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은 13일 제소에 앞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대는 실습 지원을 많이 해줄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이용해 대교협 차원에서 합리적 근거 없이 대학 재정 확충을 위해 담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예술계열 학생이 인문사회계열에 비해 200만 원 가까이 등록금을 더 내지만 정작 실험·실습비의 차액은 약 10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 그리고 대교협 차원에서 계열별 등록금 차등 책정 입장을 공식화했다는 점을 담합의 이유로 들었다.
▲ 예술대 학생들이 13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은 특히 차등 책정 입장 공식화와 관련해 "2000년 당시 대교협 사무총장은 '대학 재정의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점을 감안해 계열별, 전공 영역별 등록금 차등화 정책을 조기에 도입, 운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예술대생의 피를 짜내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대교협 및 대학을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에 제소한다"며 "그간 이를 묵인해왔던 당국은 철저한 규명을 통해 불합리한 제도를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목숨 걸고 졸업 작품 준비하는 예대생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3월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이어 예술대 학생들의 열악한 학업 환경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다.
동국대 예술대 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최윤혁 씨는 "실제작비가 2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드는 졸업 작품에 대해 학교는 학생 밥값만을 지원하고 있다"며 "그것마저도 쥐꼬리만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촬영을 할 때면 더 나은 장면을 위해 난간에 매달려 영상을 찍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보호 장치 역시 개인 지출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목숨을 걸고 촬영을 하다 다리가 부러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며 "언제까지 이런 환경에서 졸업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예술계열대학생연합은 "21세기 대학에서 학생들이 예술 활동을 영구히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의 현실을 반드시 바꿔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으로 대학순회 선전전, 대정부 농성, 3보1배, 촛불 집회 등을 진행하는 한편 오는 5월 1~2일 등록급 집회를 민주노총 총궐기에 맞춰 열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