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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가스 살포 후 진압?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쌍용차 사측 노조 와해 공작…"부모 통한 회유, 보수단체와 연대"

'수면가스 살포 후 이를 이용한 야음을 틈타, 수면 상태에서 진압."
'회유책으로 부모의 건강이 위독하다고 통고한 뒤, 외부 탈출 후 체포, 회유한다. 부모를 통한 심리적 회유가 처, 자식보다 효과적.'


정리 해고로 노사 간 마찰을 빚고 있는 쌍용자동차 사측이 공장 내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을 해산하고자 강제 진압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겉으로는 '대화'를 말하면서도 뒤로는 수면가스 살포 뒤 진압, 노조원의 부모를 통한 협박·회유 등을 계획한 것. 이는 오는 20일 공권력 투입설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공개된 것이라 그 여파가 더욱 크다.

19일 민주노총은 서울 영등포구 대영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입수한 사측의 노조 탄압 계획이 담겨 있는 이메일을 공개했다. '강경책, 진압책, 회유책, 홍보'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사측 이메일은 지난 11일 회사 내부 간부들 중심으로 일괄적으로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 19일 민주노총은 영등포구 대영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계획 중인 수면가스 살포 후 농성 중인 노조원을 진압하는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나서서 지금의 쌍용자동차 사태를 해결해 즐 것을 요했다. ⓒ프레시안

쌍용차 사측, 수면가스 살포 뒤 진압 및 헬기 통한 노조원 압박 등 계획

이메일을 보면, 사측은 농성을 하고 있는 노조원에게 수면가스를 살포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민간인은 수면가스를 사용할 수 없을뿐더러 경찰도 진압 작전에서 수면가스를 사용한 사례는 없다. 사측은 '가용한지 확실하지 않으나 파업자 희생의 최소화를 위해 수면가스를 이용해 파업자들이 수면 상태에 있을 때 진압'을 언급하고 있다.

수면가스 살포 이외에도 구체적으로 농성 해산을 위한 노조원의 농성장 이탈 전략들이 이메일에는 담겨 있었다. 이메일에는 '공권력 투입 예상 일자(정확하지 않아도 됨)를 파업 이탈자 또는 파업자와 통신이 되는 사람들을 통해 진압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심리적으로 압박'한다며 이를 통한 노조원들의 대오이탈을 꾀했다.

공장 위로 헬기를 수시로 띄어 심리적 압박감을 배가시키는 방안도 이메일에는 담겨 있었다. 이메일에는 '경찰 헬기 1시간 간격의 순회 비행으로 심리적 압박감 배가시킴, 야간에도 실시, 수면 방해'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실제 쌍용차 평택 공장 상공엔 경찰 헬기가 주기적으로 저공비행을 하고 있어 이메일 내용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측은 부모를 통한 심리적 회유책도 구상했다. 사측은 이메일을 통해 '처, 자식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이라며 '부모 건강 위독(파업자 선별적 대응) 통고 후, 외부 탈출 후 체포, 외부에서 회유'한다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우익단체를 활용한 사측 입장을 홍보하는 계획도 담겨 있었다. 이메일에는 우익단체를 두고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대응 세력으로 활용'이라며 수십 개나 되는 우익단체 명단이 명시돼 있었다. 실제 지난 7일 사측이 주최한 집회에서는 보수단체 인사가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 쌍용차 평택 공장 위로 경찰 헬기고 날아가고 있다. ⓒ프레시안

민주노총 "이메일 내용, 경찰과의 협조 없인 불가능한 일"

민주노총은 사측이 이러한 내용의 이메일을 작성한 것을 두고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수면가스 살포 후 노조원이 농성을 하고 있는 도장공장에 진입하자는 계획은 마치 전쟁에나 등장할 법한 화생방전을 방불케 한다"며 "이것이 대화를 하자는 사측이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경찰 헬기의 저공비행을 두고도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가족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배가하자는 것"이었다며 "결국 사측은 사람을 더 죽이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미 쌍용자동차 노동자 중 3명이 정리 해고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자살을 택하거나 병환으로 사망한 바 있다.

부모를 통해 노조원을 회유하는 것을 두고도 쓴소리를 던졌다. 민주노총은 "파업 파괴를 위해 인륜까지 저버리는 패륜 행위"라며 "조합원들의 효심까지 파업 와해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발상으로,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사측의 계획을 두고 "경찰과의 협조, 협력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수면가스 살포 후 진압, 경찰 헬기 야간비행으로 수면 방해, 외부 탈출 후 체포 등의 행위는 경찰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수단"이라며 "사측이 이런 계획을 했다는 점은, 이미 사전에 경찰 측과 충분히 협의를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쌍용차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대상은 회사와 정부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노조원 회유, 가스 살포 등은 결국 회사가 대화를 하지 않고 어떻게든 농성을 해산시켜고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책임과 권한이 있는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특히 20일로 알려진 공권력 투입에 대해 민주노총은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것은 회사의 지시에 따라 공권력을 동원하는 행동이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과 성실한 노정교섭 등 쌍용자동차의 올바른 희생 방안 마련"이라며 "공권력 투입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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