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세원 KTX승무지부장, 용산경찰서 자진출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세원 KTX승무지부장, 용산경찰서 자진출두

"오늘 내일 끝날 싸움 아니니…더 많은 역할 할 것"

지난 25일로 파업 300일을 맞은 KTX 여승무원들의 '맞언니'인 민세원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이 26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자진출두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1일 파업을 시작한 뒤 같은달 16일 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면서 '퇴거 불응'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민세원 지부장을 포함해 3명의 승무원들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이 가운데 정혜인 KTX열차승무지부 부산지부장과 한효미 서울지부 부지부장은 각각 다른 연유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풀려 나왔고, 민 지부장만이 9개월 넘도록 서울 용산에 위치한 철도노조 서울본부에 설치된 컨테이너 안에서 수배 아닌 수배 생활을 해 왔다.
▲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의 민세원 지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 자진출두했다. ⓒKTX열차승무지부

민 지부장은 출두 직전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는 싸움이기 때문에 제 신변 문제를 우선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자진출두의 배경을 설명했다. "KTX 여승무원들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싸움이 오늘 내일 끝날 것이 아니기에 더욱 조합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봐야겠다 싶었다"는 것.

이미 300일을 넘긴 KTX 여승무원들의 싸움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난 9월 노동부의 적법도급이라는 재조사 결과 발표로 사실상 대세가 기울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민 지부장은 그러나 "새해부터는 다시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불법파견에 대한 노동부의 판정 이후에도 여러 증거들을 통해 철도공사가 우리 문제를 해결 안 하려고 하는 것이지 못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기획예산처에서도 철도공사에 2005년 경영평가를 통해 시정을 권고한 마당에 왜 못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오히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데 승무원들이 지쳐서 포기하면 안되잖아요. 제가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많이 걸어다니고 싶다"
▲ 민세원 지부장은 자유의 몸을 되찾게 되면 "무엇보다 조합원들과 일상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KTX열차승무지부

이날 오전 손지혜 상황실장 등 승무원 동료들과 여성단체연합 관계자, KTX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의 교수들과 함께 용산경찰서로 향한 민 지부장은 "법률 자문을 구해보니 검찰이 9개월 넘도록 제가 피해다녔다고 생각해서 구속시킬 확률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결코 피해다닌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 지부장의 구속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의 바람대로 경찰 조사만 거친 뒤 '자유의 몸'을 되찾게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민 지부장은 "무엇보다 매일 매일의 일과들을 조합원들과 함께 움직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9개 월 동안 몸이 함께하지 못했던 마음의 빚을 갚고 싶다는 것. 민 지부장은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오는대로 나가 사람들에게 우리 문제를 알리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면서도 "그저 동생들이 외출할 때 같이 외출해서 바지라도 하나 산다거나 목욕탕이나 찜질방에 가서 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 지부장은 "무엇보다 많이 걸어다니고 싶다"고 강조했다.

"움직임이 없는 생활을 너무 오래 했어요. 건강에도 안 좋은 것 같고 살도 붙어 여러가지로 별로 안 좋더라구요. 예전에는 걸어다닌다는 것의 기쁨을 잘 몰랐는데 걸어다니는 것 자체가 자유를 느끼게 하는 행위인 것 같아요."

KTX 승무원들은 지난했던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자원봉사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100여 명의 승무원들이 세 곳 정도를 정해 27일 경 자원봉사에 나선다는 것.

민 지부장은 "내년부터는 2주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계속하자고 제안한 상태"라며 "자본가나 정부기관 등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보호해주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은데 같은 약자 입장에서 함께 살아가자는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