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정몽준, 당권은 떼 놓은 당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정몽준, 당권은 떼 놓은 당상?

변화된 당권구도…고개 드는 '불가론'

한나라당 7월 당권 경쟁의 관심사는 정몽준-박근혜 '빅매치'의 성사 여부였다. 서울 입성 성공을 계기로 당내 영토를 확장하려는 정 의원과 결코 시들지 않은 저력을 과시한 박 전 대표 간의 대권 전초전은 볼만한 게임이다.
  
  하지만 박근혜-정몽준 대결은 불발 가능성이 커졌다. 박 전 대표가 "전대 불출마"를 공언해서다. '친박 복당'을 전제로 한 얘기지만, 복당이 불발된다고 해도 그가 당권경쟁에 직접 뛰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다. 7월 당권 경쟁의 테마는 자연히 '정몽준이냐 아니냐'로 좁아졌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박근혜의 당권 포기는 정몽준의 탄탄대로여야 한다. 거론되는 당권주자들의 정치적 무게감을 비교해 봐도 정 의원에 필적할만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정몽준 당권'은 떼 놓은 당상일까?
  
  박근혜 빠지자 정몽준 매력도 시들
  
  실제 분위기는 역으로 흐른다.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수도권의 한 소장파 의원은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분들은 이번 당권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게 본인과 당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권 주자들의 당권 불출마" 요구가 본격적으로 발화 채비를 갖춘 셈이다.
  
  강재섭, 이재오, 박근혜 등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이들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남은 대권 주자는 정 의원 뿐이다. 한나라당 당권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여기서 출발한다. '박근혜 빠진 정몽준의 독자적 흡인력'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함수관계가 있다.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정 의원에 대한 주목도가 함께 커졌다. '박근혜 대항마로서의 정몽준'이란 의미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재오 의원 등 이명박계의 구심이 무너진 뒤 정 의원을 이명박계의 불가피한 선택지로 보는 시각이 늘어났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박 전 대표의 전대 불출마 선언은 '정몽준 쏠림'의 가장 큰 조건이 사라졌다는 뜻이 된다. 대권주자 전대 불출마 요구도 이제는 '정몽준 불가론'이나 다름없는 말이 됐다. 당권 구도가 박근혜 견제 구도에서 정몽준 견제 구도로 초점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명박계의 한 축인 이재오계는 일찌감치 정 의원 등 대권주자들의 전대 불출마를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해 당권 도전 계획을 밝힌 공성진 의원은 최근 정 의원의 당권 도전에 비판적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총선 이후 이명박계 신주류로 주목받는 '안국포럼' 멤버들도 정 의원에게 확실한 신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백성운 당선자는 '정몽준 당대표 카드'에 대해 "당 대표에 대한 기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조금은 리더십을 보여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들과 교집합이 넓은 소장파 진영도 남경필, 정두언 의원 등을 내세워 독자적으로 당권에 도전하는 계획을 만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이상득 공천 갈등으로 전초전을 치렀던 중진그룹이 드러내 놓고 정 의원의 손을 들어줄 경우, 반대급부로 소장파들의 결집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당권경쟁에 속내를 감추고 있는 청와대와 이상득계를 제외하곤 당내 거의 모든 세력이 정 의원의 당권 도전에 편치 않은 기색이다. 정 의원으로선 한나라당의 신주류인 이명박계로부터 대표성을 폭넓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인 셈이다.
  
  이명박-박근혜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
  
  물론 돌파구가 없는 건 아니다. '정몽준이 아니면 누가 적임자냐'는 물음에 누구도 똑 부러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5선의 김형오 의원은 관리형 당대표의 적임자로 꼽히지만 차기 국회의장에 관심이 가 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안상수, 공성진, 홍준표, 남경필, 정두언, 박진 의원 등도 독자적으로 당권을 거머쥐기엔 정치적 무게감과 세가 턱없다. 이들 가운데 '이명박 색깔'이 짙은 인사들은 '관리형 대표'로서도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정 의원이 최근 이명박계의 당협위원장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한편, 뉴타운 문제에 선명한 목소리를 내며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수도권 당선자들의 반감을 대변하는 점은 주목해 볼 대목이다.
  
  정 의원이 민감한 현안인 박근혜계의 복당 문제에 대해 명쾌한 입장 표명이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정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복당 논란과 관련해 "그분들이 상처받은 것도 있고, 한나라당도 그분들의 출마로 상처받은 게 있다"고 무색무취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박근혜계가 전당대회 대응과 관련해 대리인을 통한 최고위원 지분 확보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정 의원이 향후 이 문제에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는 눈여겨 볼 지점이다. 박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정 의원이 박근혜계와 각을 세울 이유가 사라진 마당에 박근혜계는 정 의원이 끌어안아야 할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정 의원의 당권 도전의 최대 관건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실권을 가진 청와대와 이상득계의 '정몽준 밀어주기' 여부,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개선 문제다. 이는 양립이 어려운 문제다. 정 의원이 과연 두 마리 토끼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