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 강행 처리에 대한 법조계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재판소원제)이 27일 원안 그대로 국회를 통과했다.
위헌 논란에 졸속으로 수정안을 통과시킨 '법왜곡죄'(형법 개정)에 이어 대법원이 사실상 '4심제'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재판소원제법도 통과되면서 '사법 3법' 강행의 마지막 단계인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처리도 초읽기에 돌입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재판소원제에 대한 국민의힘 측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종결시키고, 재판소원제 관련 법안을 재석 225인에 찬성 162인, 반대 63인으로 법사위안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이어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서 민주당이 주장해온 '사법개혁 완수'는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 측은 즉시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저지에 나섰지만, 이 법안도 28일 오후 토론 종결 시간이 도래하면 민주당 주도 강행 처리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재판소원제는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판 당사자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법원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은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반대 의견을 명확히 해왔다. 법원행정처는 법사위에 제출한 반대 의견서에서 "실질적으로 4심제 도입과 마찬가지로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법원이 아닌 곳에서 재판한다든지, 불복이 있다 해서 대법원을 넘어서까지 재판을 거듭한다면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오전 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며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전국법원장회의 등을 통해 사법 3법 처리에 반대해 온 만큼 이를 제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는 한편 국회를 향해 불편한 메시지를 던진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법 또한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 수순을 밟았다. 정청래 대표는 박 행정처장의 사의 표명을 두고도 "사표를 낼 사람은 조희대 대법원장"이라며 "사법불신의 원흉 조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역공을 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으로 내정된 천대엽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대해서도 "천 내정자는 조 대법원장과 함께 내란에 침묵하며 사법 불신을 자초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하는 등 전선을 확장하기도 했다.
28일 토론 종결 직후 처리가 전망되는 대법관 증원법은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초 민주당이 법사위 전체회의에 올렸던 '30명' 방안에서 수정된 내용으로, 법 공포 2년 후부터 4명씩 3년에 걸쳐 대법관 12명을 증원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관이 증원될 경우 하급심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박영재 행정처장은 "필연적으로 하급심에 있는 우수 판사들이 다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와야 하는데 우수한 하급심 판사들의 대법원 이전을 보충할 만한 방법이 없다"며 "하급심 약화가 굉장히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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