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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진보 양당', 향후 진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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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진보 양당', 향후 진로는?

민노 '진보 대통합' 박차…진보신당 '가시밭길' 예상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양당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권영길, 강기갑 의원 등 두 명의 재선의원을 배출하고 비례대표까지 거머쥔 민주노동당은 크게 환호했다. 반면 진보진영의 스타급 의원인 노회찬, 심상정 의원을 잃은 진보신당의 상실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민노 "과감하게 혁신하고 크게 하나가 되자"

민노당 천영세 대표는 권, 강 의원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선거 혁명"이라고 이번 선거를 규정했다. 그는 "이 역사적인 뜻을 가슴에 새겨 이후 1% 부자정부에 맞서 서민의 정치, 노동자의 정치, 농민의 정치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민노당의 참패를 예고한 출구조사 발표 직후 박승흡 대변인이 '역대 최저 투표율'을 만든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횡포"를 지적하며 "최악의 투표율은 민노당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됐다"고 밝힌 것과는 180도 다른 평가다.
▲ 권영길, 강기갑 의원 등 두 명의 재선의원을 배출하고 비례대표까지 거머쥔 민주노동당은 크게 환호했다.ⓒ연합뉴스

진보정당의 분당이라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 2곳의 지역구에서 승리를 일궈낸 민노당은 상당한 선전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의도 당사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천영세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 사이에선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두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축제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무엇보다 지난 대선에서 3%라는 사상 최악의 참패를 겪고 경남 창원으로 돌아간 권영길 후보가 17대에 이어 진보정당 최초로 '지역구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민노당의 원내 무게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한미 FTA 반대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강기갑 후보가 여당의 사무총장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재선에 성공했고, 9일 11시 현재 추세대로라면 비례대표도 3~4명가량 얻을 것으로 예상돼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 유력하다.

민노당은 이를 바탕으로 진보신당 등 진보세력을 장기적으로 규합해나가는 '진보 통합' 구상을 곧바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천영세 대표는 "어제까지 한 솥밥을 먹던 동지인 노회찬과 심상정 후보가 근소하게 탈락한 것은 진보정치 운동의 큰 손실이자 불행"이라며 "여기서 교훈을 찾아 총선 이후 진보정치가 더 과감하게 혁신을 이뤄내고 더 크게 하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진보신당 "진보는 시련 속에 영글어"
▲ 진보신당의 분위기는 극도로 침울하다. 당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노회찬, 심상정 등 투톱이 고배를 마신 게 결정적이다.ⓒ연합뉴스

진보신당의 분위기는 극도로 침울하다. 당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노회찬, 심상정 등 투톱이 고배를 마신 게 결정적이다.

선거기간 중에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근소하나마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노회찬 대표의 낙선은 '설마'했던 진보신당 관계자들의 기대를 무참히 무너뜨렸다.

심상정 대표도 통합민주당 한평석 후보의 파기로 무산된 후보단일화 실패가 가슴에 남게 됐다. 지난해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부터 가파르게 정치적 중량감을 상승시켜 온 심상정의 '심바람'도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정당투표에서 3% 이상 획득 정당을 대상으로 나누는 비례대표도 현 시점에선 기대하기 어려워 진보신당은 '원외 정당'으로 밀려날 것이 유력시 된다. 당초 계획했던 2단계 창당 구상에 의거하면 총선 전까지인 1단계 시나리오는 결실을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진보신당의 이 같은 패배는 인지도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 1개월 전에 당이 급조돼 당명 알리기가 녹록치 않았던 것. 정당투표 번호도 13번을 배정받아 무명의 군소정당과 함께 후순위로 밀려났다.

민노당과의 진보 맹주 경쟁의 1라운드는 민노당의 완승으로 끝난 셈. 그러나 대북관에서 민노당과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고, 분당의 촉매제가 된 '종북주의' 논쟁을 거치며 감정의 골도 깊어진 터라 진보신당이 민노당과 재결합할 가능성은 현시점에선 거의 없다.

심상정 대표는 총선 결과가 윤곽이 드러내자 "진보정치는 시련 속에서 영글어간다. 총선 결과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우리는 패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중조직의 뒷받침도 없이 원외 정당의 가시밭길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지만, 진보신당이 시련을 극복하고 4년 뒤 원내에 진입할 수 있을지를 현시점에서 장담키는 매우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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