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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현대차 불매운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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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현대차 불매운동인가"

"불매운동은 노사관계 정립에 도움 안 돼"

지난해 말 시작된 현대차의 노사갈등이 17일 노사합의를 통해 마무리됐다. 회사는 미지급된 50%의 성과급을 생산차질 만회 시점에 격려금의 형태로 지급하기로 했고, 노조는 지급 시기에 대한 기존의 주장과 각종 고소고발 건에 대한 취하 요구를 거둬들였다.
  
  이번 합의를 두고 "현대차가 또 노조에 무릎을 꿇었다"는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언론뿐 아니라 이상수 노동부 장관도 "현대차가 원칙을 저버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노조에 굴복한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과연 회사가 패자인가?…"회사도 많이 얻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본부장은 "이번 사태가 노사관계의 관행처럼 굳어진 이면합의를 없애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태의 발단인 성과급 150% 지급 약속이 공식적인 단체협상이 아니라 사장의 구두 약속이라는 '이면합의'에서부터 시작됐기 때문.
  
  나아가 배 본부장은 "17일의 노사합의문을 자세히 뜯어보면 성과급에 대해서도 노사가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다"면서 "형식적이나마 격려금의 형태로 지급하기로 해 생산성과 성과급의 연계를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노사가 17일 발표한 합의문에는 "노사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성과급 지급 기준을 별도 합의를 통해 마련한다. 단, 회사는 합리적인 성과 배분제 도입을 위해 노사 연구 활동을 최대한 지원한다"고 적혀 있다.
  
  배 본부장은 "그런 면에서 이 정도면 회사도 많이 얻은 것"이라며 "이 정도 원칙을 세웠으면 현대차 노사관계 변화의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도 "사측의 본래 의도였던 '노조 흔들기' 면에서 직접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노조가 이번 갈등 과정에서 상당히 사회적으로 비난을 많이 받아 앞으로 산별교섭 등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던 얘기긴 하지만 노사 공동으로 추천한 인사들로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노사관계 안정화 방안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을 노사가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이 점에서도 회사의 일방적 패배는 아니다"고 말했다.
  
  "노동부 장관이 나서서 갈등 조장하나"
  
  따라서 이번 합의에 대해 "회사가 노조에 무릎 꿇었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고, 또 건전한 노사관계 현성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상수 장관이 "실망스럽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 한 노동문제 전문가는 "오히려 정부의 역할은 이 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의 노사관계가 앞으로 제대로 정립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지원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노동부 장관이 오히려 사측의 강경한 태도를 주문하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동부 장관이 단위사업장 문제에 과도하게 편향적인 태도로 개입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오히려 합의한 이후 '잘했다'고 해야지 '실망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말했다.
  
  "불매운동, 건전한 노사관계 정립에 도움 안 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전개되고 있는 불매운동과 관련해 은수미 박사는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면서 "사회가 정말 노사관계의 '원칙'을 생각한다면 잘 한 것은 칭찬해주고 못 한 것은 비난하는 게 최소한 공평하다"고 말했다.
  
  은 박사는 "더욱이 현재 기업별 노사관계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사회적 해결 통로를 열어 줄 산별전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덧붙였다.
  
  우문숙 대변인도 "불매운동은 양극화된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울분이 정규직 노조에 대한 반감으로 표출된 측면도 없지 않다"면서 "현대차 노조의 투쟁이 정규직들에게만 적용됐던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정당하지 않은 요구는 아니었던 만큼, 불매운동보다는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비정규직을 위해 싸울 수 있도록 사회가 격려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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