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 주의 개봉영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 주의 개봉영화

[뷰포인트] 2009년 9월 첫째 주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단으로 갈릴 영화들이 두 편 개봉한다. 하나는 비타협영화집단 곡사의 김곡 감독이 만든 우리 영화 <고갈>이고, 또 하나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한일 합작으로 2005년에 만든 호러 <로프트>다.

<고갈>은 여러 모로 논란을 일으키는 뜨거운 감자같은 영화다. 실험적인 아방가르드 영화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한편으론 식상한 영화일 수 있으며, 익숙한 대중영화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굉장히 불편하고 보기 힘든 영화가 될 수 있다. 어느 쪽이 됐든, 그리고 <고갈>을 지지하든 비판하든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고갈> 같은 영화는 상업영화를 만드는 충무로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영화라는 점, 독립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다. <로프트>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팬들 사이에서도 다소 의견이 갈릴 만한 영화다. 후반에 가서 갑자기 영화가 엉크러지면서 혼란을 준다. 혹자들은 이마저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실험이라고 하겠지만, 혹자들은 이 사람도 영화를 못 만들 때가 있다고 말할지 모른다. 혹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괴작'으로 부를 수도 있겠다.

장르영화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프로포즈>와 <왼편 마지막 집> 정도를 추천할 수 있겠다.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가져오되 그것을 조금 비튼 <프로포즈>는 달달한 헐리웃산 로맨틱 코미디를 선호하는 관객들에게 더없이 큰 만족감을 줄 것이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 한 <왼편 마지막 집>은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이 딸을 잃을 뻔한 위기에서 악당들에게 행하는 무시무시한 복수담이다.

하지만 <선샤인 클리닝>을 빼놓으면 곤란하다. 영화의 포스터나 전단이 제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선샤인 클리닝>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두 자매의 좌충우돌과 처절한 상처를 담는다. 반짝반짝 유쾌하고 귀여운 영화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좀 난감한 영화겠지만, 되는 일도 없고 우울한 청춘들에겐 진심이 담긴 믿음직한 위로를 선사해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 고갈
고갈

감독 김곡
주연 박지환, 장리우, 오근영
황량한 풍경의 공장지대 근처에서 남자(박지환)가 여자(장리우)를 만난다. 남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여자를 여관방에 밀어넣고 주변 공단의 이주노동자들을 상대로 여자에게 매춘을 시킨다. 여자는 자신을 착취하는 남자에게 저항하고 도망을 갔다가도 그에게 번번이 붙잡힌다. 여자는 자장면을 배달하는 종업원(오근영)을 만나고, 남자에게서 도망쳐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함께 떠나자는 배달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여자는 남자에게 스스로 돌아간다. 작년 부산영화제 및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상영돼 격렬한 찬반논란을 일으킨 영화.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대상을 수상했다. 남녀 배우들의 후줄근하고 낡은 패션, 8미리로 촬영해 블로우업해서 더욱 입자가 거칠게 나타나는 화면, 거기에 일부러 집어넣은 듣한 스크래치와 세로줄까지, 영화는 의도적으로 7, 80년대 영화로 보이며 자본주의 사회 하에서 약자들끼리 서로 착취하고 착취당하는 관계를 통해 함께 파멸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어둡고 불친절한 화면에 과격한 묘사, 그리고 남자가 보고 있던 포르노 화면 등 때문에 애초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가 재심에서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아 겨우 개봉하게 됐다.

▲ 로프트
로프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주연 나카타니 미키, 토요카와 에츠시, 니시지마 히데토시
유명 문학상을 수상한 레이코(나카타니 미키)는 연애소설을 쓰고 있지만 진도가 도통 나가지 않는다. 게다가 이유없이 기침을 하거나 심지어 검은 진흙을 토해내는 등 이상을 겪는다. 소설집필에 열중하기 위해 편집장 카지마(니시지마 히데토시)에게 부탁해 조용한 시골의 별장으로 이사를 간다. 이사온지 얼마 안 돼 레이코는 집 바로 옆에 있는 폐허같은 건물에서 수상한 시체 같은 것을 옮기고 있는 남자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가 천 년 된 미라를 발굴해 연구중인 고고학 교수 요시오카(도요카와 에츠시)임을 알게 된다. 둘은 서로 호감을 느끼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러나 레이코는 여전히 소설은 지지부진한 채 이상한 환영에 시달리고, 편집장은 계속 원고를 재촉해오며 레이코의 집을 수시로 드나든다. 요시오카는 여전히 미라에게 집착하면서 레이코와 카지마를 지켜본다. <큐어>, <밝은 미래>, <절규> 등을 만들어온 일본영화의 젊은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가 한일 합작으로 2005년에 만들었던 영화를 뒤늦게 개봉한다. 중후반까지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호러로 진행되지만 영화의 2/3 지점에서부터 다소 괴상한 연출과 편집 리듬을 보여 관객을 혼란에 빠뜨린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열연을 보여준 나카타니 미키와 <러브레터>, <일본침몰>, <훌라걸스>, <사랑의 유형지> 등에 출연해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도요카와 에츠시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인간합격>에 출연한 바 있는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선한 얼굴로 광증을 드러내는 카지마 편집장 역을 맡았다.

▲ 선샤인 클리닝
선샤인 클리닝

감독 크리스틴 제프스
주연 에이미 애덤스, 에밀리 블런트, 알란 아킨
남편없이 어린 아들 오스카를 홀로 키우는 로즈(에이미 애덤스)는 고등학교 땐 최고의 퀸카로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파출부로 일하며 힘겨운 생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앨런 아킨)는 대책없는 몽상가에, 여동생 노라는 아버지 집에 얹혀살며 툭하면 회사에서 짤리기 일쑤다. 어느 날 파출부로 청소해준 집의 여주인이 고등학교 시절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로부터 아이의 돌잔치에 초대를 받고 자존심이 상한다. 더욱이 영민하지만 자꾸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오스카를 사립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로즈에게는 목돈이 필요하게 된다. 불륜관계를 맺고 있는 형사 맥(스티브 잔)으로부터 자살이나 범죄 현장을 청소해주는 직업이 꽤 수지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즈는 노라와 함께 범죄현장 청소업에 나선다. 겉으로는 철부지 20대 여자들의 귀엽고 화사한 모험담인 것처럼 치장하고 있지만, 실은 더없이 황량하고 힘든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못난이' 자매의 성장담이다. 나이가 들면서 사회에는 나왔으나 뭐 하나 잘하는 것 없고 인생은 힘겹기만 한 로즈에게 삶은 하루하루 '겨우 견뎌내야만 하는' 무엇이다. 대충 막 사는 듯한 노라에게도 상처는 있다. 사실 이들 자매의 상처의 근원은 바로 어머니의 자살이다. 동생을 보살펴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리는 로즈와, 그런 언니에게 미안하면서도 계속해서 신세를 지게 되는 게 지겨운 노라. 영화는 이 '못난이'들의 좌충우돌 인생을 시종일관 애정어린 눈길로 따라가면서 슬며시 이들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위로를 전한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준벅>, <다우트> 등에 출연하며 젊은 연기파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에이미 애덤스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며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에밀리 블런트고 자매로 짝을 이뤘다. <리틀 미스 션샤인>에서 괴짜 할아버지로 등장했던 앨런 아킨이 여전히 괴짜에 대책없이 일만 벌이는 아버지로 출연한다.

▲ 프로포즈
프로포즈

감독 앤 플래쳐
주연 샌드라 불럭, 라이언 레이놀즈, 메리 스틴버겐
앤드류(라이언 레이놀즈)는 뉴욕의 거대 출판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는 마녀 편집장 마가렛(산드라 블록)의 비서다. 그는 커피 심부름부터 온갖 잡일까지 깐깐한 마가렛의 시중을 들면서 편집자로 승진하기를 꿈꾼다. 어느 날 캐나다 출신인 마가렛의 여권에 문제가 생기고 본국으로 추방당할 위기에 놓이자, 마가렛은 앤드류에게 가짜 결혼을 반강제로 제안한다. 승진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제안을 받아들인 앤드류는 할머니의 생일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마가렛과 알래스카 행에 오른다. 앤드류의 집안이 실은 알래스카 전체를 호령하는 재벌 집안임이 밝혀지는 가운데 앤드류의 대가족들 사이에서 위태롭게 약혼녀 행세를 하던 마가렛은 점차 가족의 따뜻한 정과 앤드류에 대한 감정을 느끼며 혼란에 빠진다. 남자상사와 여자 부하직원간의 대립, 가짜 결혼 소동 등 로맨틱 코미디에서 즐겨 사용되는 설정에서 성이 역전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무난한 성격을 가졌으나 재벌 후계자 자리를 마다하고 도시의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남자와, 어릴 적 가족을 다 잃고 외롭게 자라며 악바리로 투쟁하며 살아와 성공의 문턱에 오른 여자의 충돌이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샌드라 불럭의 친근하면서도 은근한 푼수끼의 매력도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있다.


▲ 드림업
드림업
감독
토드 그라프
주연 바네사 허진스, 앨리슨 미칼카, 갤런 코넬
어수룩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뜨거운 소년 윌(갤런 코넬)이 새 학교로 전학온다. 전교생이 꿈꾸는 음악대회인 '밴드슬럼' 개최 소식에 열광하던 윌은 엉뚱한 소녀 샘(바네사 허진스)을 만나 호감을 느낀다. 그리고 치어리더 출신으로 최고의 퀸카이며 밴드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샬롯(앨리슨 미칼카)과도 친해지는 행운을 누린다. 밴드슬램의 우승을 노리던 샬롯의 전 남자친구가 샬롯의 밴드를 비하하자, 샬롯은 홧김에 밴드슬램 출전을 선언하고 윌을 새 매니저로 영입한다. 윌의 노력 끝에 샬롯의 밴드는 근사하게 탈바꿈하지만 돌연 샬롯이 출전을 포기한다. 음악에 대한 남다른 재능과 윌에 대한 감정을 숨기고 있던 샘은 윌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샬롯 대신 리드보컬로 나선다. <5번가의 비명>, <어비스> 등에 출연했던 배우 출신의 토드 그라프가 <캠프>(2003)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장편영화. 토드 그라프는 이 영화에서도 교사 중 한 명으로 직접 출연하고 있다. <하이스쿨 뮤지컬> 시리즈가 낳은 스타 바네사 허진스를 내세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부상하는 10대 걸밴드의 이야기를 그린 달달한 하이틴물이다.

▲ 왼편 마지막 집
왼편 마지막 집
감독
데니스 일리아디스
주연 토니 골드윈, 사라 팩스톤, 모니카 포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존(토니 골드윈)과 그의 아내 엠마(모니카 포터)는 1년간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딸 메리(사라 팩스턴)와 함께 호숫가의 가족산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메리는 근처에 사는 친구 페이지를 만나러 시내에 나가고, 우연히 말이 별로 없는 저스틴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대마초를 얻기 위해 저스틴의 모텔로 향했던 메리와 페이지는 모텔방에 있던 저스틴의 일행에게 잔혹한 해코지를 당하고 버려진다. 한편 산장에서 메리를 기다리고 있던 존과 엠마 부부는 길을 잃은 네 명의 방문객을 맞는다. 상처입은 일행을 치료해주고 그들을 별채로 안내해준 부부는 총상으로 죽어가고 있는 메리를 발견하는 한편, 네 명의 방문객이 바로 메리를 해친 이들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1972년에 만든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기본적으로 딸을 강간, 살해한 악당들을 부모가 직접 처치한다는 점에서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처녀의 샘>의 변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2009년판 <왼편 마지막 집>은 착한 부르주아가 가장 소중한 것, 즉 자식을 잃으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 선하고 젠틀하던 부부가 악당들에게 다양한 무기로 복수를 가하면서 <처녀의 샘>이나 오리지널에 비해 슬래셔 지수가 한층 올라갔다.

▲ 언더월드 : 라이칸의 반란
언더월드 : 라이칸의 반란
감독
패트릭 타토풀로스
주연 마이클 쉰, 로나 미트라, 빌 나이히
최고 지배층인 뱀파이어족은 반은 인간, 반은 늑대인 '라이칸' 족을 노예로 거느린다. 라이칸 족의 리더인 루시안(마이클 쉰)은 뱀파이어족의 왕인 빅터(빌 나이히)의 총애를 받고 자신의 종족 전체를 통제하면서 빅터의 딸 소냐(로나 미트라)와 금지된 사랑을 빠진다. 소냐의 목숨을 구하려 했다가 처형 위기에 처한 그는 소냐의 도움으로 탈출한 뒤 동족인 라이칸과 베어울프를 집결시켜 뱀파이어 족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다. 나름 B급 액션으로 인기를 끌었던 <언더월드>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로, 앞엣 두 편에서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 라이칸과 뱀파이어가 어쩌다 적대적 관계를 이루며 전쟁을 하게 됐는지 밝히는 프리퀄이다. 시리즈의 히로인인 케이트 베킨세일이 빠진 대신 <둠스데이>에 출연했던 로나 미트라가 새로 투입돼 뱀파이어족의 공주이자 라이칸인 루시안과 사랑에 빠지는 소냐를, <퀸> <닉슨 vs. 프로스트>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마이클 쉰이 루시안을 연기한다. 빌 나이히는 전편들에 이어 이번 편에도 빅터 역으로 출연했다.

▲ 러브렉트
러브렉트

감독 랜달 클라이저
주연 아만다 바인즈, 크리스 카맥, 조나단 베넷
세계적인 록스타인 제이슨 마스터즈(크리스 카맥)의 열렬한 팬인 제니(아만다 바인즈)는 여름방학을 맞아 남자친구인 라이언(조나단 베넷), 라이벌인 알렉시스(제이미-린 시글러)와 함께 제이슨이 즐겨찾는 리조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어느 날 제이슨이 리조트를 방문하자 제니는 그와 가까워지기 위해 선상파티의 서빙에 나선다. 하지만 바다에 떨어진 제이슨을 구하려다 조난을 당해 낯선 해변가에 도착한 제니. 그녀는 섬의 위치가 어디인지 깨닫지만 제이슨에게는 비밀에 붙인 채 그와 가까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이번에는 알렉시스가 나타나 제이슨과 제니의 사이에 끼어든다. <그리스>, <블루라군> 등 전설의 청춘물을 만들었던 랜달 클라이저 감독이 아만다 바인즈를 내세워 2005년에 만든 영화다. 동경하던 스타와 가까이서 지낼 기회를 얻게 되지만 알고 보니 그는 '바보'이고 오랫동안 말없이 곁을 지켜주었던 남자친구의 진가를 발견하게 된다는 전형적인 십대 소녀용 로맨스물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