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시안 |
큰 키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그녀는 무대 어느 곳에 올려놔도 눈에 띌 법한 외형을 지녔다. 목소리 또한 좌중을 압도한다. 그런 차지연은 무대 위에서 도도하며 당당하다. 날카로우면서도 깊은 미실의 노래는 카리스마 넘치며 때로는 애절하다. 반면 무대 아래에서의 차지연은 오히려 미실보다 낭도 덕만에 가까웠다. "덕만이 하고 싶기도 했어요. 임전무퇴! 원진!을 외치는 선머슴 같은 모습이 저와 잘 어울리거든요. 또 제가 무술도 좋아해요. 따로 무술 공부도 했었어요. 덕만 역이 활동적이고 씩씩하며 남장이었다가 공주로 바뀌잖아요. 너무 매력적인 거예요.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거울을 봐라, 네 얼굴을 봐라, 네 기운을 봐라, 어딜 봐서 덕만이냐고 말했죠." 시원스레 웃던 그녀는 덕만보다 탐나는 역으로는 비담을 꼽았다. "아무래도 비담이죠. 성별문제만 아니라면 꼭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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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력의 결과, 그녀는 누구보다 미실을 가장 잘 이해하며 사랑하는 배우가 됐다. 특히나 미실이 죽는 부분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밀려들며 마음이 아프다고. "그 여자가 너무나 안쓰럽고 불쌍해요. 지혜와 아름다운 외모 등 모든 걸 갖고 있지만 왕족이 아니죠. 그 운명을 바꿔놓기 위해 엄청난 일들을 벌이잖아요. 그렇게 살았음에도 결국 자신이 누구인가를 인정하고 떠나게 돼요. 뮤지컬에서는 미실이 작은 칼로 스스로를 찌르며 초라하게 죽죠. 먼지처럼 그렇게 사라져버리는 미실의 생이 너무나 가여워요." 비담을 향한 마음 역시 애절하다. "미실은 비담의 성장과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덜컥 다 자라서 나타났죠. 너무 잘 컸어요. 덕만의 총애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미실의 죽음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가 있어요. 비담과 함께 듀엣으로 부르죠. 마음이 그렇게 아플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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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무대에 던져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배우 차지연. 그녀가 연기하고 있는 미실 역시 그녀가 느끼는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공연을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차지연은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드라마가 잘 되니 뮤지컬도 만드는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뮤지컬 '선덕여왕' 속 배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작곡가며 모든 연출 및 스태프들이 정말 미친 듯이 이 작품에 매달렸어요.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것을 가지고 만들어 인정을 받으면 해외로 진출해보자는 큰 꿈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높이 평가하셔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미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 뮤지컬 '선덕여왕'은 1월 3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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