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내년부터 DMZ경계 전담

평택-오산 주민들 반발로 주한미군 이전 진통 예상

빠르면 오는 2004년말부터 한국군이 비무장지대(DMZ)의 경계임무를 전담하고, 미군의 용산기지도 2006년까지 한강 이남지역으로 완전히 옮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우리 정부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진 주한미군의 후방배치다.

한미양국은 24일 미국 하와이소재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APCSS)에서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3차회의’를 갖고 양국간의 연합방위능력을 강화하고 주한미군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주둔여건을 개선키로 합의했다.

***DMZ 경비임무를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담당**

이번 합의로 한국은 그동안 미군이 맡아온 유사시 후방지역 화생방 오염제거와 지뢰살포작전, 해상침투 북한특수부대저지, 수색 및 구조 등 10개 특정임무 가운데 9개를 2004∼2006년 사이에 넘겨받기로 했다.

양국은 공동으로 맡아온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 경계임무도 오는 2004년 말∼2005년 초 한국군에 완전히 이양키로 합의해 1953년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모든 DMZ 경비임무를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담당하게 됐다.

또 지난 5월 양국정상회담에서 미군 기지를 조기에 이전키로 합의한 점을 감안, 기지 이전 작업을 이르면 금년 말부터 시작해 2006년 말까지 끝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그 이전비용은 한국이 전액 전담키로 했다.

***2사단 이전, 신중하게 진행**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그동안 '인계철선' 역할을 해 온 미군 2사단 이전과 관련해 2004~2006년까지 중소규모부대와 특정임무를 한국군에 넘긴 부대가 모 부대로 통합되는 1단계와 핵심 부대들이 한강 이남으로 옮겨가는 2단계로 나눠 진행키로 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양국은 2단계 이전계획을 한반도 안보와 경제,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2사단의 후방배치 완료 후에 미국이 자국 병사들에 대한 북한군의 장거리포의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을 선제공격하려 한다는 의혹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 한국측 수석대표인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은 “JSA 경비임무가 한국군에 완전히 넘겨진다면 이는 한국의 자주국방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이번 회의를 평가했다.

***경기도, 미군부대 이전 반대**

그러나 전방에 주둔한 미군부대와 용산 기지의 이전은 미군의 토지확보 여부나 지역주민반발 등의 변수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전완료시점은 2006년 이후로 늦춰질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한미간 합의사항인 미군 2사단의 한강이남 이전의 해당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는 벌써부터 직ㆍ간접적인 반대표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미국방문 시 미 정부당국자들을 직접 접촉하고 ‘신중한 이전’을 주문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을 만나 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지사는 이어 23일 국방부를 방문해 주한미군의 생활 여건을 개선해줄 것으로 요청하면서 2사단에 이전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반발분위기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에는 한현규 경기도 정무부지사가 직접 나서서 “미2사단이 이전하지 않도록 미군 및 가족들의 훈련과 생활여건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2사단 이전에 원천적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현재 주한미군의 이전 후보지로 알려진 평택,오산 일대 주민들은 미군 이전에 강력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