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7월 06일 2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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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남
[한윤수의 '오랑캐꽃']
아침에 출근하니, 필리핀 남자가 먼저 나와서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 "목사님, 도와주세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가방을 찾아달라는 얘기다. 구직중인 필리핀 노동자 아만(가명)은 철강재 가공 회사에 취직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 회사에는 기숙사가 없었다.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8년간의 고독
[한윤수의 '오랑캐꽃']<161>
머리가 반쯤 벗어진 중년의 태국인이 왔다. 39세에 입국했는데 47세가 된 지금까지 한국에 눌러 있었으니 8년 동안 일만 한 셈이다. 집에도 한 번 못 가보고. "돈 많이 벌었겠네요." 하자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집도 못 지었는걸요."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돈
인감증명
[한윤수의 '오랑캐꽃']<160>
외국인이 인감증명을 떼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혹자는 "외국인이 무슨 인감?" 할지 모르지만 1. 외국인에게도 인감이 있고 2. 부득이하게 인감증명을 떼어야 할 일이 가끔 생긴다. 특히 월급이나 퇴직금을 못 받아 민사소송을 할 때는 외국인도 반드시 인감증명을
잠자는 전단지
[한윤수의 '오랑캐꽃']<159>
일 년에 약 3천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발안 센터로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그들은 별별 고충을 다 갖고 있으며 저마다 독특한 사연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 사연에 맞게 고충을 처리해준다. 2년 전만 해도 홍보 차원에서 전단지를 뿌렸다. 그 전단지에는 무슨 고충이든지
등잔 밑이 어둡다
[한윤수의 '오랑캐꽃']<158>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듯이, 곤경에 빠진 외국인들은 아무나 붙잡고 도와달라고 한다. 이런 상황을 기막히게 잘 이용하는 것이 브로커다. 태국인들이 잘 모이는 태국 식품가게 주위에는 먹잇감을 노리는 브로커도 서성거린다고 보면 된다. 월급을 못 받은 태국
얼굴값
아무리 도와주려고 애를 써도, 노동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방글라데시 노동자 다핀(가명)은 두 가지 애로사항이 있었다. 1. 잘 데가 없다. 2. 한 달치 임금을 받지 못했다. 우선 잘 데를 마련해주고서, 체불임금을 받아주기 위하여 노동부에 진정서
익숙한 장소
[한윤수의 '오랑캐꽃']<156>
허리가 아픈 태국 여성이 왔다. 그녀는 지난 4년 동안 플라스틱 사출 공장에서 일했다. 3년 동안은 편안했다. 순수하게 사출 일만 했으니까. 그러나 재입국한 지 6개월 되는 달부터 문제가 생겼다. 남자 노동자들이 대거 퇴직하는 바람에 여자의 몸으로 무거운 플라스틱
출석요구서만 보내면 그만인가?
[한윤수의 '오랑캐꽃']<155>
월급이나 퇴직금을 못 받은 노동자가 돈을 받아달라고 노동부에 진정하면, 근로감독관이 노동자와 사업주 양쪽에 출석요구서를 보낸다. 그러면 *노동자와 사업주는 반드시 둘 다 출석해야 한다. 한쪽 말만 들어서는 진실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주가 출석하지
심부름 사절
[한윤수의 '오랑캐꽃']<154>
외국인들이 해 달라는 것을 다 해주면 안 된다. 이유는 두 가지다. 1. 시시콜콜 별 걸 다 기대려고 하고. 2. 노동자 센터는 억울한 일 도와주는 데지, 심부름센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태국 여성이 와서 친구가 돈 100만원을 꾸어갔는데 사라지고 소식이 없단다. "
방 빼기
[한윤수의 '오랑캐꽃']<153>
한국에서 눈이 맞아 연애 결혼한 베트남 남녀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휴가를 얻어 베트남에서 식을 올렸다. 그리고 다시 입국하여 발안에다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들의 보금자리는 반 지하 원룸으로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3만 원짜리다. 발안은 방이 귀해서 보통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