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위와 같은 질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해볼 법한 생각이다. 그래서 <인사이드 경제>를 읽는 독자들은 이런 상식에 도전하는 글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 해본 적도 있으리라. 하지만 나는 지금부터 이 상식이 왜 그릇된 것인지를 논증하는 무모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
범위를 한반도로 좁혀보면?
세계무대를 돌아다니는 복잡한 얘기 말고, 범위를 한국으로 좁혀보면 위의 질문은 이렇게 바뀔 수 있다. "기업주들 입장에서는 인건비도 싸고 해고도 쉬운 비정규직을 쓰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자,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비정규직 문제가 단순히 노동이나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이슈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질문 앞에 보통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실제로 <한겨레>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2007년 5월 3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의 19살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민이념 성향조사' 설문 결과, "다소 기업이 부담이 되더라도 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비정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에 찬성 견해를 밝힌 응답비율이 무려 79.1%(반대 견해 20.9%)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절반 이상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라서 그 설움을 가까이에서 느껴서이기도 할 것이다. 먹고 사는 게 너무 힘겹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조금만 더 나아가보자. 대규모 정리해고가 벌어지는 지역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노동자들 다 잘리고 나면 지역 경제가 절단난다"는 것이다. 엄청난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 늘어남으로 해서 노동자들 호주머니가 점점 비어가고 있다. 그럼 도대체 무슨 돈으로 소비를 한단 말인가?
어렴풋하게나마 평범한 사람들도 비정규직 늘어나는 것이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맨 처음에 제기했던 질문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문을 품어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지금까지 상식처럼 알고 있었고, TV와 주요 신문들이 날마다 반복해서 떠들어대는 그 논리에 많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 말이다.
해외생산 폭증과 비정규직 양산의 결과, 세계대공황
▲ 더 많은 이윤을 원하는 자본가들은 이제 값싼 인건비와 노조가 없는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
그래도 예전에는 국내에서 많은 노동자를 고용해 수출상품을 생산했지만, 더 많은 이윤을 원하는 자본가들은 이제 값싼 인건비와 노조가 없는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세계경제가 성장할 때에는 국내생산을 줄이지 않고서도 해외로 마구 확장하며 생산을 늘릴 수 있었다. 또 국내 노동자들에게는 "해외로 생산물량을 옮겨버릴 수도 있다"고 위협하며 현장에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양보를 얻어낼 수도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 대목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한국 자본가들만 이렇게 움직인 것이 아니라, 주요 국가의 자본가들도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이며 해외생산을 끝도 없이 늘리고 국내에는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들을 늘려온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국 노동자들 호주머니만이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자들 호주머니도 점차 빈털터리가 되어갔다. 그럼 그 많은 생산품을 누가 소비할 수 있겠는가? 끝없이 만들어진 생산품이 팔리지 않는 사태, 즉 2008년 가을부터 전례 없는 공황이 찾아오게 된 것이다.
물론 겉보기에는 2008년부터 시작된 위기가 미국발 금융위기, 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사태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위의 공식이 정확히 들어맞는다. 1970년대 이래로 미국·일본과 서유럽 자본가들은 값싼 인건비와 노조가 없는 지대를 향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다. 그 방향의 핵심은 중국·인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쪽이었다. 바야흐로 21세기에 들어설 때쯤 이미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공장들에서 쏟아지는 상품의 주요 소비처는 미국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제조업이 해외로 거점을 이동하고, 남은 공장에서도 "공장을 옮겨버리겠다"고 노동조합을 위협해 비정규직화나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도록 한 결과, 미국 노동자들의 소비능력은 저하됐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것이 바로 주식시장 거품과 부동산 거품, 각종 신용대출이었다. 한 마디로 인위적으로 소비능력을 키운 것이다. 그러나 거품은 언젠가는 터지는 법! 바로 그 거품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출발로 금융위기 형태로 터진 것이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소비처를 찾지 못한 생산 공장들은 문을 닫거나 생산을 줄여야 했다. 자연히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만 수 천 개의 공장이 문을 닫고, 동아시아 제조업은 2008년 겨울과 2009년 봄까지 엄청난 생산량 감축을 단행했다.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을 비롯한 밑바닥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잘려나갔다. 실업이 늘어갔고 이는 노동자들의 소비능력을 더욱 저하시키며 위기를 가속화시키게 된다.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자본의 공황 탈출 몸부림
자, 이제 점차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었던 것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특히 공황이라고 하는 상황에서는 그 점을 더욱 명료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공황이란 결국 사회의 대격변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 시기에 1년은 평상시의 10년에 맞먹는 변화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10년마다가 아니라 1년에 한 번씩 강산이 변하는 법이다.
"두바이 다음은 중국이 아니라 서유럽"이라는 글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항목들 중에 환율이라는 변수가 있다. 2년 전만 해도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이나 금융기관들은 달러당 원화의 환율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즉 1달러에 1000원 안팎이던 환율은 9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부터 달러 가치가 폭등하기 시작했고 1년 전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에는 1700원대를 넘보기까지 했다. 이 사태로 인해 환헷지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던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새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졌다. 이런 변동이 2년 사이에 벌어졌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 대격변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말해준다.
환율이 이토록 엄청나게 요동치는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가 되어 있다. 달러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엄청나게 높아지자, 일본과 유럽 자본가들의 수출경쟁력이 곤두박질친다. 이 간단한 원리로부터 두바이의 다음 차례는 유럽이나 일본이 될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고, 지난해 말 남부유럽의 그리스가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이 되었다.
그럼 세계를 주름잡는 사장님들은 공장의 해외이전과 비정규직화가 가져온 재앙과도 같은 결과로부터 자기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가졌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바로 이 글의 맨 앞에서 지적했던 "이윤만을 최고로 중시하는 본성" 때문에, 이제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는 저임금과 무노조를 향해서 해외생산을 늘려왔다면, 지금부터는 '판매지 생산(현지생산)'으로 바꾸게 된다.
좀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미국에서 생산하고, 유럽에서 팔리는 제품은 유럽 현지에서 생산하며, 중국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중국에 공장을 신설하는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요동치는 환율 때문이다. 당장 올해에 환율 변동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판매되는 지역에 공장을 보유해서 생산을 하게 되면 변덕스런 환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덤으로 물류비용도 줄일 수 있고 말이다.
달러 가치의 변동이 가장 불규칙하고 또 미국 시장이 가장 넓기 때문에, 최근 유럽과 일본 자본은 앞다퉈 미국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1970년대 이래로 미국의 제조업은 중국과 동아시아로 이동해서 한때 '제조업 공동화'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이제 그 현상이 역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전략에서도 제한적이나마 저임금 무노조 지대를 향하게 된다. 이를테면 최근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가 C-클래스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는데, 이전지로 택한 지역은 노조 조직력이 강한 전통적 산업지대인 디트로이트 쪽이 아니라 노조가 거의 없다시피 한 앨라배마였다.
한국의 현대기아차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근 미국의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 이어 북미 제3공장을 멕시코에 짓겠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 역시 미국 시장을 보고 현지 생산을 택하되 저임금 지대를 택한 것이다. 아울러 유럽 판매를 위한 현지 생산도 늘릴 계획인데, 이 역시 유럽 내에서 노조 조직력이 약하고 임금이 상대적으로 싼 체코가 유력하다. 현대차가 중국에 제3공장을 설립한다는 발표에 이어, 트럭과 버스 같은 중국 상용차 시장이 늘어나는 것을 겨냥해 현지 상용차 공장 설립 계획도 발됐었다. 조만간 미국과 유럽에도 상용차 현지생산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각각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 판매할 상용차 생산을 위한 것이다.
이처럼 해외생산과 저임금 비정규직화로 인해 발생한 공황을 탈출하기 위해, 자본가들은 오히려 해외 현지생산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당연히 국내 생산은 내수 판매용이나 근거리 수출품 생산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 결과는? 현재 현대기아차 국내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60~70%가 해외시장으로 수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몇 년 안에 국내공장 생산량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줄잡아 60만에 육박할 현대기아차와 부품사 노동자들 절반이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그렇게 되면 결국 국내 실업률이 높아지고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하락하게 된다. 다시 말해 노동자들의 소비능력이 엄청나게 떨어지게 되어, 생산품 판매도 부진하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시장이 넓어지고 이윤이 아무리 늘어난다 하더라도, 한국 경제는 계속 밑으로 곤두박질친다는 것이다. 이래도 "기업주들 입장에서는 인건비 싸고 노조도 없는 곳에서 생산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라는 주장을 상식처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미 시작된 조선업 구조조정 광풍
▲세계적인 해운사들은 매년 늘어나는 국제 물동량에 맞추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앞다퉈 선박 건조를 발주했는데,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후 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하자 이제 발주를 취소하거나 다 만들어진 선박 인도를 포기하는 사태가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
세계적인 해운사들은 매년 늘어나는 국제 물동량에 맞추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앞다퉈 선박 건조를 발주했는데,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후 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하자 이제 발주를 취소하거나 다 만들어진 선박 인도를 포기하는 사태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선박 건조능력을 자랑하는 한국의 조선업이 바로 다음 타자가 된다. 지금 울산과 목포, 부산 앞바다에는 다 만들어진 거대한 선박 수십 척이 둥둥 떠 있다. 해운사·선주사들이 가져가지 않은 배들이다.
게다가 자동차산업의 경우 '폐차 보조금' 형식으로 각국 정부가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며 붕괴를 막아주고 있지만, 조선업의 경우에는 '폐선박 보조금' 같은 지원이 거의 불가능하다. 자동차야 대당 몇 백만~몇 천만 원이면 된다지만, 거대 선박은 대당 몇 백억~몇 천억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처럼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써서 몰락을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세계 최대 해운업 역시 유럽 쪽에 몰려 있다.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덴마크의 머스크그룹(AP Moller-Maersk)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5억4000만 달러(625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3위 해운사인 프랑스의 CMA-CGM은 모라토리엄 위기에 처해 있으며, 회생에 거의 수조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독일의 최대선박회사이자 세계 6위인 하팍로이드와 클라우스 페터 오펜, 피터 될레 등은 자금난에 허덕이다 결국 독일 정부에 긴급 자금지원 요청을 했다.
자연스럽게 유럽의 조선소들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엄청난 구조조정 광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사는 미국 자회사에서 700여 명의 노동자들 중에 400명을 해고했다. 불가리아의 한 조선소는 800명 전원을 해고하고 조업이 중단됐다. 독일의 티센크루프도 450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한국 조선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진중공업은 이미 거의 모든 사내하청업체가 폐업한 상태여서 비정규직 노동자들 다수가 해고되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측은 또다시 정규직 3분의 1을 정리한다는 목표 아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퇴직 인원이 충분히 차지 않으면 1월 말에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역시 9개의 도크 중 제4도크를 잠정 폐쇄했으며, 당연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잘려나갔다. 정확한 통계를 내기가 힘들지만, 지난해 대략 2000명 가까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쫓겨났고, 올해에도 수천 명 이상이 해고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부메랑 게임'에 빠진 전세계 자본가들
생산의 해외 이전과 비정규직화가 얼마간은 자본의 이윤 창출에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 결과 노동자들의 소비능력이 엄청나게 저하되어 상품이 팔리지 않게 되는 공황을 맞게 되었다. 그런데 그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자본은 더 격렬하게 해외 현지생산을 늘리려 하지만, 그 결과는 더 많은 국내 노동자들의 실업과 임금삭감으로 이어져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던 '이윤 논리'는 자본가들에게는 '철의 법칙'이 되어 있어서, 그들은 이러한 행위가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 자신에게 날아올 것을 알고 있다 할지라도 이 부메랑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대신 자기들이 입을 충격을 최대한 늦추거나 완화하기 위해,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 한다. 더 많은 해고! 더 많은 임금삭감! 더 많은 복지축소!
하지만 여기에도 만만치 않은 장벽이 존재한다. 앞에서 유럽 해운업·조선업의 위기에 따른 구조조정 광풍을 소개했는데, 여기에는 다른 스토리도 존재한다. 프랑스의 STX 유럽은 노동자들을 해고하려다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다. 핀란드의 STX 투르크조선소가 400여 명의 인원을 해고하려 하자 노조가 파업으로 맞선 바 있다. 생존권을 박탈하는 구조조정에 대해, 일부 노동자들은 절망과 패배의식으로 저항을 포기하지만, 일부 노동자들은 동료들과 함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길을 선택한다.
저임금 무노조 지대로 생산을 이전하려는 시도 역시 장벽이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2일, 현대차 체코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강제잔업 반대와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걸고 1시간 동안 파업을 벌였다. i10과 i20를 생산하는 현대차 인도 공장에서도 지난해에만 3차례 부분파업이 벌어진 바 있다. 보통 이들 지역이 저임금 무노조 지대가 된 것은, 자본 측이 노동자들을 엄청나게 쥐어짜도 저항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인데, 이제 일부 노동자들은 더 이상 비인간적인 대우를 참지 못하고 저항으로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본가들이 던진 부메랑이 언제, 어떻게, 누구를 겨냥하여 돌아올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로 연말연시 노동 쟁점이 후끈 달아오른 시점에, 생산의 해외 이전과 경쟁력 문제를 꺼내든 이유는, 이 모든 것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 어째서 이명박 정부와 자본 측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을까? 글로벌 스탠다드? 웃기는 소리! 기본적인 국제노동기구(ILO) 협약도 비준하지 않는 나라가 무슨 국제 표준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답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누구보다 세계 경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던진 부메랑이 어떻게 날아올 것인지를 대비하려는 것이다.
구조조정 광풍이 불가피한데 노동자들에게 이에 맞서 저항하지 말고 포기할 것을 종용하려는 것. 우리는 아마 몇 달 지나지 않아 불어 닥칠 엄청난 대격변을 겪으면서, 왜 이명박 정권과 자본가들이 그토록 창구단일화와 전임자임금 문제를 자신의 뜻대로 관철하려 했는지를 생생하게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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