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아카데미 시즌 열기 후끈

[특집] 아카데미상 후보작들 대거 개봉 예정

2월 24일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둔 현재, 한국에서도 이른바 '아카데미 시즌'의 열기는 뜨겁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는 2월과 3월은 통상적으로는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대신 골든글로브상과 아카데미상 후보작 및 수상작 중 작년에 개봉되지 못한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영화광들에겐 바쁜 시기일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가 강세이던 요 몇 년과 달리 작년 한 해 외화가 강세를 띄었던 만큼 대부분의 후보작들이 수입되어 국내 개봉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그 여세를 몰아 작년 칸영화제 수상작들도 속속 수입되어 개봉 초읽기에 들어갔다. 먼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색상, 촬영상, 여우조연상 등 7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어톤먼트>는 영국의 아카데미상이라 할 수 있는 BAFTA 시상식에서 총 14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이 중 작품상과 프로덕션 디자인 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 <오만과 편견>을 연출했던 조 라이트 감독이 키라 나이틀리와 제임스 맥어보이를 주연으로 내세워 이언 맥큐언의 원작소설을 영화에 옮겼다. 국내에서는 2월 21일 개봉할 예정이다. 같은 날 개봉하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엔 형제가 <레이디킬러> 이후 3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어톤먼트>와 마찬가지로 작품상과 각색상, 촬영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등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어톤먼트>가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각색상을 사이좋게 나눠가진 전례가 있다. 또한 작품상과 각색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주노> 역시 21일 개봉할 예정으로, 작품상 후보 다섯 편 중 세 편이 국내에서는 같은 날 동시에 선을 보이게 됐다.

<펀치 드렁크 러브> 이후 무려 5년만에 신작을 내놓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후인 3월 6일 개봉할 예정.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역시 작품상과 각색상, 촬영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오늘(2월 14일) 개봉하는 <잠수종과 나비>의 경우는 프랑스어로 된 프랑스영화임에도 아카데미상 4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특이한 케이스이다. 작년 칸영화제에서 감독상과 기술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에서도 감독상과 촬영상, 각색상 등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역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한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은 비록 아카데미상 후보에는 들지 못했지만 수상작 개봉 열기를 타고 2월 28일 개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골든 에이지>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케이트 블랜칫을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려놓은 토드 헤인즈 감독의 <아임 낫 데어>는 3월 20일 개봉된다. 그러나 토미 리 존스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려놓은 <엘라의 계곡>, 각본상을 비롯해 로라 리니와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이 각각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에 후보로 오른 <야만인들>, 그리고 여우주연상 후보인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을 맡은 <어웨이 프롬 허>의 경우는 국내에 수입은 됐으나 아직 개봉일자를 잡지는 못한 상태. 숀 펜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남우조연상과 편집상 후보로 오른 <인투 더 와일드> 역시 아직 개봉에 대한 소식이 없어 국내 영화팬들의 궁금증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렇다하게 눈에 띌 작품이 나오지 않았던 한국과 달리, 작년의 미국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화제작들을 대거 내놓고 해를 넘긴 올해까지도 전세계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