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예배선택권'을 요구하며 46일에 걸친 장기단식을 벌인 결과 학교측의 약속을 믿고 지난달 25일 단식을 풀었던 강의석(18. 대광고 3)군이 지난 16일 다시 단식을 들어갔다. 학교가 문서로 약속을 한 지 3주가 지났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데다가 약속을 파기하려는 노골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대응이다.
이같은 사실은 강군이 인터넷 카페 '미션스쿨 종교와자유'(cafe.daum.net.net/whdrytkfkd)에 올린 글을 통해 확인됐다.
강 군은 이 글에서 "학교 쪽이 전교생에게 예배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합의를 하고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문서로 작성한 합의 내용을 학교 쪽이 적극적으로 합의를 이행할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군은 이어 "일부 선생님들이 '예배에 들어가지 않으면 교실에서 성경공부를 해야 한다', '예배 선택권 보장 절차가 복잡하다'는 식으로 설명하여 합의내용을 어기고 있다"며 "학교 쪽은 합의안에 따라 조속히 학생들의 예배 참석 여부를 조사해 예배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군의 '합의사항 불이행' 주장에 대해 대광고 '기독교 교육문제 대책협의회'의 한 교사는 "강군이 보기에 학교 쪽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학생들에 대한 종교 조사 등도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군은 지난 6월16일 강제 예배에 반대한 '교내방송'을 내보내고, 서울시 교육청 앞 1인 시위를 벌이다 7월8일 제적통보를 받았다. 이후 강 군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퇴학무효 소송을 내는 등 외로운 투쟁을 지속하다 지난 9월1일 법원으로부터 퇴학무효 가처분 결정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9월25일 학교로부터 예배 선택권을 약속 받았었다.
교육계 등에서는 고3인 강군이 수능시험을 채 한달도 남겨놓지 않은 중요한 시기에 학교측의 위약으로 또다시 강군이 단식에 들어간 이번 사태에 대해 학교측에 대해 차가운 시선을 던지고 있다. 교육기관이 이처럼 약속을 우습게 여기면서 어떻게 교육기관이라 자처할 수 있느냐는 따가운 눈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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