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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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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개봉영화

[뷰포인트] 2010년 1월 넷째 주

<아바타>와 <전우치>가 온통 극장을 점령한 가운데 이번 주에도 일곱 편의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한다. 김상진 감독이 10년만에 다시 주유소로 돌아간 <주유소 습격사건 2>나, 작년 가장 화제를 모았던 단편영화 네 편을 묶은 <사사건건>도 흥미롭지만, 이번 주 개봉작 중 가장 추천할 만한 영화는 누가 뭐래도 <500일의 썸머>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의 흔한 사랑이야기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솜씨는 매우 재치있고 독창적이다. 고전 걸작의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한 장면들의 원작 알아맞히기는 영화가 주는 보너스다.

이밖에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를 사랑했던 관객이라면 오래만에 디즈니가 내놓은 회심의 2D 애니메이션 <공주와 개구리>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랜 중국/홍콩영화 매니아라면 근래 들어 굵직한 대형 블록버스터로 이어지는 중국영화 계보에 가장 최근 제목을 올린 <8인 : 최후의 결사단>의 개봉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추위를 녹일 따뜻하고 즐거운 로맨틱 코미디를 찾는 관객들에겐 <애브터 러브>가 딱이다.


▲ 주유소 습격사건 2
주유소 습격사건 2
감독
김상진
주연 지현우, 조한선, 문원주, 정재훈
10년 전 노마크 일당에게 주유소를 털린 이래 박사장(박영규)의 주유소는 동네 폭주족과 양아치들에게 툭하면 털리는 곳이 된다. 심지어 고등학생인 짱돌 일당마저 주유소를 털겠다며 출동할 정도다. 그러나 짱돌 일당은 주유소에 새로 고용된 직원들에게 가볍게 제압당한다. 강한 주먹을 가진 원펀치(지현우), 전직 축구선수로 생각 전에 발이 먼저 움직이는 하이킥(조한선), 말로는 누구에게도 안 지는 야부리(정재훈), 성격은 순박하지만 장정 서넛은 가뿐하게 내던지는 무시무시한 힘의 들배지기(문원주)가 그들이다. 박사장은 이 기회에 최근 주유소를 대대적으로 털었던 폭주족 일당을 잡으려고 회심의 미소를 짓지만, 이 네 명은 월급도 밀린 데다 빈번한 인격적 모독을 당하자 박사장에게 반기를 들고 주유소를 접수한다. 김상진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주유소에 고용된 이들이 박사장과 대립전선을 형성하는 가운데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주유소에 엮이면서 점차 사건이 커진다. 전편의 인상적인 장면이나 대사들을 인용하면서 나이브한 반복보다는 창조적인 변형이나 변주를 시도한 흔적이 상당하다. 무엇보다도 주인공들이 주유소 안에서 바깥으로 나오게 된다는 점에서, 지금의 20대들의 현실과 사회 문제들을 영화 속에 반영해 풍자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 주문진
주문진

감독 하명중
주연 김기범, 황보라
주문진의 숲 속에 있는 한 펜션.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절망에 빠져있는 고스트(김기범)는 과거에 갇힌 채 이곳에 머물러 있다. 펜션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동네 횟집주인이 운영을 떠맡게 된 가운데, 횟집주인의 조카 지니(황보라)가 펜션에 호기심을 느끼고 찾아온다. 아버지의 유산인 스톱워치를 애지중지하던 그녀는 펜션에서 그것을 잃어버리고, 이곳에서 고스트를 마주치면서 펜션에 계속 드나들게 된다. 오랜 침묵 기간 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내놓으며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하명중 감독의 신작. 주문진을 배경으로 나이어린 청춘남녀의 만남과 교감,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담는다. 인기 아이돌 그룹인 수퍼주니어의 멤버로 이미 드라마에서의 연기 경험이 있는 김기범과 <좋지 아니한가>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황보라가 주연을 맡았다.

▲ 사사건건(잠복근무)
사사건건

감독 김영근, 김예영, 조성희, 홍성훈, 이정욱
주연 이다인, 조영진, 나해령
2009년 가장 화제를 모았던 단편 네 편을 모았다. 김영근, 김예영 감독의 <산책가>는 시각장애인 소년 영광이가 산책길을 '촉지도'로 만들어 누나와 함께 가상 산책을 떠나는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 작년 인디포럼 개막작이었고, 인디애니페스트에서 학생 부문 최우수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홍성훈 감독의 <아들의 여자>는 군대 간 아들의 여자친구가 임신한 상태로 찾아오면서 맞게 되는 아버지의 특별한 하루를 담은 영화. 부산영화제 선재상 수상작이다.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은 집안에 갇혀 지내는 어린 남매의 집에 침입한 수상한 남자들과의 대치를 다룬 공포영화다.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돼 3위를 차지했고, 미장센영화제에서 7년만에 수여한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정욱 감독의 <잠복근무>는 용의자를 잡기 위해 위장근무를 하다가 어릴 적 친구들과 만나 술판을 벌이게 된 형사의 이야기. 전주영화제, 미장센단편영화제, 부천영화제 등에서 상영됐다.

▲ 500일의 썸머
500일의 썸머

감독 마크 웹
주연 조셉 고든-레빗, 조이 디샤넬
기념카드의 문안을 만드는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톰(조셉 고든-레빗)은 회사 사장의 비서로 새로 출근을 시작한 썸머(조이 디샤넬)에게 첫눈에 반한다. 영혼의 반쪽이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는 톰은 남자도, 연애도 너무 구속을 해서 싫다는 썸머와 조심스레 친구로 친해진다. 갑작스러운 키스 이후 둘의 사이는 점차 가까워지고 특별한 관계가 된다. 그러나 썸머는 여전히 자신들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톰은 사랑하는 그녀의 곁에 머물기 위해 이를 존중하면서도 갈등을 느낀다. 결국 둘의 사이는 조금씩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소년이 소녀를 만나는 것에 대한 흔한 이야기. 그러나 영화는 결코 흔하지 않다. 마음을 줄 듯 말 듯 구는 여자에게 순정적인 사랑을 바치며 좌충우돌하는 남자를 통해 사랑과 감정, 관계의 본질에 대해 재치있는 주석을 붙이는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다.

▲ 공주와 개구리
공주와 개구리

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주연 애니카 노니 로즈, 테렌스 하워드, 존 굿맨
1920년대 뉴올리언즈.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소녀 티아나(애니카 노니 로즈)는 레스토랑을 열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어느 날 그녀가 일하던 파티장에서 자신이 왕자라고 주장하는 능글능글한 개구리 나빈(부르노 캠포스)이 등장한다. 동화책처럼 키스 한 번이면 인간이 될 것이라 믿었던 티아나는 두 눈 딱 감고 입을 맞추지만, 이번에는 티아나까지 개구리로 변해버린다. 다시 인간이 되기 위해 티아나와 나빈은 깊은 숲 속에 사는 주술사 마마 오디를 찾으러 길을 떠난다. 무려 6년만에 나온 디즈니표 2D 애니메이션. 오바마 시대에 걸맞게 디즈니 사상 최초로 흑인 소녀를 주인공을 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한 데다 디즈니표 애니메이션답게 음악 역시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 8인 : 최후의 결사단
8인 : 최후의 결사단

감독 진덕삼
주연 견자단, 사정봉, 양가휘
쑨원이 혁명가들과의 비밀 모임을 위해 1906년 단 하루 홍콩을 방문하기로 한다. 수백 명의 자객이 그를 암살하기 위해 모여든 가운데, 최고의 무술 고수 8명이 모여 쑨원을 호위하기 위한 결사대를 결성한다. 도박꾼, 인력거꾼, 걸인 등 다양한 외양 뒤에 뛰어난 무술실력을 숨긴 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계기로 단 하루, 마지막 한 시간 동안 쑨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 <신투첩영>, <엑시덴탈 스파이> 등을 연출한 진덕삼 감독의 최신작으로, 견자단을 비롯해 사정봉, 양가휘, 여명, 판빙빙, 증지위, 후준, 왕학기 등 중국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한 액션 블록버스터. 실존인물의 실제 사건을 소재로 대형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흥행을 동원하는 최근 중국영화의 경향의 연장선상에 선 영화라 할 수 있다.

▲ 애프터 러브
애프터 러브

감독 파우스토 브리찌
주연 빈센조 알피리, 지안피에로 알리치오, 클라우디오 비시오
크리스마스에서부터 발렌타인데이까지, 그 사이에 벌어지는 여섯 커플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영화. 'Ex'라는 원제와 '애프터 러브'라는 한글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여섯 커플이 각자의 사정으로 위기를 맞아 이별을 앞두고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담아낸 이탈리아 영화다. 아내와 매일 살기등등하게 부부싸움을 하다 이혼을 결심한 판사, 해외 발령이 나면서 남자친구와 지구 반 바퀴를 떨어져 지내게 된 판사의 딸, 바람둥이였지만 갑작스럽게 아내가 죽으면서 뒤늦게 후회를 하게 되는 판사의 친구, 결혼식 주례를 서게 될 신부로 다시 만나게 된 첫사랑을 보며 심란한 여자, 여자친구를 되찾기 위해 그녀의 현재 남자친구에게 협박과 폭행을 서슴치 않는 형사, 천재 아이들을 서로 맡지 않겠다며 양육권 다툼을 하는 부부까지. 혈연과 친분, 혹은 우연의 인연으로 연결된 이들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탈리아판 <러브 액츄얼리>라 할 만하다.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되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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