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웃음 꽃이 피었다. 코스콤비정규지부의 파업 58일차, 정인열 부지부장의 단식 11일 째 날이었다.
19일 간 단식 끝에 이유근 씨가 병원으로 실려간 이후 정 부지부장이 증권선물거래소 앞 마당이 환히 보이는 고공 농성장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었다. 단식 농성장 아래로는 "코스콤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대화에 즉각 임하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그저 '대화'가 목적인 두 사람의 단식이 모두 30일째 이어지고 있던 8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앞에서는 때 아닌 소원풀이 고사가 벌어졌다. 풍물패 삶터가 꾕과리와 장구, 북과 징을 잡고 코스콤 비정규직의 소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하루 빨리 현장으로 가게 해주시고
폴폴 나는 음식 냄새 단식 중인 동지에게는 안 가도록 해주시고
아들 딸은 정규직 되게 해주소서."
"코스콤은 이미 사용자"라는 '의원님'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출구는 아득히 멀기만 하다. 그래도 신나는 가락이 울려퍼지자 저절로 덩실 덩실 춤을 춘다. 더 크게 춤을 출,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그 날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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