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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건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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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건강법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86〉중장년 건강 ①

성인이 됐다는 것은 어른이 됐다는 것이고, 어른은 이제 다 자라서 자기 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성인은 어떤 일이든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취사선택을 해서 책임을 지고 풀어 나가야 한다. 성인은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건강에 대해서도 청소년처럼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지도나 관리를 받지 않고 본인이 알아서 챙겨야 한다.

성인 건강 역시 몸만 펴면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다. 문제는 몸을 펴지 못하게 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데 있다. 학생 때까지는 부모가 먹여 주는 밥을 먹고 공부만 해도 됐지만, 성인이 되면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 성인이 되는 과정은 스스로 독립해서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기르는 과정이다. 먹고살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을 때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가족을 구성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 모두 몸을 구부리고 하게 돼 있다. 인간의 문명은 모두 머리를 쓰고 몸을 구부리고 노동을 해서 만들어 냈다. 장시간 몸을 구부리고 일을 해야 하니 몸이 굽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아래 그림에서처럼 인간의 노동이라는 것이 모두 몸을 구부리고 하게 돼 있다. 그리고 문명화가 진행될수록 더욱더 몸을 구부리고 일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 ⓒ프레시안

수렵과 채취로 생계를 영위하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몸을 구부리고 살 필요가 없었다. 아니, 구부리고 있으면 안 되었다. 지금이야 인간에게 천적인 동물도 없고 치안도 너무 좋아져 다른 사람에게 공격을 당할 이유도 없는 좋은 세상이 됐지만, 원시의 정글에는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짐승도 많았고 같은 종인 사람이라도 믿을 만한 존재가 되지 못했다. 고개를 들고 멀리 바라보고 살펴보아야 했다. 그래야 불의의 습격에 대비할 수 있었다.

고개를 들고 있으면 허리는 서게 돼 있다. 고개를 들면 등이 완만한 곡선을 그으면서 펴지게 된다. 등이 펴지면 허리도 만곡을 그으면서 세워지게 된다. 그 역도 정확하게 성립한다. 허리를 세우면 등이 완만한 곡선을 형성하면서 고개도 들리게 돼 있다. 고개를 숙이면 등이 굽으면서 허리가 후만이 되게 돼 있다.

독자들께서 한번 실험해 보시기 바란다. 고개를 푹 숙여 보자. 등이 급격한 곡선을 이루면서 허리가 뒤로 굽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반대로 고개를 뒤로 젖혀 보자. 이번에는 허리가 앞으로 펴지면서 세워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척추는 전체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면서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골반을 통해서 연결돼 있는 다리까지도 전체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 허리가 굽으면 굽을수록 걸음은 더욱더 앞발바닥 쪽으로 걷게 되고, 허리가 서면 설수록 더욱더 발뒤꿈치로 걷게 된다. 정확하게 발뒤꿈치 전체로 딛는 걸음이 정상적인 걸음이 되는 것이다. 발뒤꿈치의 맨 뒤쪽부터 땅에 닿아 뒤꿈치 전체, 그리고 앞발바닥까지 딛으면서 지면에 힘을 주는 걸음은 앞발바닥만으로 걷는 까치걸음보다는 좋은 걸음이지만, 이는 허리가 1자로 돼 있을 때 걷는 걸음이므로 좋은 걸음이 아니다.

그런데 허리가 굽어 앞발바닥으로 걷는 사람도 발뒤꿈치로 전체로 걸으려고 노력하면 허리가 조금씩 세워지게 된다. 허리가 굽어 있는 사람이 발뒤꿈치 전체로 걸으려고 하면 처음에는 걷는 것이 어색하다. 그러나 자꾸 걷다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걷는 것이 편해지면서 허리가 서게 된다. 허리가 서면 걸음걸이가 정상이 될 뿐만 아니라 걸음걸이가 정상이 되면 허리도 세워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은 이렇게 다리부터 목까지 전체가 하나로 연결돼 있어 다리가 정상이면 목까지 정상이 되고, 목이 정상이면 다리까지 정상이 된다. 또 허리가 정상이면 목과 다리까지 정상이 되고, 다리와 목이 정상이면 허리까지 정상이 된다. 이와 반대로 한쪽이 정상이 아니면 다른 곳까지 비정상이 되게 마련이다. 우리 몸은 전체가 하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비정상이었던 사람은 비정상에 익숙해져 있어 그것이 편한 것으로 알고 지낸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나오듯이 동굴의 어둠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은 그 어두운 세상이 정상적인 세상으로 알고 지낸다. 몸이 굽어 있던 사람은 굽어 있는 것이 편하다고 느낀다. 이미 몸이 그렇게 구조화돼 있기 때문이다.

목이 굽어 있는 사람은 컴퓨터 모니터를 눈보다 낮추는 게 편하다고 느낀다. 목은 C자처럼 곡선을 이루고 있어야 근육이 부드럽게 풀려 있어 편한 것인데, 오랫동안 허리가 굽어 고개를 숙이고 살고 있던 사람은 이로 인해 목 근육이 굳어 있는데도 그것이 편하다고 느낀다. 이런 사람은 낮은 베개를 베면 목이 불편해 잠을 이루지 못하므로 높은 베개를 베게 된다.

현대의학은 이렇게 몸이 굽어 있는 사람을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고 있다. 서양 사람들의 몸이 거의 다 굽어 있으므로 굽어 있는 사람을 정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몸의 원리를 파헤치려고 하기보다는 현재 있는 사람을 보고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체형을 정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그 유명한 Atlas of Human Anatomy (Third Edition, Frank Netter, M.D., 2004. 12, 도서출판 정담 편집부 편)의 "머리와 목" 12쪽에 나와 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에 현대의학이 사람의 몸을 어떻게 보는지 그 관점이 잘 나와 있다.
▲ ⓒ프레시안

이 해부도에서 우선 눈에 띄게 잘못돼 있는 것이 목이다. 목은 적당한 곡선을 그어야 하는데, 이 그림에서 목은 거의 1자를 그리고 있다. 목이 상당히 좋지 않은 사람의 목을 그려 놓고 있는 것이다. 서양에는 이런 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므로 이렇게 그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보다는 전에도 얘기했듯이 시체를 해부해 보고 그 시체 모습을 그대로 그렸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클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S라인을 긋던 척추가 가라앉으면서 1자가 돼 버리는데, 이것을 보고 그렸을 것이다.

이도 잘못 그려 놓았다. 이렇게 앞니의 위와 아래의 이 끝이 붙어 있다면 턱관절이 아래로 틀어져 주걱턱이 돼 있는 상태이다. 앞에서 볼 때에 앞니는 아랫니가 윗니 밑으로 들어가 있어야 정상적으로 교합돼 있는 상태이다. 어금니는 위와 아래가 맞물리고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는 해부도이고, 그래서 한국에서도 번역돼 있는 현대의학의 교과서적인 해부도가 이 모양으로 돼 있다. 이런 해부도를 보고 공부한 사람은 자칫하면 목은 1자로 돼 있어야 하고 이는 윗니와 아랫니가 모두 끝이 서로 닿아야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런 1자 목은 등이 굽어 목을 앞으로 쭉 빼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고, 턱은 턱관절이 밑으로 빠져 주걱턱이 돼 있는 턱을 그려 놓은 것이다. 왜 세계적으로 교과서적인 해부학 책에 이런 엉터리 그림이 실려 있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됐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컴퓨터 모니터를 눈보다 조금 낮게 놓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이미 목이 1자가 돼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얘기이다. 1자 목은 굽은 목인데, 굽은 목을 하고 있는 사람은 이미 고개를 숙이고 사는 게 체질화돼 있다. 이런 사람은 고개를 드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 편한데, 고개를 숙인 자세에서 모니터를 보려면 모니터가 눈보다 낮은 위치에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니터의 높이가 모두 이렇게 몸이 굽어 있는 사람들에게 맞게 돼 있다. 서양에서 들여온 것이므로 서양 사람들의 굽어 있는 체형에 맞게 만들어졌고, 이를 우리는 별 생각 없이 받아들여서 그렇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사람에게 해로운 서양 사람의 표준을 따르지 말고, 우리 스스로 우리에게 맞는 표준을 만들어 내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몸이 굽어 있는 사람은 이러한 모니터에 그럭저럭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지만, 몸이 펴져 있는 사람은 생병을 앓고 있다. 목디스크가 감기처럼 흔한 질환이 되고 있는 것은 고개를 들고 있던 사람이 모니터를 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자니 목 근육이 굳어 목이 접질리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목디스크라는 것은 목이 접질려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컴퓨터 모니터 얘기를 하는 것은 현재 거의 모든 노동의 형태가 컴퓨터 앞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키보드에 타이핑을 하는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돼서 밥을 먹고살려면 일을 해야 하는데, 그 일이라는 것이 이미 상당 부분 모니터를 보고 하게 돼 있고 앞으로는 더욱더 컴퓨터하고 씨름하는 노동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간단하다. 총론에서 얘기한 대로 컴퓨터 모니터를 30cm 전후해서 높이면 된다. 그리고 의자의 등받이에 기대지 말고 허리를 쭉 세우고 앉아서 일하면 된다. 등받이에 기대지 않고 앉는 것이 힘든 사람은 엉덩이부터 등까지 모두 등받이에 갖다 대고 일하면 된다. 1주일만 이렇게 해 보아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서양 사람처럼 몸이 굽어 현재의 상태가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까지 모니터를 높이라고 권하지는 않겠다.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면 그렇게 해야지 다른 방법이 없다. 다만 이런 사람은 1번과 2번 방석숙제를 해서 몸을 펴기를 권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은 수치로 나타나는 질환은 없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상당히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목디스크

현재 컴퓨터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목이 아프고 등이 땅기고 어깨가 아프고 팔까지 저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의학에서는 목디스크라는 판정을 내린다. 목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이런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증세가 심한 사람에게는 목디스크를 인공 디스크로 갈아 끼워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증세와 목디스크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목디스크는 경추가 접질렸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원인으로 착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목디스크도 목이 아픈 원인이 아니라 목이 틀어져서 나타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한방과 마찬가지로 현대의학도 원인과 결과를 혼동해서 거구로 보고 있는 것이다. 척추가 틀어져 삐뚤빼뚤하게 배열돼 있으면 디스크가 튀어나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가지고 디스크라는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때 수술을 해서 디스크를 잘라 내거나 갈아 끼워 준다고 해서 원인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잘라 내거나 갈아 끼워 주는 과정에서 마사지를 하기 때문에 척추의 배열에 영향을 주어 조금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인을 제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병은 다시 재발하기 마련이다.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원인을 제거해 주어야 병의 근원을 싹부터 제거할 수 있게 된다.

목디스크라는 잘못된 병명을 가진 질환도 원인은 고관절부터 시작된다.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밑이나 위로 말려 있고 그러면 허리가 후만이 되거나 전만이 된다. 허리가 전만이 되든 후만이 되든 흉추 7번이 밑으로 함몰되면서 완만한 곡선을 이루어야 할 등이 굽으면서 정상보다 더 급격한 각도를 이루게 된다. 등이 굽으면 고개를 세우기가 불편해진다. 세우기가 불편하면 숙이게 된다. 고개 숙이고 사는 것이 편해지게 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역도 성립한다. 몸을 펴고 살던 사람도 직업상의 이유 때문에 구부리고 일하게 되면 반대로 고관절까지 틀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고 등과 허리를 굽히고 일을 하면 척추가 굽게 된다. 그 중에서도 허리가 굽게 되면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게 된다. 골반이 말려 내려가면 고관절은 쉽게 틀어지게 된다. 고관절이 틀어져서 몸이 굽는 것이 아니라 몸이 굽어서 고관절까지 틀어지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상시의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평상시에 몸을 펴고 살려고 노력하면 몸은 펴지게 돼 있고 그러면 고관절이 틀어질 이유도 없다. 고관절이 멀쩡하면 병에 걸릴 이유도 없고, 더 좋은 것은 몸이 쭉 펴져 있으니 공명이 트여 있어 속이 편하다는 것이다. 고개를 번쩍 들고 있으면 눈이 침침하거나 머리 아플 일도 없어진다. 항상 머리가 개운하게 된다. 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상태가 돼야 건강한 것이다.

목디스크 때 나타나는 증세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등이 당기고 아픈 것은 등이 굽어 등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기 때문이다. 뼈대가 제자리에 있으면 외부에서 큰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근육은 굳지 않는다. 또 충격으로 인해 굳은 근육은 며칠 지나면 다 풀어지게 돼 있다. 그러나 뼈대가 틀어져서 굳은 근육은 뼈대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면 풀어지지 않는다. 근육이 항상 굳어 있으니 신경을 눌러 땅기고 아프게 되는 것이다.

목이 아픈 것은 목 근육이 굳어서 신경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 근육이 굳어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목뼈가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등이 펴져 있는 사람은 고개를 들고 살아가게 되기 때문에 목 근육이 부드럽게 풀려 있어 목뼈가 틀어질 이유가 별로 없다. 등이 굽어 목 근육을 잡아당겨 목 근육이 굳는 것이고, 그래서 목이 아픈 것이다.

또 어깨가 틀어져도 어깨 근육과 연결돼 있는 목 근육을 잡아당겨 목 근육이 굳으면서 목이 아프게 된다. 목 근육이 굳으면 목뼈 또한 틀어지기 쉽게 된다. 자고 일어나서 목이 아프다고 하는 사람 중에는 잘 때 모로 누워 자면서 어깨가 틀어져 이로 인해 목이 아픈 경우가 많이 있다. 어깨가 틀어져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으면 모 도한 틀어져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등과 목, 어깨는 인접한 곳에 있으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주요한 원인은 어디까지나 등이 굽어 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등이 굽으면 목만 굽는 것이 아니라 어깨까지 안쪽으로 움츠러들게 함으로써 굽게 하는데, 이렇게 되면 어깨가 쉽게 틀어지게 된다. 등이 펴져 어깨를 딱 벌리고 가슴을 펴고 있는 사람은 여간해서는 어개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팔이 저린 이유는 대개 어깨가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깨가 틀어지면 어깨를 거쳐 팔로 가는 신경이 눌리게 되는데, 이럴 때 팔이 찌릿하게 저리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저릴 때에는 팔만 저린 것이 아니라 손까지 저릴 수도 있는데, 이는 손까지 신경이 충분히 닿지 않기 때문이다. 손목이 틀어지면 손으로 충분히 신경이 가지 않아 손이 저릴 수 있는데, 손목이 틀어지지 않고 어깨만 틀어져도 손이 저릴 수 있는 것이다.

팔이 저린 또 다른 이유로는 흉추가 틀어져 흉수에서 사지로 연결되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때에는 한쪽 팔만 저린 것이 아니라 양쪽 팔이 같이 저리게 된다. 또 다리가 아둔해지면서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지지 않거나 다리가 방향감각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증세가 심해지면 파킨슨씨병처럼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목디스크에 이상이 생겨 '목디스크'라는 병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주로 등이 굽어 여러 가지 증세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현대의학에서 '목디스크'라고 부르는 증세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노동의 형태가, 특히 컴퓨터가 일반화되면서 몸을 더욱더 구부리고 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목디스크라고 부르는 것에는 반드시 따라다니는 증세가 여러 가지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원인도 모르고 또 상호관계도 모르기 때문에 전혀 별개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등과 목, 어깨, 그 중에서도 직접적으로는 특히 목이 잘못돼서 생기는 질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눈, 코, 귀, 입, 얼굴과 두뇌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중에서 두뇌의 질환은 목의 오른쪽이 틀어지면서 나타나는 것이고, 나머지는 목의 왼쪽이 틀어지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머리가 아프거나 말이 어둔해지거나 건망증이 생기거나, 심지어 치매까지도 목의 오른쪽이 틀어져서 생긴다고 보면 된다. 눈이 침침하거나 코가 막히거나 음식 맛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입맛이 없다고 한다) 중이염도 아닌데 귀가 아프거나, 심지어 노안, 녹내장, 백내장, 망막변성에, 이명 현상도 목의 왼쪽이 틀어져서 오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중에서도 컴퓨터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은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침침한 증세이다. 이를 가지고 현대의학에서는 전자파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라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초창기의 브라운관 모니터는 전자파를 많이 발생시켰지만, 요즘 LCD 모니터는 거의 전자파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머리가 아프고 눈이 침침한 증세는 사라지기는커녕 훨씬 더 창궐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노안도 일찍 온다. 건망증도 자주 생기고 예전에는 아주 드물던 이명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전자파 때문이 아니라 등과 목을 굽히고 일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제 원인이 분명해졌으므로 해결책도 분명해졌다. 하루 종일 등과 목을 굽히고 컴퓨터로 일했기 때문에 생기는 증세이므로 등을 펴고 고개를 들고 일하면 이런 증세는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몸을 펴고 일하려면 컴퓨터 모니터의 높이를 몸을 펴고 일할 수 있도록 조정하면 된다. 그 높이가 30cm 전후쯤 된다. 필자가 모니터의 높이를 올리라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은 이렇게만 해도 등과 목, 어깨, 눈, 코, 귀, 입, 얼굴, 두뇌가 상당히 편해지기 때문이다.

우선 이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서, 숙제를 통해 그 동안 굽어 있던 등과 목을 펴야 한다. 하루 8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몸을 웅크리고 일하고 나서 집에 와서 10분간 숙제해서 몸을 펴려고 해 보아야 몸이 제대로 펴질 리가 없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평상시에 항상 몸을 펴고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몸을 펴는 숙제를 하면 훨씬 더 빠른 시일 내에 몸을 펼 수 있고, 따라서 위에서 열거한 온갖 질환의 고통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질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을 펴려고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2번 방석숙제이다. 이 숙제는 흉추 7번을 위로 밀어 올려 줌으로써 등을 펴게 하고, 그럼으로써 목도 펴게 한다. 또 앞으로 틀어지거나 처져 있던 어깨를 뒤로 제자리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어깨의 통증도 사라지게 한다. 등 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2번 숙제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필자가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그렇다고 숙제가 만능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평상시에 몸을 구부리고 사는 게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은 숙제를 해도 기대하는 만큼 효과를 보지 못한다. 보통 숙제는 한 달을 하면 큰 효과를 본다. 심하게 틀어져 있던 사람은 3개월을 하면 대개 소기의 성과를 얻는다. 그리고 이보다 더 틀어져 있던 사람도 6개월을 하면 누구나 다 소기의 성과를 얻게 된다. 그런데 6개월 이상을 하고도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숙제를 할 때에는 열심히 하지만 평상시에는 옛날의 자세로 돌아가 완전히 몸을 구부리고 사는 사람들이다.

수련생들 중에는 몇 달을 하면 몸이 좋아지겠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질문은 쓸모가 없는 것이다. 약을 얼마 동안 먹으면 병이 낫겠느냐고 묻는 것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약을 먹어서 낫는 일은 거의 없다. 약이 약간 도움이 되는 바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을 때가 돼서 낫는 것일 뿐이다. 몸이 스스로 나았을 뿐이지 약 덕분에 나은 것은 아니다. 평상시에 열심히 몸을 펴려고 하는 사람은 빨리 몸이 좋아지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몇 년이 돼도 좋아질 리가 없다. 몸을 펴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는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특히 어깨가 아픈 사람은 전회에 소개한 누워 공명 틔우기를 하면 효과가 좋다. 높은 베개를 허리에 대고 팔을 만세 부르는 자세로 하고 누워 있으면 어깨가 많이 뒤로 젖혀지게 되는데, 그러면 어깨가 제자리를 잡는 데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오십견은 어깨가 앞으로 많이 틀어져 있는 것인데, 누워 공명 틔우기를 3개월만 하면 완벽하게 사라진다.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처져 있어 부정맥이 있는 사람 역시 이 운동을 하면 한 달 내에 거의 완벽하게 나을 수 있다.

요통과 다리의 통증

예전에는 허리는 노인이 돼서야 아픈 것으로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청소년들 중에서도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일반 성인이 허리가 아픈 것은 다반사가 됐다. 이 역시 의자, 침대, 소파에 보행기까지 서양 문물이 들어와 허리를 세우고 사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서양 도구를 쓰면서 서양 사람들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살기 때문에 허리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모르고 있는 현대의학에서는 요통의 원인을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거나 척주관이 좁아지거나 척추가 변형된 것이라고 본다. 어떻게 해서 통증이 생기는지 원리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하는 소리인 것이다. 근육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은 그 근육이 심하게 굳어 있기 때문이다. 이 간단한 원리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엉뚱하게 수술이나 하고 물리치료나 하며 사람에게 해로운 화학물질이나 먹이고 있는 것이다.

허리가 아픈 것 역시 기본적으로는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또는 양쪽이 다이든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전후좌우나 상하로 틀어지면 골반의 뒤 위에 있는 엉치(위뒤엉덩뼈가시) 역시 전후좌우나 상하로 틀어진다. 그러면 이 엉치 주위의 근육이 굳게 된다. 이 근육이 굳어 신경을 누를 때 그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때 엉치가 많이 틀어져 있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느끼게 되고, 조금 틀어져 있으면 그렇게 심한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된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뼈가 많이 틀어지면 그만큼 근육은 더 심하게 굳게 되므로 더 많이 틀어졌을 때 더 큰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덜 틀어지면 근육이 덜 굳기 때문에 덜 아픈 것이다. 전혀 틀어지지 않으면 근육이 전혀 굳지 않기 때문에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이다.

허리가 아픈 정도는 허리 아픈 사람을 엎드리게 하고 그 사람의 엉치를 눌러 보면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아픈 사람의 양 다리를 모으게 하고 다른 사람이 양 다리를 가운데로 하고 무릎을 꿇고 앉아 양손의 엄지두덩으로 솟아 있는 엉치를 눌러 보면 된다. 양쪽 엉치의 불균형이 심한 사람일수록 더 크게 허리의 통증을 느낀다. 한쪽 엉치는 아예 안으로 말려들어가 버려 평면 상태이고 반대편 엉치는 툭 튀어나와 있는 사람은 허리의 통증이 가장 심한 사람이다. 양쪽의 차이가 크지 않은 사람은 오래 서거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우리하게 아픈 정도의 사람이다.

그런데 양쪽 엉치의 차이가 별로 없는데도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이런 사람은 엉치가 틀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리 근육이 심하게 굳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사람은 한쪽 혹은 양쪽 다리가 땅기거나 아프다고 느낀다. 다리 근육은 엉치에서 시작해서 발목까지 연결돼 있는데, 이 근육이 심하게 굳어 있을 때 엉치 1~2cm 밑 부분이 아플 수 있다. 이때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다고 생각하게 된다.

다리 근육이 굳으면 엉치 밑 부분뿐만 아니라 다른 데도 여러 부위가 아플 수 있다. 허벅지가 아플 수도 있고, 무릎 주위의 근육이 아플 수도 있고, 종아리가 아플 수도 있고, 고관절 큰돌기 윗부분이 아플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고관절이 아프다고 하기도 하는데, 고관절이 아프다고 하는 것도 다리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고관절은 틀어질 때 한번 뜨끔하게 아프고 나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돼 있다. 사실은 고관절이 아픈 것이 아니라 사타구니 쪽으로 지나가는 다리 근육이 굳어서 아픈 것인데, 사람들은 고관절이 아프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다리 근육이 굳어 있을 때 허리가 아프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걷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다리가 아프고 땅기기 때문에 많이 걸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이것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무릎이 틀어지거나 발목이 접질려서 그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하기도 하고, 요추와 흉추 사이 또는 흉추 3, 4번 사이가 틀어지면서 다리에 마비가 와서 못 걷는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다리 근육이 굳어서 걷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종아리와 발바닥이 화끈거려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도 다리 근육이 굳어서 그런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여자 분들 중에는 산달이 가까워지면 이런 증세가 많이 나타난다고 생각해서 산후병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산후병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산후에 치골이 틀어져 고관절까지 함께 틀어졌을 경우 이런 증세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이런 증세는 주로 여자 분들에게 나타난다.

허리가 아플 때 그 원인은 단순하게 고관절이 틀어져 있고, 이로 인해 엉치가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리가 아프지 않게 하려면 고관절과 엉치가 제자리를 잡게 하기만 하면 된다. '총론'에서 제시한 대로 해서 먼저 고관절을 바로잡으면 허리의 통증은 상당히 경감된다. 그러고 나서 다음에 엉치를 바로잡으면 허리의 통증은 거의 사라진다. 아직 남아 있는 통증은 굳어 있던 엉치 주변의 근육이 다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고관절과 엉치가 제자리를 잡으면 허리의 통증은 거의 사라지지만, 이것으로 요통과 완전히 결별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미세한 통증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고관절이 다시 틀어져 이로 인해 다시 엉치가 틀어지면 요통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1번 방석숙제이다. 이 숙제를 통해 허리를 바로 세움으로써 골반이 제자리를 잡으면 남아 있던 통증도 사라지고, 더 중요한 것은 이로써 요통과는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는 것이다.

방석의 높이는 본인에게 맞게 계속해서 조정해야 한다. 하나를 접어서 해도 힘이 드는 사람도 있고 처음부터 두 개를 접어 놓고 해도 괜찮은 사람이 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높게 하지는 말되, 별 느낌이 들지 않을 때에는 더 높이는 것이 좋다. 하다 보면 세 개를 쌓아 놓고 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을 정도가 된다.

이 숙제를 할 때 허리를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온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통증은 엉치가 제자리를 잡아 갈 때 올 수 있는 것이므로 참고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도저히 통증을 참을 수 없다면 방석의 높이를 낮추는 것이 좋다. 다리가 찌르르하게 아프기도 한데, 이는 다리 근육이 풀리면서 신경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므로 역시 개의치 말고 해야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실제로 허리 근육이 굳어서 허리가 아픈 경우도 있다. 예컨대 누가 뒤에서 갑자기 불러 급작스럽게 허리를 돌렸을 때 실제로 허리 근육이 딱딱하게 굳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방석을 높게 두세 개 쌓아 놓고 1번 숙제를 하면 1주일이면 다 풀리게 된다.

다리 근육이 굳어 허리가 아프다고 느낄 때에는 다리 근육을 풀어 주어야 한다. 다리가 땅기거나 아프면서 동시에 허리가 아프다고 느껴지면 이는 거의 다리 근육이 굳어서 아픈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어떤 것이 원인인지 잘 구별되지 않으면, 손가락으로 엉치와 그 밑 부분을 눌러 보면 스스로 알 수 있다. 양쪽 엉치 중 한쪽이 푹 꺼져 있으면서 아프면 엉치 근육이 굳어서 아픈 것이고, 엉치를 둘러싼 근육은 아프지 않은데 그 밑이 아프다면 이는 다리 근육이 굳어서 아픈 것이다.

다리 근육이 굳어 있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틀어져 엉치가 위아래로 틀어졌을 때 여기부터 발목까지 연결되는 다리 근육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대개는 고관절이 틀어진 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데도 똑같이 힘을 주기 때문에 고관절이 틀어진 쪽 다리의 근육이 굳는다. 그러나 틀어진 쪽 다리에 힘이 가지 않으니까 반대쪽 다리로만 힘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반대쪽 다리 근육이 굳는다.

그런데 한쪽 고관절이 틀어져서 오래되면 반대쪽 고관절도 틀어지게 된다. 양쪽 고관절이 다 틀어져 있어도 살아가려면 어쨌든 걸어 다니기는 해야 한다. 그러면 양쪽 다리 근육이 모두 굳게 된다. 양쪽 다리를 다 잘못 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양쪽 다리 중에서도 먼저 틀어져 있던 쪽 다리가 더 많이 굳어 있어 그쪽 다리를 더 못 쓰게 된다.
다리 근육을 풀 때에도 먼저 고관절이 제자리를 잡도록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엉치를 올려 주면 된다. 다리 근육은 고관절과 엉치가 제자리를 잡는 순간 약간은 풀리지만 거의 다 풀리지 않고 굳어 있다. 그래도 아주 심하게 굳어 있지 않은 사람은 이것만 하고 1번 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조만간 다 풀리게 된다. 그러나 오랫동안 심하게 굳어 있던 사람은 이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에는 스스로 풀어 주어야 한다.

여기에서 굳어 있던 근육을 풀어 주는 원리에 대해 얘기하고 넘어가야 하겠다. 굳어 있던 근육은 마사지나 사우나를 한다고 해서 풀어지는 것이 아니다. 근육이 지방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덥혀 주거나 문질러 주면 조금 부드러워지기는 한다. 그러나 근육이 조금 부드러워진 것일 뿐, 뼈는 틀어진 상태 그대로 있으므로 얼마 안 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 근육을 풀 때에는 근육만 만져서는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뼈대를 바로잡아야 근육이 풀리는 것이다.

뼈대를 바로잡고 나서도 풀리지 않은 근육은 근육 자체로 풀어야 하는데, 그 방법 역시 마사지나 안마 가지고는 안 된다. 근육은 놀라면 스스로 풀린다는 원리를 이용해야 한다. 살살 문질러서는 풀리지 않으므로 갑자기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명을 치면 뱃속에 있는 오장육부의 근육이 한꺼번에 놀라서 모두 풀리는 것도 근육을 푸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리 근육을 푸는 방법 역시 이 원리를 이용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다리 근육은 엉치부터 발목가지 하나로 연결돼 있다. 하나로 연결돼 있는 근육은 어느 한 곳에만 충격을 주어도 다 풀리게 된다. 종아리를 풀어도 되고 허벅지를 풀어도 된다. 이 중에서 스스로 풀려고 할 때 제일 쉬운 것이 허벅지 쪽을 풀어 주는 것이다. 근육이 넓고 두툼하게 펴져 있어 접근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허벅지의 앞이나 옆에 있는 근육은 방바닥이나 의자에 앉아서 주먹을 쥐고 주먹의 새끼손가락 쪽 말린 부분으로 세게 때리면 된다. 이때 다리에 힘을 주어서는 안 된다. 힘을 완전히 뺀 상태에서 때려야 f한다. 아주 세게 때리면 한 번에 다 풀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여러 번 때려야 다 풀린다. 멎은 부분은 얼얼하게 아프지만 근육을 만져 보면 부드럽게 풀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허벅지 뒤쪽의 근육은 이런 방법으로 하기에는 손이 잘 닿지를 않아 치기가 어렵다. 이럴 때에는 방석을 이용하면 된다. 방석을 둘둘 딴딴하게 말아서 엉거주춤하게 일어선 상태에서 오금에 낀다. 대충 말면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소용이 없게 된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를 취한다. 방석이 오금에 깊숙이 낀 상태에서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했을 때 아무런 통증도 없는 사람은 다리 근육이 정상인 사람이다. 심하게 굳어 있는 사람은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크게 통증을 느낄 것이다. 견디지 못하고 바로 자세를 푸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정 못 참겠는 사람은 풀고서 다음날 다시 해도 된다. 그러면 전날보다는 조금 더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참고 하다 보면 점차 통증이 덜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면 그것으로 근육은 다 풀린 것이다.

다리가 좋지 않은 사람은 매일 한 번씩 다리 근육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물론 고관절을 먼저 바로잡고 나서 하는 것이 좋다. 매일 풀어 주면 근육이 굳지 않기 때문에 항상 활기차게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현대의학의 잘못된 상식에 빠져 많이 걸어서 근육을 살리려고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많이 걸으면 근육이 더 굳어 다리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지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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