에워싸인 섬 바다를 탓하기만 하랴 일본을 탓하기만 하랴 어린 너희를 거기 있게 한 미안한 마음에 쪽배를 동해바다에 띄운다 종이를 접어서 만든 쪽배를 바다에 띄운다
동길산 시인
2007.10.04 09:13:00
피꽃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3]
피꽃 에다가와 조선학교와 그 아이들에게 -김 윤 곤 가장 아프게 핀 꽃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면 그들은 찢긴 몸 가득 번져 핀 피꽃이다. 남의 땅 끌려간 쓰레기매립장 위에서 제 땅 잃은 설움과 제 허리 잘린 아픔을 고스란히 머금고 아직도 아프게 피어
김윤곤 시인
2007.10.02 13:25:00
깍지를 끼고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의 詩' 릴레이22]
깍지를 끼고 -김 광 선 저 들녘을 보라 비오는 들녘을 보라 폭풍우 휘몰아치고 큰물이 진 들녘을 보라 키 큰 나무들 쉽게 춤추어도 아래로부터 훑는 바람에 우리는 몸을 떨며 부르짖는다 세상에는 목숨보다 소중한 게 있다 세상에는 참보다 거짓이 많다
김광선 시인
2007.10.01 11: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