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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장 완벽한 그만의 모리츠,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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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장 완벽한 그만의 모리츠,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조정석

[人 스테이지] 뮤지컬 배우 조정석을 만나다

불안함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머물 곳을 찾지 못하던 모리츠의 눈동자. 그 눈동자가 죽음의 시선과 마주쳤다. 억눌렸던 자유와 호기심을 죽음 앞에서 자신만의 에너지로 폭발시키는 모리츠, 그리고 조정석. 배우 조정석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모리츠 역을 맡아 그만의 색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어떠한 역할을 맡더라도 낯설지 않은 조정석이 모리츠에 대해 말한다.

▲ ⓒ프레시안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그려지는 10대란 반항해야 살며 적이 되어야 탈출할 수 있는 감옥이다. 이유모를 죄의식으로 괴로워하는 시기다. 억압에 시달리는 모리츠를 연기하는 조정석에게 그의 사춘기 시절에 대해 물었다. "중학교 때는 모범생이었다. 반면 고등학교 시절은 나름대로 파란만장했다. 춤을 추면서 여러 친구들을 알게 됐고 어울려 다니며 외박도 많이 했다. 큰형이 복싱을 했고 많이 무서웠는데 맞아본 적은 없다. 외박을 한 어느 날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를 '형이 너 왜 안 때리는 줄 알아? 너 죽을까봐 안 때리는 거야' 라고 하셨다. 그렇다고 사고를 많이 치는 것은 아니었다. 야자타임에 도망가고 당구도 치고 술 먹고 그랬다. 어른이나 사회에 대한 반항심보다는 조금 더 놀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 ⓒ프레시안
그가 연기하는 모리츠는 열등생이다. 조정석은 모리츠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열등생이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나와 친한 친구라 해도 그에게 열등감이 있다면 이야기를 잘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삼수했을 때 다른 친구들은 다 대학에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부러웠다. 나는 그것에 대한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다. 다들 동아리발대식이나 미팅 등을 하고 있을 때 나 혼자 쓸쓸히 공부하고 기타 치면서 지냈다. 그때의 기억으로 인해 모리츠에 대한 공감을 많이 한다."

조정석은 공연을 하고 있는 지금도 모리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한다. 조정석뿐 아니라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팀은 배우수첩이라는 것을 적으며 긴장의 자세를 늦추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다. 배우수첩은 공연이 끝나면 그날의 공연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적는 것인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그 과정에서 찾은 것들도 많다. 이를테면 죽음 같은 것이다. 모리츠가 가지고 있는 특성은 정신박약에 가까워 보이는 열등학생이라는 것이다. 그걸 표현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찾아낸 것들을 바탕으로 연기를 하는데, 아직 사람이 죽기 직전에 어떤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다. 사람이 자살하기 전에 두려움을 느낄까, 아니면 지극히 평온한 마음일까, 그 안에서의 기쁨은 없나. 모리츠의 대사 중에 '나도 천사가 될 거야' 라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가 어느 순간 와 닿았다. 모리츠가 죽을 때도 두려움과 슬픔 속에서만 죽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고민 속에서 얻어지는 것들이 매일의 모리츠에게 반영된다."

▲ ⓒ프레시안
조정석은 이 작품에 대해 사춘기 학생들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님이 관람하면 좋을 공연이라고 전했다. "작은 형수님이 이웃 분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자주 오신다. 공연을 보면 좋아하시고 저를 응원하시며 재밌었다고 말씀을 해주신다.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 작품을 보시고는 그냥 가셨다. 왜 그냥 가셨냐고 물어보니 '너무 충격적이었어' 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냐고 되물어보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때 형수님께서 말씀하기를 '나는 이제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하는지 알겠어' 라는 것이었다. 그때 매우 뿌듯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이 공연을 보시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배우 조정석은 그 이름만으로도 공연의 신뢰가 가게끔 만드는 배우다. 그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배역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작품의 캐릭터 더불어 삶에 대한 고민이 조정석을 성장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사춘기 시절의 고민과 지금의 고민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물었다. "사춘기 때는 죽음자체가 두렵지 않았다. 성장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죽음이라는 것이 무섭다. 주위에서도 많이 보게 되니까. 지금 와서 보면 사춘기 때 절실했던 고민들은 너무나 어린 생각들이었다. 춤과 성적 문제 등이 당시의 나를 지배했다면 지금의 고민은 인생에 대한 고민이다. 앞으로 내 길과 내 인생에 대한 고민 말이다. 어머니 연세가 많으신데 건강 또한 염려된다. 재정적부분과 가정적부분 등, 거짓말 안하고 사랑이라는 고민이 무색해질 정도로 가지고 갈 짐이 많다. 그래서 더 좋은 점이라면 나이가 들수록 고민은 많아지겠지만 그릇은 넓어진다는 것이다.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이 넓어진다."

▲ ⓒ프레시안
무대 위에는 그와 함께 19세기 독일의 사춘기 모습을 그려내는 배우들이 있다. 그와 함께 공연의 주인공으로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김무열과 김유영, 조정석이 생각하는 그들은 어떤 배우일까. "유영이는 신인이다. 첫 주연이고 여배우로서 힘든 신이 있는데 당찬 것 같다. 그리고 똑똑한 배우다. 무열의 경우에는 배우로서의 진정성을 추구한다. 물이 없는 컵을 가지고 마시는 연기를 할 때는 물이 있다는 생각과 그 집중력이 진정성을 만들지 않나. 그것에 대해 굉장히 뚜렷하고 정확한 배우다. 그리고 감성의 밀도가 디테일하다. 그로인해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연기도 디테일하다. 배울 점이 많다. 무엇보다 멋있지 않나.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밀도 있게 그려낸 조정석이 마지막 말을 전했다. "공연을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 1월까지 하는데 절대 긴 시간이 아니다. 나중에 보겠다는 생각 마시고 얼른얼른 오셨으면 한다. 작품이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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