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논란 정몽준 "피곤한 상태에서…"

MBC 방문해 직접사과…'성희롱' 명확히 인정 안 해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정몽준 후보가 3일 해당 여기자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인 '성희롱'에 대해선 명확한 인정을 하지 않았다.

정 후보는 오후 5시께 MBC를 방문해 김 모 기자와 송재종 보도본부장 등 MBC 간부들과 함께 약 20여분 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윤능호 보도제작국 부장에 따르면 정 후보는 "심려를 끼치고 마음에 상처를 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손이 그렇게 됐는지 나중에 알고 상당히 놀랐다. 바로 사과하지 못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어 곧바로 오후 6시 경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금 전 MBC를 방문해 김 기자를 만나 어제 일에 대해 사과했다. 본의는 아니었으나 김 기자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고 김 기자도 나의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어제 상황을 잠시 설명 드리면 내가 며칠 동안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피곤한 상태에서 왼손으로 김 기자의 오른쪽 뺨을 건드려서 김 기자가 모욕감, 수치감을 느끼게 된 데에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 인터뷰 중 여기자의 뺨에 손을 대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3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정 후보는 이어 "아침에 낸 보도 자료는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김 기자의 어깨를 툭 치는 순간 본의 아니게 김 기자의 얼굴에 손이 닿았다"고 말해 거짓 해명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MBC 측은 일단 정 후보의 사과를 수용해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사건만 보도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후보가 '성희롱'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기자회견에서 밝힌 그대로다"고 즉답을 피해 추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손이 그렇게 됐는지 나중에 알고 놀랐다", "잠을 자지 못한 피곤한 상태였다"는 식의 해명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는 한편 직접 사과와 관련해 당 지도부의 권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권유라기보다는 염려하는 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정 후보는 지난 2일 거리 유세 현장에서 MBC 보도국 김 모 기자가 "오세훈 시장은 뉴타운 추가 지정에 반대하는 입장인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다음에 얘기합시다"라며 왼쪽 손으로 김 기자의 뺨을 두 번 건드렸다. 이에 김 기자는 "이건 성희롱이다"라고 강하게 항의해 성희롱 논란에 휘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