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6일 2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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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빠와 아버지
필자 주변에는 벼슬이 높은 양반들이 많다. 가끔 부부 모임도 있고, 때론 모임 후 한 잔 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경우도 있다. 한 번은 상당히 직책이 높은 부인이 자기 남편을 부를 때 “아빠!, 아빠!”라고 하였다. 참으로 보기에 민망했다. 아이들의 아빠일 뿐이지 자신의 아빠는 아닐진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벼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도대체 믿겨지지가 않아!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한국말인 것은 맞는데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많다. 물론 TV 자막으로 나오는 것을 재미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단어(유행하는 말들)를 사용하기도 하고 우리말에는 없는 문장 형식을 자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대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입담이 좋은 사람들, 말만 잘 하고 재미있는 사람이 출연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생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인디언과 원주민 이야기
인디언과 원주민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늘은 주제를 약간 달리 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얼마나 큰 잘못을 가지고 오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필자가 근무하는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에는 외국인이 정말 많다. 미국에서 유학 온 친구도 있었고, 요즘은 우즈베키스탄이나 키르키즈스탄, 몽골, 중국, 베트남 등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교수님 똥 싸고 오느라 늦었어요.
학생들과 대화하다 보면 참으로 황당할 때가 많다. 특히 학과 특성상 우리 과에는 외국인 학생들이 많다.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어가 서툴고, 발음도 부정확해서 대화하면서 고쳐줄 때가 많다. 그러면 외국인들은 바로 알아듣고 수정는데, 오히려 우리나라 학생들은 바르게 알려 줘도 계속 이상하게 말할 때가 많다. 젊은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신조어는 고사하고 문장 자체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놈팡이와 빨치산
지난 주에 이어 어원을 통해 우리말의 의미를 고찰하는 글을 쓰기로 했다. 우리말로 알고 있지만 외국어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많다. 미싱이나 마징가 제트가 영어인데 일본을 거쳐 오면서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오늘도 외국어의 발음이 한글화되면서 이상하게 변질된 것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필자 세대가 많이 쓰던 단어 중에 ‘놈팡이(놈팽이)’라는 말과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영부인(令夫人)과 어부인(御婦人, 御夫人)
필자 세대라면 다 기억하는 말이 있다. 이른바 ‘땡전뉴스’라는 말이다. 9시 뉴스를 시작할 때 항상 ‘땡땡땡’하고 9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나면 “전두환 대통령은…”하고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항상 그렇게 시작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전 대통령의 일정이 없으면 ‘땡땡땡’하고 나면 “대통령 영부인 이순자 여사는…”하고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기 시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바램과 바리바리
요즘은 트로트(trot :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하나. 정형화된 리듬에 일본 엔카에서 들어온 음계를 사용하여 구성지고 애상적인 느낌을 준다. 보통 전통가요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통가요는 시나위라는 것이 있다.) 열풍으로 필자도 나름대로 운전할 때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온 나라가 트로트 열풍에 빠져 있다. 필자가 즐겨 듣는 노래 중의 하나가 임영웅이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숫자놀이(3과 12)
우리말에서 숫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홀수(양을 상징하는 수)를 특히 좋아하고, 특별한 수를 꺼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병원에 가면 4층이 없고, 홀수가 겹치는 날은 항상 행사를 한다. 1월 1일은 설날, 3월 3일은 삼짇날, 5월 5일은 단오 등과 같이 홀수를 좋아한다. 예전에는 숫자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서 셋만 넘으면 많은 것으로 인정했다. 그것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교포와 동포
요즘 논문 심사 기간이라 타대학 박사학위 논문을 열심히 읽고 있다. 김영란법 이후로 정말 타대학 심사위원 선정하기가 힘들어졌다. 말 나온 김에 심사비 얘기 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예전에는 주로 서울에 있는 선·후배 중에서 심사위원을 선정해서 부탁하였다. 아무래도 같은 학문을 한 사이에 학연도 있어서 말하기가 편해서 맡기기에도 쉬웠다. 서울서 금산까지 한 번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껍질과 껍데기
학창 시절에 트윈 폴리오라는 트리오를 엄청 좋아했다. 그들의 노래는 생활의 활력소였다. 요즘 아이들이 BTS에 빠지고 기성세대가 트로트열풍에 젖어있는 것을 보면 노래가 얼마나 민중들에게 영향을 주는가 알 수 있다. 그때 좋아했던 노래 중에 윤형주 씨의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라고 시작하는 곡이 있다. 제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