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투쟁 석달째 접어든 경찰청고용직공무원노동조합이 21일 오전 경찰청이 위치한 서울 서대문 로터리의 높이 20m의 교통관제탑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길어진 '농성'만큼 투쟁 양상도 극단을 치닫는 모양새다.
***경찰청 고용직 노조, 교통 관제탑 점거 농성 돌입**
김미숙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김은미 강원 지부장, 안선영 조합원은 이날 오전 7시30분경 사다리를 타고 지상 20m 높이의 교통 관제탑에 올라가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 30여명은 이보다 늦은 시각인 오전 8시경 서대문 로타리에 도착, 점거 농성에 올라간 동료 조합원들을 위한 지지 농성에 돌입했다.
관제탑에 오른 조합원들은 '직권면직 철회, 기능직 전환'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현수막과 약간의 음료수를 제외하고 방한 물품 등 다른 장비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장희정 노조 사무국장이 전했다.
서대문 로타리 일대에는 곧바로 경찰병력과 구급 요원들이 배치됐다. 관제탑 바로 아래에는 추락사고 등을 대비해 대형 매트리스가 준비돼 일촉즉발의 상황을 감지케 했다.
장희정 노조 사무국장은 "경찰청과 노조는 협이에 있어 어떤 진전도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며 "경찰청장 한 번 면담하자는 요구가 그렇게 들어주기 어려운 것인가"라며 허준영 경찰청장의 면담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오는 23일 경 허준영 경찰청장은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과 면담을 예정해 놓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부터 직권면직 된 경찰청고용직공무원을 대신해 경찰청과 의견교환 통로로 활동하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이영순 의원과 면담에서 정작 당사자인 노조는 배제돼 있다"며 "우리의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 말하고, 경찰청장의 책임있는 입장을 직접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제탑 점거농성에 들어간 조합원들은 경찰청의 책임있는 담당자가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약속하기 전까지는 내려오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측은 일단 내려오고 나서 대화하지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일괄 직권면직(해고)된 이들 노조 조합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여의도 민주노동당 당사를 거점으로 농성을 벌이며 연일 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며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일괄 직권면직은 부당한 처사라며 기능직 전환 등을 요구해 왔다.
허준영 경찰청장이 지난 1월 국회 행자위 인사청문회 당시 이들 문제에 대해 "대책마련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해 전향적인 조치가 기대됐지만, 현재까지 이렇다할 가시적인 조치는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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