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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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후보에게…'나중'이란 것은 없다
[창비 주간 논평] "차별금지법 제정은 대통령 선거의 쟁점 아닌 전제"
"둘 중에 한 명은 울어도 되겠지?" 부산부터 30일을 걸어 서울 국회의사당에 도착하기 며칠 전, 함께 걷던 종걸(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과 웃으며 말했다. '누가 울까?' 이런 농담을 한 건, 그때까지도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없어서였다. 30일 동안 길에서 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여버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차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이대남 대 이대녀' 허구의 프레임이 지워버린 현실들
[인권으로 읽는 세상] 페미니즘 백래시가 무너뜨리는 것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거대 양당은 페미니즘의 성과를 무너뜨리는 주장에 앞다투어 동조하고 있다. 군복무 논란에 이어 손가락 모양을 화제로 만들더니 이제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을 공론장에 올리고 있다. '페미니즘 백래시'로 명명되는 이런 흐름을 넘어서는 것이 더욱 긴박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기존 제도의 재건이나 원상복구가 아니라면,
차별금지법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에게 필요하다
[창비 주간 논평] "차별은 심각한데, '남이 당하는 일'이다. 정말 그럴까?"
"여자라서 군대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나, 동의하나." 동아제약 면접에서 여성 지원자에게 던져진 질문이 알려지자 채용 성차별이 다시금 공론화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면접에서 경험한 차별적 질문을 사회관계서비스망에 올리기도 했다. 채용차별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은 새삼 강조하지 않겠다. 나는 이 사건을 다루는 언론이
'차별'은 그대로 두고 '가산점'이나 쥐어주던 게으른 정치의 결과물
[인권으로 읽는 세상] 능력주의는 평등의 전략이 아니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한다는 감각이 팽배해있다.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문재인 정부 이후 '공정'에 대한 요구는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두고 거세게 등장했다. 이런 현상은 '능력주의'라는 열쇠말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비판되고 있다. 그런데 능력주의는 훨씬 더 다양한 모습
세월호 참사, 정의는 왜 지연되고 있는가
[인권으로 읽는 세상] 재난조사, 가보지 않은 길
"내가 09:05경에 퇴선 명령을 했으니 기록해라." 하지 않은 지시를 했다고 문서를 조작한 것은 유죄라고 했다. 그런데 조작하여 숨기려던 '업무상 과실', 즉 퇴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은 죄가 아니라고 했다. 2월 15일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지휘부가 받은 1심 판결은 모순적으로 들린다. '현장'만 문제라는 해경 지휘부 1심 판결 세월호 참사 이후
"홍콩의 오늘은 세계의 내일"
[인권으로 읽는 세상] 홍콩의 민주주의, 우리 앞에 당도한 질문
홍콩 이공대를 완전 봉쇄한 경찰, 물러서지 않겠다는 시위대. 실탄, 최루탄, 물대포가 시민을 겨눌 때마다 한국에서는 어떤 기억이 소환되고, 사람들은 화염병과 벽돌에 어떤 간절함이 담겼던가 기억해낸다. 홍콩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는 요즘 대학가를 중심으로 대자보가 붙고 훼손되는 사건도 반복되고 있다. 홍콩 민주화 시위는 이미 한국에 당도했다. 그러
'불법 체류 외국인=범죄자'라는 인종혐오
[인권으로 읽는 세상] 10월 20일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 함께 하자
우연이었을 게다. 9월 2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불법 체류 외국인 수를 감축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김해의 이주노동자 아누락 씨는 법무부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가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정말 우연이기만 했을까. 법무부 장관의 지시는 그 며칠 전 발생한 뺑소니 사고에 대한 응답이었다. 운전자가 '불법 체류 외국인'
혐오세력이 잡아먹은 것들
[인권으로 읽는 세상] 당신이 말하라, 평등을 원한다고
'문화다양성'이 봉변을 당했다. 6월 부천시의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부천시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 제정안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었다. 본회의 몇일 전 갑자기 반대 세력이 들고 일어났다. "동성애와 무슬림 수용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조례라는 이유였다. 조례 제정을 추진했던 의원들은 이렇게 말해야 했다. "동성애자와 무슬림은 이미
게임은 놀이와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인권으로 읽는 세상]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 논란 다시 보기
어릴 적 살던 동네 '오락실'의 위치가 선명하게 기억나는 건 자주 다녔기 때문이 아니다. 딱 한 번 가봤기 때문이다. 친구 손에 이끌려 들어갈 때는 혹시 누가 볼까 가슴이 벌렁거렸고, 한참 놀다가 나올 때는 좌우를 살피며 재빠르게 움직였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금 와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 일 아니었다. 선생님한테 '걸리면 안 되는 일'이었을 뿐이다.
인간이 존엄한 나라에서, 씨 유 어게인
[인권으로 읽는 세상] 판문점선언 1년, 장기수 붓글씨 전시회 '선(線) 위에 선(立)'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마지막 회는 빛바랜 사진 한 장을 움직이게 했다. 이름 없는 의병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불러낸 섬세한 재현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느꼈다. 1907년이었다.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이 일본제국에 의해 퇴위 당하고 군대가 해산되자 의병들이 무기를 들고 항일투쟁에 나섰다. 해산된 군인도 합세해, 일본 통계로도 15만 명이 봉기했다는 정미의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