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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도 함께 한 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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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도 함께 한 오체투지

[오체투지 10일째] 종교의 벽을 넘어 순례 길에서 하나 되다

오체투지 순례 9일째인 지난 12일 오체투지 순례단에도 추석 기운이 물씬 풍겼다. 이날 순례단은 오전 일정만 진행했다. 진행팀원들이 추석 연휴 기간에는 고향에 가기 위해서였다. 순례단은 추석을 맞아 12일 오후부터 16일까지를 연휴 기간으로 보내기로 했다.
▲순례단이 지나는 길목에 추석을 맞이하는 5일장이 열렸다 ⓒ오체투지순례단

또 이들이 지나는 길목에 추석을 맞이하는 5일장이 열렸다. 복잡한 장터를 오체투지로 지나기는 어려웠다. 이날도 순례단은 계획한 종착 지점에 도착하지 못했다.

순례단은 "오전 일정으로 전남 구례군 산동면 면사무소 앞까지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산동면 보건소 앞 삼거리까지만 일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매월 2일과 7일에 산동면에 5일장이 서는 날이다. 순례단은 "추석을 앞둔 시점이라 이날 장은 더 혼잡스럽고 주민들의 이동이 많아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순례단에 따르면 이날 순례 길은 오전만 진행돼 다른 날보다 훨씬 수월했다. 그러나 이들은 "추석이니 가을이라지만, 한번 달구어진 도로의 열기는 쉽사리 식지 않았고, 오전만 진행한 순례라도 진행하는 방향으로 그늘이 별로 없어 아스팔트는 순례 길의 여전한 난제"라며 "이제 순례 2주차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지만, 이 부분은 여전히 견디기 힘들다. 다음주에 19번 국도로 순례길이 진행되면 더욱 심해질 것 같다"고 밝혔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오체투지 함께하다

이날 순례 길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함께 오체투지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순례단은 "이날은 순례에 참여한 사람 중에서 오체투지로 순례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사람들이 많았던 날"이라며 "특히 전남 목포에서 온 이윤선 씨 가족은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자녀들이 함께해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직접 오체투지를 한 중학생인 이붕 학생은 순례 내내 화제의 중심이었다. 이붕 학생은 "두 분(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이 매우 힘들어 해서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따라해 보고 나니 너무 힘들었다"며 "(두 분의 순례가 )몇 달 동안 지속된다니 걱정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두 성직자 분들이 종교 간의 갈등, 국민화합 등 사회적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오체투지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기도로 많은 사람들이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전북 부안에서 부모와 함께 온 한 초등학생도 "두 분이 힘들 것 같다"며 "아마도 대운하 건설, 광우병쇠고기 수입 등 잘못된 일을 고치기 위해 오체투지를 하는 것 같고 이명박 대통령은 벌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례단은 "계산할 줄 모르는 아이들의 이야기 역시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일 것"이라며 "미래세대와 여성, 먹을거리, 생태 등 그동안 권리를 가지지 못했던 것들이 광화문 촛불 민심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했듯이 우리 다음 세대의 주역인 아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어른들이 말하지 못하는 진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체투지를 함께한 초등학생. 몹시 힘들어 하는 표정이다. ⓒ오체투지순례단

▲이날은 순례에 참여한 사람 중에서 오체투지로 순례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사람들이 많았던 날이다. ⓒ오체투지순례단

종교의 벽을 넘어서 순례 길에서 하나 되다

순례단은 너무 익숙하게 오체투지를 하는 이윤선 씨 가족에게 "혹시 사찰이나 성당을 다니면서 기존에 경험해본 적이 있냐"고 물으니, 이 씨 가족은 종교가 "개신교"라며 "처음한다"고 답했다.
▲오체투지 순례 길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 만큼이나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 ⓒ오체투지순례단

이렇듯 오체투지 순례 길에는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 만큼이나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 순례단은 "이날도 아침부터 여러 사람이 모였다"며 "부안에서 온 사람도 있고, 목포에서 온 사람도 있고, 지역만 다른 것이 아니라, 각자가 믿는 믿음 역시 달랐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흔히 오체투지 순례단에 어느 종교를 가진 사람이 많이 참석하는지 묻는데, 참가자들의 지역이 다르듯 종교 역시 다양하며 그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이번 주 내내 가장 먼저 아침 순례 장소에 함께 하는 구례와 순천 지역의 목사님들을 비롯해, 오랜 시간 열차를 타고 와서 짧은 시간 순례에 참여하고 귀가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서로 다른 종교인이 함께 모여 한 길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 길에서 생명과 평화의 마음을 나누는 모습, 그것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순례단은 "이렇게 하루하루 길에서의 인연이 힘든 순례 길을 이끄는 힘"이라며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 우리 사회에 획일화되지 않은 다양한 종교와 이념, 사고가 평화로운 상생과 공존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순례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오체투지 순례단은 지난 16일까지의 추석 연휴를 마치고 순례 10일째인 17일 오전 8시에 전남 구례군 산동면 보건소 앞에서 순례를 시작했다. 이들은 전남 구례 산동면 현천마을 입구(계천교 경유)를 지나 19번 국도에서 하루 일정을 종료할 계획이다.
▲동심도 함께한 오체투지. 휴식시간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두 성직자. ⓒ오체투지순례단

▲오체투지 9일째. 여전히 가을볕은 따갑다. ⓒ오체투지순례단

▲경운기를 타고 오체투지 순례단을 지나치던 가족이 가볍게 목례를 했다. ⓒ오체투지순례단

▲고된 순례 길에도 활짝 웃는 수경 스님 ⓒ오체투지순례단

▲기도-사람과 생명, 평화의 길 ⓒ오체투지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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