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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상타면 국내 흥행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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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상타면 국내 흥행 망한다?

[이슈 인 시네마] 아카데미 후보작 잇달아 개봉

아카데미는 그들만의 잔치인가? 올해 역시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관련해 기이한 일이 벌어질 것인가. 기이한 일이라고 하는 것은 그 어떤 영화 뉴스보다 비중있고 폭넓게 다뤄짐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 후보작들 혹은 수상작들은 정작 극장개봉 과정에서는 국내 관객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해 시상식을 전후해 크게 화제를 모았던 5편의 작품상 후보작들, 곧 <브로크백 마운틴>과 <크래쉬><뮌헨><카포티><굿나잇 앤 굿럭> 등은 국내 흥행에서 거의 참패하다시피 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경우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이나 조지 클루니 감독 겸 주연작인 <굿나잇 앤 굿럭> 등은 이름값도 변변히 하지 못한 채 극장에서 사라졌다. 트루만 카포티의 생애를 그린 <카포티>는 평단과 저널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간판만 올렸다 내리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마지막 주말 혹은 3월 첫째 주말에 열리며 올해 제79회 행사는 2월25일로 예정돼 있다. 국내 언론들 역시 이 시상식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뉴스를 전한다. 일부 케이블TV의 경우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미국 현지시간에 맞춰 이 시상식을 현지 생중계할 정도.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작품들을 배급할 예정인 국내 메이저 직배사 혹은 수입사들은 해당 영화들의 언론 노출을 유심히 지켜보며 홍보와 마케팅전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들. 대개는 시상식 직후에 배급날자를 잡아, 주요 부문에서 수상을 했을 경우의 반사이익을 노린다. 현재 국내에서 전설적인 여성 흑인보컬 그룹 슈프림즈의 활동을 그린 <드림 걸즈>를 비롯해 이오지마의 전투를 미국내 시각으로 그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버지의 깃발>, 멕시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 등이 아카데미 후보작임을 내세워 치열한 마케팅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그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 역시 도로(到勞)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제 할리우드 영화가 영향력을 현저하게 잃은데다 특히 영화제와 관련된 작품의 경우, '예술적인 것'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돼 관객들에게 외면받기 일쑤라는 것이다. 아카데미상은 영화제가 아닌, 미국 국내의 일개 시상식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객들에게는 여타 영화제와 비슷하게 인식되고 있는 상황. '아카데미가 아니라 아카데미 할아버지가 와도 힘들다'는 외화 관계자들의 푸념은 얼마전 국내 관객들의 영화관람행태를 조사집계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자료를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영진위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내 영화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의 영화는 바로 한국영화이며(59.2%)이며 또 가장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코미디인 것으로(21.7%) 나타났다. 곧 한국 관객들은 한국 코미디를 가장 좋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할리우드와 할리우드의 '예술성'을 내세우는 아카데미는 별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과 미국 영화인들의 잔치에 불과한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들이 국내 흥행에서 뒤처진다는 것이 문제일 수는 없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버지의 깃발> 등 비교적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까지 미국영화라는 이유로 외면받는 것 또한 일종의 편식증일 수 있다는 것이 영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결과와 그에 따른 국내 흥행여부가 역설적으로 주목되는 건 바로 그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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