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 주의 개봉영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 주의 개봉영화

[뷰포인트] 2009년 8월 셋째 주

호러의 계절이다. 열대야가 지속되다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한국영화도 외화도 매주 호러영화들의 꼭꼭 개봉된다. 이번 주도 그렇다. 7편의 개봉작 중 우리 영화인 <요가학원>과 <독>을 포함해 총 세 편이 호러영화다.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을 만든 윤재연 감독의 신작 <요가학원>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여자들의 비극을 다루고, <독>은 중산층에 진입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가정이 겪는 비극과 공포를 그려낸다. 외화인 <오펀 : 천사의 비밀>은 한 가정에 새로이 입양돼 들어온 소녀를 둘러싼 비밀을 그리는 호러영화다.

하지만 이번 주 개봉작 중 가장 추천할 만한 영화는 무엇보다도 <사일런트 웨딩>이다. 루마니아 근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떠들썩하면서도 조용한(!) 코미디로 그려낸 이 영화는 낙천적인 마을 사람들과 배를 잡고 웃을 수밖에 없는 결혼식 장면 때문에 더욱 비극의 아픔과 슬픔을 묵직하게 전해주는 수작이다. 이밖에 프랑스산 기업 스릴러 <라르고 윈치>와 최고의 휴양지인 하와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릴러 <퍼펙트 겟어웨이>도 더위를 물리치는 방편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요가학원
요가학원

감독 윤재연
주연 유진, 차수연, 박한별
홈쇼핑에서 쇼핑 호스트로 일하던 효정(유진)은 미스코리아 출신의 후배 때문에 방송에서 잘린다. 마침 학창시절 왕따였던 친구 선화(이영진)가 몰라보게 달라진 매력적인 미녀로 등장하자, 효정의 외모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커진다. 선화에게서 비밀리에 운영되는 간미연 요가학원에서 심화수련을 받았다는 비법을 전해들은 효정은 일주일 간 외부와 차단된 채 받아야 하는 심화훈련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참가자 중 마지막까지 남은 단 한 명만이 핵심비법을 전수받게 된다는 심화훈련. 외부와 연락 금지, 거울 보기 금지, 허가되지 않은 음식물 섭취 금지 등 세 가지 금기사항을 받은 가운데, 다섯 명의 여자들은 요가 심화훈련에 참가해 서로 경쟁을 벌이면서 기이한 일들을 겪게 된다. 아름다움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현대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스스로 주입하고 강화하며 경쟁하는 여자들에 대한 비판의 의도를 드러내는 영화다. 간미연 요가학원의 음침하고 폐쇄적인 분위기, 마지막 생존자가 되기 위해 참가자들간에 벌어지는 경쟁과 함께 요가학원 원장인 간미연의 비밀이 영화의 핵심을 이루는 주된 호러 요소다. 그러나 영화는 요가학원 내의 신비하면서도 음침한 분위기를 묘사하는 데에 전력을 다할 뿐, 각 참가자들의 사연이나 개성, 참여자들이 매일 하나씩 탈락해가는 과정, 참여자들의 심리와 경쟁을 그리는 데에는 서툴고 인색하다. 무엇보다도 여자들의 탈락/죽음에 대한 묘사가 그리 매력적이거나 공포스럽지 못하다. 대체 간미연 원장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 요가학원의 진짜 비밀이 무엇인지 밝혀지는 영화의 마지막도 산만하고 아귀가 맞지 않는다. 윤재연 감독의 전작 <여고괴담 3 : 여우계단> 때의 문제가 <요가학원>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되는 듯해 안타깝다.

▲ 독

감독
김태곤
주연 임형국, 양은용
시골에서 부모의 유산을 정리해 서울로 올라온 젊은 부부 형국(임형국)과 영애(양은용)에겐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았다. 어린 외동딸 미애(류현빈)와 살 아파트도 장만했고, 형국은 서울의 자그마한 공장을 인수한 상태다. 형국은 공장을 번창시키기 위해 같은 아파트에 사는 박회장 부부가 다니는 교회에 온가족을 데리고 출석하기 시작하고, 박회장의 기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애는 박회장 부부의 늙은 노모가 미애를 유난히 예뻐하는 것도, 박회장의 부인이 너무나 경건한 신앙심을 강요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싫다. 어느 날 박회장의 늙은 노모가 죽고 형국이 미애를 데리고 장지에 다녀온 후 미애가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안정적인 중산층에 진입하기 위한 한 가정의 몸부림에 닥친 파국과 비극을 담은 독립 장편 호러영화다. 기독교를 기복신앙으로 소화하는 일반적인 한국의 분위기에 대한 비판도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독>은 한편으로 호러의 장르와 문법을 구사하는 '장르영화'다. 섬세한 디테일을 살리느라 다소 늘어지는 감이 있어 살짝 아쉽지만, <불신지옥>과 마찬가지로 호러라는 장르의 법칙 안에 사회에 대한 비판과 고찰을 담은 사회파 영화로 분명한 미덕과 강점을 가지고 있다.

▲ 소피의 연애매뉴얼
소피의 연애매뉴얼
감독
에바 진
주연 장쯔이, 허룬동, 소지섭, 판빙빙
2년간 사귄 외과의사 제프(소지섭)와 결혼식을 앞두고, 소피(장쯔이)는 그만 유명 여배우 안나(판빙빙)와 눈이 맞아 바람이 난 제프에게서 이별 통고를 받는다. 침식도 거부한 채 절망에 빠져있던 소피는 곧 복수를 계획한다. 그 복수란, 제프의 마음을 돌린 뒤 다시 돌아온 그를 차버리는 것이다. 한 파티장에서 만난 대만 출신 사진작가 고든(허룬동)가 안나가 사귀던 전 남자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소피는 고든을 비롯한 절친들의 도움을 받아 복수의 단계를 짜고 실행에 옮긴다. 소피는 제프에게 "전 남친의 행복을 빌어주는 대범한" 여자로 어필하는가 하면, 그의 집에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놓는 등 제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중국에서 히트를 기록한 만화가 소피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장쯔이가 주연은 물론 제작까지 맡아 야심찬 '변신'을 시도한다. 실제 주인공은 장쯔이와 허룬동으로, 실연을 당한 여자가 전 남친의 마음을 돌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사이 새로이 다가온 사랑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과거 다소 무거운 사극의 히로인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깜찍하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의 현대 여주인공을 연기하는 장쯔이의 변신이 영화의 주요 감상 포인트. 현재 홍콩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배우 판빙빙과 대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 허룬동, 그리고 한국의 소지섭까지 가세해 범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을 가진 한중 합작 프로젝트다.

▲ 퍼펙트 겟어웨이
퍼펙트 겟어웨이
감독
데이빗 토히
주연 밀라 요보비치, 스티브 잔, 티모시 올리펀트
막 결혼식을 올린 클리프(스티브 잔)와 시드니(밀라 요보비치)가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모험과 스릴이 넘치는 신혼여행을 즐기던 둘은 해변가에서 다른 신혼부부가 커플 살인마한테 살해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한편 이들 부부는 닉과 지나, 케일과 클레오 커플과 알게 되면서 두 커플 중 한쪽이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완벽한 휴양지에서의 신혼여행이 다른 커플들과 엮이면서 악몽으로, 공포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여전사 이미지가 강한 밀라 요보비치는 이 영화에서 모험과 스릴을 즐기기는 하되 여전사는 아닌 신혼의 신부로 출연한다. <도망자>, <지아이 제인> 등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에일리언 2020>과 <리딕 : 헬리온 최후의 빛>을 만들며 SF 장르영화 팬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던 데이빗 토히 감독의 신작. 특히 <리딕>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있던 감독의 재기작이기도 하다.

▲ 라르고 윈치
라르고 윈치
감독
제롬 살레
주연 토머 시슬리,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세계 5위의 다국적 기업인 윈치그룹의 창업자 네리오 윈치가 암살당한다. 윈치가 30년 전 보스니아에서 입양해 키우고 있던 두 아이는 비밀리에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었지만 이들의 존재는 아직 숨겨진 상태. 그 중 한 명인 라르고 윈치는 아름다운 레아를 만났다가 마약 밀매와 연루돼 브라질 아마존의 감옥에 수감된다. 문제는 네리오 윈치의 암살과 라르고 윈치의 수감이 실은 윈치 그룹을 차지하기 위한 세력의 음모라는 사실이 포착된 것. 라르고는 감독을 탈옥해 윈치그룹의 본사가 있는 홍콩으로 향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장 반 암므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007 시리즈를 겨냥해 4부작으로 기획됐다. <라르고 윈치>는 그 중 첫 작품이다. 윈치 그룹을 차지하려는 음모의 세력과 이에 대항해 후계자 자리를 찾으려 전유럽을 무대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라르고의 후계자 전쟁을 그린 기업 스릴러물이다. 주인공 라르고 역을 맡은 토머 시슬리는 연극배우 및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으로, 영어와 불어, 크로아티아어에 세르비아어까지 구사하는 다소 독특한 배경의 소유자다. <호스 위스퍼러>, <랜덤 하트>의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윈치 그룹의 중역 앤 퍼거슨 역을, <아빠는 출장중>에서 최근 <약속해줘!>까지 주로 에밀 쿠스트리차 영화로 친숙한 미키 마노즐로비치가 네리오 윈치 역을 맡았다.

▲ 사일런트 웨딩
사일런트 웨딩

감독 호라티우 마라엘레
주연 메다 안드레아 빅토르, 알렉스 포토신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희귀한 사건들을 다소 흥미성 가십거리로 촬영해 방송국에 파는 일단의 팀이 제보를 받고 한 마을로 출동한다. 그러나 넉살좋은 할아버지의 안내로 그들이 도착한 곳은 온통 황폐한 풍경에 늙은 여자들만 모여 사는 곳.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방송팀이 촬영을 시작한 가운데 마을에 얽힌 비극적인 사연을 밝혀진다. 소련이 점령하고 있던 53년 당시 루마니아의 이 마을에 이안쿠(알렉스 포토신)와 마라(메다 안드레아 빅토르)의 결혼식 날짜가 잡힌다. 그러나 하필이면 결혼식을 거행할 당일, 스탈린이 죽으면서 결혼식은 중단의 위기를 맞는다. 애도기간인 7일간 어떤 집회도 축제도 웃음과 음악도 금지된 것. 그러나 결혼식을 미룰 수 없었던 마을 사람들은 마라의 집에 모여 몰래 결혼식과 피로연을 연다. 흥겨운 집시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시끌벅적하게 치러져야 할 결혼식이 '몰래 축제'가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기막힌 코미디로 풀어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소련의 루마니아 점령 당시 일어난 엄청난 정치적,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한 영화다. 어둡고 암울한 시기를 낙천적이고 즐거운 기운으로 돌파하려 하기에 더욱 '처절한' 정치풍자극이다.

▲ 오펀 : 천사의 비밀
오펀 : 천사의 비밀
감독
자우메 콜렛 세라
주연 베라 파미가, 피터 사스가드, 이자벨 퍼먼
큰 아들 대니얼과 어린 딸 맥스를 키우고 있던 케이트(베라 파미가)와 존(피터 사스가드) 부부는 유산으로 세 번째 아이를 잃고 절망에 싸여있다가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한다. 고아원에서 또래보다 차분하고 영민한 9살 소녀 에스터(이자벨 퍼먼)를 발견한 이들 부부는 그녀를 새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에스터가 집에 온 후 집안은 불길한 분위기로 휩싸인다. 에스터를 괴롭힌 같은 반 친구가 놀이터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입양을 주선한 고아원의 원장수녀느 에스터가 수상하다며 찾아왔다가 처참한 모습의 시체로 발견된다. 에스터를 둘러싼 의문의 사고가 계속되고 대니얼과 맥스까지 위험에 처하자 케이트는 에스터의 정체에 의문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이 가장 무섭다"와 "외부에서 온 타자"의 공포를 활용한 호러영화. <두번째 사랑>, <디파티드>의 베라 파미가와 <K-19>, <킨제이 보고서> 등에 출연한 피터 사스가드와 부부 역할을 맡았다. 까만 머리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갖고 있는 12살 소녀 이사벨 퍼먼이 9살 에스터 역을 맡아 비밀의 싸인 소녀를 섬뜩하게 그려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