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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 가면, 감자줄 주택에 들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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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 가면, 감자줄 주택에 들르세요"

[덴마크에서 살아보니ㆍ<20>] 지금은 지식인 거주지가 된 노동자 주택단지

코펜하겐 도심지 가까운 곳에는 또 하나의 명물 주택단지가 있다. 이른바 '감자줄' 집이라고 부르는 연립주택이 그것이다.

덴마크에서 19세기 중반은 큰 변혁의 시기였다. 1849년 입헌 군주제가 되면서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제도가 시작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산업화가 진행되어 코펜하겐으로 몰려드는 노동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엄청난 주택의 수요가 뒤따랐는데 이 시기에 지어진 것이 '감자줄' 집이다. 마치 감자를 심어놓은 줄처럼 다닥다닥 줄 맞춰서 지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 ⓒ김영희

1865년 11월 코펜하겐에서는 노동자 주택 조합이 발족했을 때 이 발족식에서 두 명의 물리학자가 강연을 했다.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주택을 건설하고 주택조합을 유지, 발전시켜서 주체적으로 주거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지의 강연이었다.

그들은 노동자가 집을 소유하게 되면 사회불안이 완화되어 혁명을 억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응해 노동자 주택조합은 1866년 집 열채를 시작으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많은 물량의 노동자 주택을 건설했다.

이 조합에서 한꺼번에 가장 많이 지은 단지가 1873년에 시작해서 1889년에 완성된 바로 이 감자줄 주택 단지다.

480세대 분량의 이 주택단지에 노동자들은 우리의 계처럼 조합에 매 회 돈을 붓고 나중에 제비뽑기를 해서 입주를 했다. 그러나 막상 집을 소유하게 된 가난한 노동자들은 방마다 세를 주었다고 한다.

이 주택단지에는 당시의 산업화에 따른 인구 집중, 새로 형성된 노동자 계급, 그들의 주택소유 욕구, 주택소유를 통해서 중류층을 본뜨려는 신분상승의 욕망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외관상 몹시 초라한, 노동자 냄새를 물씬 풍기는 이 연립주택이 지금은 코펜하겐에서도 매우 인기 있는 주거단지가 되었고 집값도 매우 비싸다.

주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교수들, 예술가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필자 이메일 : kumbikumbi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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