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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1400선도 붕괴…"어디가 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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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1400선도 붕괴…"어디가 끝이냐"

환시장 불안 지속으로 환율 1300원마저 위협

금융시장의 혼란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1400선 밑으로 추락했다. 외국인이 투자자금을 뽑아가면서 달러 결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1300원 턱밑까지 올라갔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세가 지속되고 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0.90포인트(4.29%) 하락한 1358.75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점까지 내려갔다. 장중 한때 1351까지 밀리며 1350선마저 위협받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지수 역시 6% 가까이 급락하며 406.39를 기록, 40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특히 코스닥 선물가격도 6% 이상 급락함에 따라 증권선물거래소는 오전 10시 51분 경 코스닥시장에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올들어 코스닥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다섯 번째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5% 이상 급변동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시켜 현물시장의 급변동을 막기 위한 조처다.

외국인은 이날도 2544억 원을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갔다. 지난 주말 순매수하며 장을 떠받친 기관도 1229억 원을 순매도하며 외국인과 보조를 맞췄다. 다만 개인은 4084억 원 순매수에 나서며 3거래일 연속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매도 우위가 이어지면서 달러 결제 수요도 증가, 원-달러 환율은 45.50원 오르며 1269.00원까지 올랐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2년 10월 1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원-달러 환율은 무려 1290원까지 치솟아 13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원화 약세는 다른 통화에도 마찬가지다. 원-엔 환율은 10년 6개월 만에 100엔당 1200원대로 올라섰다.

자산시장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에 비해 무려 2.11%나 오르며 5.82%를 기록했고, 91일물 CD금리 또한 0.34%오른 5.90%를 기록, 기준금리가 6%에 바짝 다가섰다. 불안심리가 환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모양새다.

시장의 위기감이 지속되는 근본 원인은 환시장 불안 때문이다. 미국 금융권의 달러난이 워낙 심해 외국인의 달러 인출은 지속되는 반면 국내 자산시장에는 달러 유입이 제대로 되지 못해 앞으로 전망도 쉽지 않다. 정부에서 긴급 달러 유동성 방안을 연이어 내놨지만 약발이 듣지 않는 모양새다.

게다가 미국 금융권의 위기감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모양새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은 장기 전망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 미국 고용지표에서 서비스업 취업자 감소 수준은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고용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실물경기 방향타다.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유수의 제조업도 조속한 구제금융이 없다면 앞으로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 밑으로 떨어진 6일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이 시세판을 지켜보고 있다. 지수 급락이 이어지면서 사진을 위해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은 거래소 직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됐다. ⓒ뉴시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해외 시장지표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한 부분이 뒤늦게 반영되는 데다 미국에서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됐지만 실물경제로의 침체 전이가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이미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지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도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어 투자심리 악화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실물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환율이 이처럼 높은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황 연구위원은 "기업과 은행권의 달러 부족 사태는 자칫 보유자산 매각과 금리인상으로 이어져 가계소비를 더욱 위축시키는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환시장이 안정되지 않는 한 자금시장 악화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미국의 금융위기가 이미 유럽 등 세계 각지로 번져 장기간에 걸친 국제 금융 동반침체가 현실화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아이슬란드는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국가 파산 우려마저 제기된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지난주 단행한 3위 은행 글리트니어의 반국유화 대책에 이어 해외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아이슬란드뿐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등의 유수 금융기업마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은 이번 주 국내외에서 연이어 발표되는 각종 지표가 단기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에는 한은 금통위(9일)가 예정돼 있고, 9월 생산자물가 동향과 8월 통화 및 유동성지표 동향(8일) 등도 발표된다. 미국에서도 8월 소비자신용지수와 주택판매, 무역수지 등이 연달아 발표된다. 또 구제금융법안 통과에 따른 첫 사례가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올 것으로 보여 그 결과도 단기 국제자금시장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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