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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항의서도 안 받고…이 나라 대통령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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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항의서도 안 받고…이 나라 대통령 맞나"

[현장] 용산 참사 유가족, 청와대 앞에서 농성

"우리 아버지가…. 좀 막지 말란 말이야!"

역시 청와대 문턱은 높았다.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4일 청와대를 찾은 유가족은 경찰이 막는 통에 항의 서한도 전달할 수 없었다. 고 이성수 씨의 아들 이모 씨는 거칠게 밀어내는 경찰 앞에서 결국 눈물을 흘렸다.

분을 참지 못한 고 윤용현 씨의 부인 유영숙 씨가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 담벼락 위에 올랐다. 그는 "국민 항의서도 받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냐"며 "대통령이 항의서를 받을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고 말한 뒤 입을 닫았다. 담벼락의 높이는 2미터가 넘었다.

농성이 2시간 가까이 이어진 끝에 유족들은 민원실에 항의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유씨는 오후 1시 30분경 담벼락에서 내려왔다.

▲ 용산 참사 유가족은 기자 회견 이후 항의서를 전달하고자 청와대로 향했지만 경찰이 이를 막았다. ⓒ프레시안

"100명 넘는 인력 동원해서 나온 결과가 고작…"

앞서 시민·사회단체는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구속 처벌을 촉구했다.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는 "자기 잘못을 모르는 사람은 바보고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아도 사과하지 않는 사람은 천치"라며 "이 두 단어가 합쳐져 지금의 대통령이 만들어졌다"고 비난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변이나 제대로 나오는 줄 아는가"라며 "식사를 제대로 하나, 잠을 제대로 자나. 어제는 검찰청, 오늘은 청와대… 죽을 힘을 다해서 고인의 죽임이 개죽음이 되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나 역시 그랬다"며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이날 기자 회견문에서 "27명의 검사와 100여 명이 넘는 수사 인력이 동원돼 2주간 조사한 검찰 수사 결과가 고작 '철거민이 던진 화염병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 뿐"이라며 "이는 사건의 진실을 은폐·왜곡하고 어느 한 편의 주장에만 귀 기울이는 검찰 수사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고인과 유족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또한 "살인 진압 책임자 김석기와 원세훈을 당장 구속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 용산 대책위원회는 4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 처벌을 주장했다. ⓒ프레시안
▲ 항의서를 전달하려는 유가족을 막는 경찰들. ⓒ프레시안
▲ 청와대로 향하는 인도 및 찻길이 모두 막히자 분을 참지 못한 고 윤용현 씨의 부인 유영숙 씨가 청운동사무소 담벼락 위에 올랐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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