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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내협력업체, '위장도급사'에 불과하다"

현대차 비정규노조, '현대차 불법파견 실태' 발표

전체 임금노동자 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이른바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노무현대통령이 31일 기존 노-사-정 위원회를 3자외에 비정규직과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5자회담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비정규직 문제가 노조든 기업이든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최대 노동현안으로 급부상하는 순간이다.

***현대차 비정규 노조, 현대차 사내 불법파견근로 실태 고발**

민주노총 산하 단체인 금속산업연맹과 현대자동차 비정규노조는 지난 27일 울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속연맹이 지난 3월부터 4월간 실시한 자동차 업종 불법파견 실태조사 결과의 일부를 발표했다. 또 자체조사결과 불법파견이 확인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 대해 울산 노동사무소에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금속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의 자체 조사 결과를 오는 6월6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 비정규노조는 31일 <프레시안>에 현대자동차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파견근로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내왔다.

이들이 보내온 자료 "현대자동차 사내협력업체, 도급인가 파견인가"에 따르면, (주)현대자동차 사내협력업체의 다수가 노무관리와 사업경영에 있어 독립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사내협력업체, 원청의 직접 지시받는 노무관리**

먼저 노무관리를 보면,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모두 정규직 노동자들과 단일한 콘베이어라인의 동일한 작업조에 함께 편재되어 혼성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작업의 성격 또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작업과 동일해 업무내용의 차이가 없다.

또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과 똑같이 (주)현대자동차의 조립작업지시표와 사양식별표, 서열표 등에 의거하여 조립작업을 하고 있으며, 작업중 불량이 발생할 경우 (주)현대자동차 소속 관리자들이 불량 발생사실을 알려주고, 수정 및 작업개선을 지시한다.

또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주)현대자동차에서 내어준 출입증을 패용해야만 사내출입이 가능하고, (주)현대자동차가 정한 시업, 종업, 휴식, 식사시간을 따르고, 잔업과 특근도 원청의 지시에 따른다. 원청 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면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작업을 하지 못하고, 원청 노사간 근로시간이나 휴게시간의 변경이 생길 경우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그 변경에 그대로 따른다.

또 (주)현대자동차의 생산방식 변경, 차량 단종, 신차투입 등으로 생산체계의 개편이 있을 경우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주)현대자동차의 필요에 따라 빈번하게 배치전환되고 있으며, (주)현대자동차의 신규채용인력이 현장에 배치될 경우에도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전화배치되는 등, 공정이동과 인사이동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은 협력업체가 아니라 (주)현대자동차 측에 있다.

이에 현대차 비정규노조는 "사내협력업체들은 실질적으로는 (주)현대자동차의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할 뿐, 독립적인 인사노무관리의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위장도급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사내협력업체, 기본적인 작업도구도 보유하지 않아**

그렇다면 현대차 사내 협력업체들은 사업경영상 독립성은 갖고 있는가. 현대차 비정규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자료에 따르면, 사내협력업체들은 작업성과와 무관하게 고용한 노동자 수와 근무시간에 따라 일정한 비율의 이윤을 (주)현대자동차로부터 보장받고 있으며, 자신의 책임 하에 조달-지급하는 소요자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협력업체가 부담해야 할 사업소 세금이나 4대 보험료까지도 (주)현대자동차가 주는 기성금 안에 포함돼있다.

또 협력업체들은 자동차 최종조립에 필요한 기본적인 작업장소, 작업도구, 시설, 기계설비, 소모품조차 자체 보유하지 않고 (주)현대자동차 측으로부터 제공받는다. 심지어 가장 간단한 임팩트와 스패너들까지도 (주)현대자동차 소유이다. 작업교육 역시 (주)현대자동차 관리자들이 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를 근거로 현대차 비정규노조는 "사내협력업체들은 (주)현대자동차에 완전 종속된 단순노무공급업체, 즉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파견업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만약 현대차 비정규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같다면, 이는 파견법을 위반한 불법파견근로를 사용한 것이 된다. 1998년 7월1일 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자파견사업과 도급등에 의한 사업의 구별기준에 관한 고시>(이하 노동부 고시)는 도급이란 "민법상 도급, 위임 기타 이와 유사한 무명계약으로서 수급인 또는 수임인이 사업주로서의 독립성을 가지고 사업을 행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또 노동부 고시는 세부 항에서 "도급업체는 업무수행, 근로시간, 인사,징계 등과 관련해 고용된 노동자를 직접 지시하고 관리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하도급업체가 원청과 계약서 상 도급계약을 맺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시간, 인사, 징계 등에 있어 원청으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도급이 아닌 '근로자파견사업'을 한 것이 돼, 파견법 상 파견근로가 금지된 자동차 사업의 경우 불법파견근로를 사용한 것이 된다. 노동부 고시의 이러한 사항은 올해 4월 노동부가 발표한 '불법파견 관련 사내하도급 점검지침'에서도 재확인 된다.

노동부가 내년에 자동차 산업 하도급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만큼, 노동계의 주장대로 자동차 산업에 만연하고 있는 '불법파견근로'의 실태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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