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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놓고 조중동-한경 입장 확연히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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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놓고 조중동-한경 입장 확연히 갈려

<민언련 토론회> 조중동, 이라크 파병 합리화에 급급

"추가파병 문제와 관련해 한국언론은 국민을 강제로 설득하려고만 하고 있다."
"조중동과 노무현 대통령은 '국익'을 이유로 일치되는 신·구 기득권의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찬성이나 반대하는 쪽이 모두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외신에만 집착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28일 저녁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개최한 언론의 이라크 추가파병 보도에 대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이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보도하는 언론사들이 심층적인 기획기사나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보도는 거의 없이 일방적으로 파병에 대한 찬·반 논리에만 매달리고 있고 보도자체가 익명의 ‘관계자’에 지나치게 의존해 정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

***"언론이 국민에게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설득하려고만 했다"**

발제를 맡은 양문석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위원은 “한국 언론은 파병을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 모두 구체적 정보나 합당한 논리가 없이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는 내용만 앞세워 국민에게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설득을 하려고만 했다”며 “이런 사안은 국군의 목숨과 한국의 운명이 달린 문제이므로 언론은 찬반 양론의 쟁점에 대해 충분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 위원은 17일부터 24일까지 경향·동아·조선·중앙·한겨레·한국 등 6개 일간지의 이라크 추가파병 관련기사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스트레이트 기사의 ‘정보원’ 비율을 보면 익명의 ’정부관계자’가 조선일보 45.5%, 경향신문 42.9%, 중앙일보 39.3%, 한겨레신문 32.4%, 한국일보 30.3%, 동아일보 25.0% 등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분석했다.

양 위원은 이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대부분의 신문이 추측보도에 그치고 말았다는 증거”라고 해석하고 “그런데도 정부에 정보공개를 정식으로 요청한 신문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한국 언론의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중동 파병찬성, 경향·한겨레 파병반대**

앙 위원은 파병에 대한 각 언론사의 찬반 성향에 대해서는 “사설·칼럼·기고에서 조선과 동아는 각각 찬성만 8건과 6건, 중앙은 찬성 7건과 반대 1건, 한겨레는 반대 8건과 찬성 1건, 경향은 반대 5건과 중립 1건, 한국일보는 반대 3건에 중립 2건으로 집계됐다”며 “동아·조선·중앙일보의 논조는 추가파병에 대해 찬성한 반면 경향과 한겨레는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파병을 찬성하는 조중동은 이라크 현지조사단이 돌아온 4일부터 6일까지 ‘정부가 파병을 기정사실화했으며 이를 준비 중’이라는 내용을 보도하고 파병의 긍정적인 효과만 부각하는 기사를 게재했다”며 위험성을 지적한 ‘유엔 보고서’ 등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점을 비판했다.

양 위원은 4일자 조선일보 2면의 ‘이라크 치안 안정적’, 6일자 5면의 ‘청와대 이라크 파병 실무검토 착수’, 같은 날 30면 아침논단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줄까’, 중앙일보 4일자 5면 ‘이라크 안정된 느낌', ‘한국 재건 경험 이라크에 도움될 것’, 동아일보 4일자 2면 ‘올포위츠, 파병 한국국익 도움 될 것’ 등의 기사를 그 예로 지적했다.

***방송 뉴스는 현재 상태에서 크게 기대할 바 없어**

양 위원은 “인터넷매체들이 파병의 위험성을 논리적으로 지적하고 나오자 이들 신문은 ‘안전하다’는 주장을 접고 17일부터는 ‘위험해도 국익을 위해 가야만 한다’는 논조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은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논조를 지닌 경향, 한겨레, 한국 등도 보수언론이 파병의 이유 중 하나로 미국에 대한 ‘보은론’을 부각하는 것에 대해 설득력 있는 반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신문 역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레드콤플렉스’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위원은 방송의 파병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방송 뉴스는 현재 상태에서 크게 기대할 바가 없다”며 “뉴스 보다는 KBS의 ‘일요스페셜’과 MBC의 '시사매거진 2580' 등이 오히려 방송 고유의 특성을 살려 현지를 돌아보고 상황을 알려줬다”고 언급했다.

***"언론의 책임은 추측보도"**

이런 양 위원의 주장에 대해 이재강 KBS 기자는 “일부 신문은 자기 입장에 따라 ‘추가파병’에 대한 여론몰이를 했는데 이들 신문과 방송을 등가로 놓고 비판하는 것은 솔직히 억울하다”며 “방송뉴스는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양 위원도 언급을 했듯이 시사프로그램과 라디오 등을 통해 파병반대론 쪽의 의견을 방송은 계속 부각했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를 정부 탓 이라고 여기는 것은 언론으로서 너무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이를 이유로 언론이 부정확한 추측보도를 남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정부가 중요한 정보를 안주면 안 준다고 항의를 해야지 왜 보도를 통해 마음대로 1만명, 8천명씩 파견을 하고 있냐”며 “언론은 추측보도에 책임이 있고 정부는 정책 결정에 책임이 있다”며 “정부와 언론 양쪽이 모두 국민에게 꼼꼼하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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