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8시 경 코스콤 비정규직 조합원인 정 아무개씨(40)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원효대교 남단 CCTV 탑 위로 올라갔다. "정규직 착취 선두주자 코스콤 규탄한다", "용역 깡패 비호하는 폭력 경찰 규탄한다"는 두 개의 플랭카드가 내걸렸다.
김유식 코스콤 비정규직지부 대외협력국장은 "전날 있었던 대규모 조합원 연행과 농성장 침탈 등을 항의하기 위해서 올라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 : 비정규법 100일, 여의도에서 벌어진 일)
7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불과 10여 분을 길 위에서 시위했다는 이유로 전원 연행된 것은 경찰의 무리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전날 연행된 조합원들은 현재 8개 경찰서에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노조의 요구인 정규직화도 전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동부는 "20년 동안 코스콤이 불법적으로 파견 노동자를 사용해 왔다"는 노조의 주장을 인정해 코스콤 사측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회사측은 "노동부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중앙노동위원회가 원청을 상대로 한 쟁의행위조정신청에서 코스콤 원청의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판정을 내린 이후 그 전까지는 간간이 이뤄져 왔던 양측의 만남조차 전면 중단된 상태다. (☞관련 기사 : "중노위, 역시 '사용자 위원회'였다")
현장에는 철탑 밑에 매트리스가 깔리고 사다리차와 구급차가 도착해 있다.
코스콤 비정규직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등포 경찰서의 폭력성은 비단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던 만큼 경찰청장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 9월 12일에는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14명이 연행돼 이틀 만에 풀려났고 지난 10월 1일에는 코스닥 상장법인 1000사 돌파 기념식장에서 홍보물을 전달하던 증권노조 간부들이 용역깡패 수십 명에게 폭행을 당하며 끌려 나오기도 했다"며 "경찰은 용역 경비원의 폭력에는 수수방관하면서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폭력과 연행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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