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6일 2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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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충청도 말과 문화문법
필자는 자주 학생들에게 “한국 사람이 가장 잘하는 것을 외국에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필자는 한국어를 참 잘한다. 다른 한국인들보다는 조금 잘한다. 순수한 우리말도 조금 더 알고(예를 들면 ‘온’, ‘즈믄’, ‘골’ 등), 한자도 일반인들보다는 쬐끔(?) 더 안다. 학부에서 한문교육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더니 다른 친구들에 비해 비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비싸다’와 에누리
초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에 고 서영춘 씨의 노래 <기차놀이>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제목은 가물가물하지만 가사는 잘 기억한다. 그런데, 친구들이 그 노래를 부를 때면 뭔가 이상한 내용이 있었다. “시골영감 처음 타는 기차놀이에, 차표 파는 아가씨와 승강이하네, 이 세상에 메누리 없는 장사 어딨어?”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어린 시절이었기 때문에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결혼과 함진아비
계절은 제멋대로 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곤 한다. 봄인가 싶더니 어제는 초파일이었는데 섭씨 영상 30도까지 올라가서 여름을 방불케 했다. 그러더니 오늘은 종일 비가 내린다. 비 오기 전에 나무를 심으면 잘 산다고 해서 묘목과 조금 자란 나무 등 합해서 120 주 정도 심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고마운 후배가 도와주어서 옆에서 거들기만 했는데도 허리가 아프다.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지랄과 뗑깡
언어는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충청도에서는 “지랄하고 있네.”라고 하면 거의 예사말처럼 쓰는 것인데, 서울에 올라가면 욕이 된다. 필자는 경기도 여주 출생이라 충청도 사투리를 많이 쓴다. 충북 음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음성 사투리도 쓰고, 원주와도 가까워 가끔은 강원도 사투리도 나온다. 하지만 충청도에서 30 여 년을 살았더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충청도 사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는대’와 ‘~는데’와 ‘~는 데’의 차이
우리말을 가르치다 보면 어미와 조사, 그리고 의존명사 등이 헷갈릴 때가 많다. 가르치는 사람이 헷갈릴 정도로 종류도 다양하다.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도 많다. 그러니 일반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조사란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이나 부사, 어미 따위에 붙어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거나 그 말의 뜻을 도와주는 품사를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완벽(完璧)과 쌍벽(雙璧)
한자로 쓰는 문제 중에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이 위의 두 단어이다. 특히 ‘쌍벽’을 한자로 쓰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雙壁’이라고 쓴다. 아마도 큰 벽이 두 개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이렇게 쓰는 모양인데, 이러한 단어들은 유래를 알고 나면 틀리지 않게 쓸 수 있다. 먼저 완벽(完璧)에 대해 알아보자. 벽(璧)’은 원래 동그랗게 갈고 닦은 옥(玉)을 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어르고 달래다
우리말을 가르치다 보면 의외의 내용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외국인들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데, 한국인들은 단어의 어원이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에서 비롯되었음에 놀라는 모양이다. 오늘의 제목에 들어 있는 말이 그렇다. 예전에 다른 칼럼에서 성폭력, 성폭행, 성추행 등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다. 각각 개념의 차이를 자질별로 분석해서 그 의미를 명확하게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김여사[女史] 이야기
인터넷에 보면 ‘천하무적 김여사 시리즈’라는 것이 있다. 운전을 엉망으로 하거나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을 일컬어 ‘김여사’라고 한다. 한때는 김치녀나 된장녀 같은 단어들이 유행했고, 지금은 부동산과 관련된 어휘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어떤 만화에는 고급 승용차를 가진 남자보다 ‘내(LH)OO’에 다니는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알기] 불초(不肖)와 빈승(貧僧)
오랜만에 한자놀이나 해야겠다. 우리말에는 한자어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 명사는 80% 정도나 된다. 요즘은 외래어가 많아서 조금 낮아졌을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한자어가 우리 말에 끼친 영향은 크다. 과거 태능중학교에 근무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아침마다 교사들을 모아놓고 조회라는 것을 했다. 필자는 학생부에 근무하는 터라 본 교무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침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영수회담 유감
우리말을 공부하다 보면 한자어의 조어법에 가끔 놀랄 때가 많다. 신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가 영수회담이라는 말인데, 많은 사람들이 영수를 한자로 ‘領首’로 알고 있다. 우두머리(각 당의 당수(黨首))라는 의미로 쓰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사실 한자로 쓰려면 ‘領袖’라고 써야 한다. 한자로 영수라는 단어를 치면 ‘寧壽, 寧帥, 零數, 領袖, 永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