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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 간첩사건' 중정이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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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 간첩사건' 중정이 조작"

과거사위, '가혹행위ㆍ형사절차 위반' 재심 권고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16일 김일성 수행기자 출신의 이수근이 위장귀순했다 국가 기밀을 북에 누설하고 한국을 탈출한 혐의로 처형된 사건이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됐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는 중정이 조사과정에서 이수근을 불법감금하고 자백에 의존해 무리하게 기소한 점, 증거재판주의를 위반한 점 등에 대해 유족에게 사과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재심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국가에 권고했다.
  
  위원회는 "이수근이 숙청을 피해 북한을 탈출했다는 초기 진술서가 수사기록에서 사라지고 위장귀순이었다는 진술서로 대체됐으며 변호사나 가족 면회가 금지됐고 자백과 부인이 반복된 점 등에 비춰 중정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가혹행위나 강요가 있었고 이로 인해 허위로 자백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사건은 이수근의 자백에 의존했는데 자백과 상반된 진술을 했음에도 확인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졸속으로 재판이 종결됐다"며 "이수근이 항소할 의사를 밝혔음에도 항소가 이뤄지지 않고 사형이 집행돼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수근이 귀순했을 때 중정이 정착금을 주고 결혼을 허용한 점이나 당시 북한의 반응에 비춰 위장귀순이라고 볼 근거가 없으며 국가기밀을 북한에 편지로 발송했다고 자백했다지만 진술의 일관성이 없었다.
  
  또 이수근을 베트남에서 체포한 뒤 중정으로 압송, 11일간 구속영장 없이 불법구금했는데 이는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위원회는 말했다.
  
  위원회는 "이번 사건은 이수근이 중정의 지나친 감시와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한국을 탈출하자 중정이 당혹한 나머지 위장간첩으로 조작, 처형해 귀순자의 생명권을 박탈한 비인도적, 반민주적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 이수근은 1967년 3월 판문점을 통해 귀순했으나 1969년 1월 위조여권을 이용해 홍콩으로 출국한 뒤 캄보디아로 향하다 기내에서 중정 직원에 체포된 뒤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위반죄 등으로 같은해 7월 사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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