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6일 2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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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버림받은 이현상, 남에서 사살되다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24~25화
24. 하산 "이 동지, 전쟁이 어찌 되고 있답니까?" "동쪽은 38선보다 조금 북쪽, 서쪽은 38선보다 조금 남쪽에서 전선이 교착상태인 채 지루한 휴전협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서 전선에서 애꿎은 젊은이들이 매일 죽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이 시작된 뒤 2년 반이 지난 1953년 초, 한산과 이현상은 아지트에서 병삼이와 하수복
손호철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2022.03.22 07:54:40
'불바다' 토벌 시작, '애기 빨치산' 운명은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22~23화
22. 소년 빨치산 병삼이는 이제 10살 남짓한 어린 나이였지만 단순히 어른들을 따라다닌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나름 임무가 있는, 소년 빨치산, '애빨(18세 미만의 어린 빨치산을 부르던 말로 애기 빨치산의 준말)'이었다. 그 임무는 세 가지였다. 하나는 보급투쟁, 두 번째는 척후병, 세 번째는 연락병이었다. "병삼아, 우리 먹을 된장이 떨어졌구나. 마
2022.03.18 07:54:49
'빨치산'으로 살아남기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20~21화
20. 3금과 세 가지 각오 "여러분 남부군에 합류한 것을 축하합니다. 모두 자축하는 의미에서 박수 한번 칩시다." 이현상은 단심폭포 앞에 모인 빨치산들에게 사기진작을 위해 축하박수를 치라고 했다. 단심폭포는 뱀사골계곡에서 올라가면 있는 폭포로 나지막하고 수량도 적은 폭포지만 그 앞에 넓은 공터가 있어 새로 빨치산이 되면 폭포의 이름처럼 붉은 마음을 조
2022.03.15 07:50:55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과 재회하다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18~19화
18. 가마골 "모스크바가 함락될지언정, 가마골은 함락당하지 않는다." 가마골에 주둔했던 빨치산부대 노령병단 김병억 대장은 1951년 봄 이같이 말했다. 이제는 유명한 유원지인 가마골은 전라남도의 최북단이자 전라남북도의 도계에 위치한 담양군 용면에 위치해 있다. 영산강의 발원지인 이곳은 백두대간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내린 노령산맥의 지맥으로 해발 450미
2022.03.11 09:18:34
인민군의 철수, 다시 시작된 고행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16~17화
16. 인천상륙작전 "스님, 큰일 났습니다." 정태식이 숨이 넘어가게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다. "정 동지, 무슨 일인데 이리 소동인가요?" "미군이 인천에 상륙했답니다." "아니 그런 일이! 낙동강에서 전선이 교착되더니 결국 허를 찔렸군요." "예, 인천에 상륙했으니 미국 놈들이 서울에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지요. 인민군도 철수준비를 하고 있고
2022.03.08 08:47:46
남조선 해방인가, 김일성 세상인가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14~15화
14. 전쟁의 포화 속으로 "대장님! 드디어 해방입니다! 해방!" "무슨 소리야?" "북한이 6월 25일 남침을 해서 서울을 점령하고 파죽지세로 남하하고 있답니다." "그래? 올 것이 왔고만." 산아래 마을에 나갔던 한 산사람의 전갈을 받고 이현상은 벌떡 일어났다. 평소 감정을 잘 나타내지 않지만 ‘이승만이 도주한다니 드디어 해방’이라는 반가운 표
2022.03.04 09:10:33
지리산 철쭉과 빨치산의 노래 '부용산'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12~13화
12. 머리를 깎다 "이거 입어봐라." 한산스님은 병삼, 아니 현준에게 승복을 하나 준 뒤 말했다. 동자승을 위한 작은 승복이 있었는지 옷이 그런대로 맞았다. "여기 바닥에 앉아라." 밖으로 나가자 한산스님 옆에 서있던 주지 서동월스님이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시키는 대로 바닥에 앉자 젊은 스님이 큰 칼로 현준의 머리카락을 밀기 시작했다. "나무석
2022.03.01 08:46:13
'빨치산 본거지' 지리산으로 도피하며 만난 사람들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10~11화
10. 구세주 "아니, 집이 왜 이 모양이 됐지? 아무도 없나요?" 공포와 불안의 며칠이 지나가자, 갑자기 인기척과 사람 말소리가 들렸다. 가마니 뒤에서 내다보자 승복을 입은 한산스님이었다. "스님~" 병삼은 반가운 마음에 울면서 스님에게 달려가 안겼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 다들 어디 갔느냐?" 병삼은 한산스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한산스
2022.02.25 07:32:02
체포된 김삼룡‧이주하, 홀로 남은 병삼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8~9화
8. 버려진 소년 "모두 꼼짝 마라!" "김삼룡 이 새끼, 어디 있어!" 1950년 3월 15일, 모두가 잠이 든 한 밤중에 예지동 김삼룡 아지트에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체포된 김삼룡의 비서가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김삼룡 아지트의 위치를 분 것이다. 경찰의 고함소리에 잠이 깬 젊은 당원 이세범은 김삼룡이 도주할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그 사이
2022.02.22 08:35:34
아버지 곁 짧았던 행복, 그 뒤로 밀려오는 먹구름
['박헌영의 아들' 원경 대종사 이야기] 6~7화
6. 짧은 행복 "병삼아, 아저씨 허리 꼭 잡아라." "예, 신난다. 빨리 가세요." 김삼룡은 선글라스에 농민들이 쓰는 밀짚모자를 쓰고 병삼을 자전거 뒤에 태우고 예지동과 장충동 일대를 돌기 시작했다. 병삼은 자전거 뒤에 앉아 호기심 많은 눈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상점들과 사람들을 쳐다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자 이제 잘 놀았으니 들어가서 한글 공부
2022.02.18 08:2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