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기념사업회는 6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노조 부천 세종병원지부가 회사의 일방적인 단체협약해지통보와 용역경비를 동원한 조합원 폭력에 맞서 단체협약과 노동조합을 지켜내 전태일노동상의 심사기준에 적합하다고 보고 이 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부터 10월 20일까지 10여 곳의 단체 및 개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심사를 벌인 전태일노동상 심사위원회는 "추천된 사례들은 우리나라 노동환경의 변화와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반영해 치열하고 훌륭한 모습을 담고 있었다"며 "그 가운데서도 부천 세종병원지부는 노동조합의 강인한 조직성과 투쟁성의 모범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부천 세종병원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심장병 전문병원이다. 이 병원은 지난해 6월부터 있었던 노조 측의 교섭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지난 2월 단체협약 자체를 폐기해 버렸다.
세종병원은 특히 용역경비 투입 등 사측의 잔인한 노조 와해 움직임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35명이라는 소수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노조는 오랜 싸움 끝에 결국 단체협약을 지켜냈다.
전태일노동상 심사위원회는 "이처럼 세종병원지부는 일방적 단협해지를 통한 노조 와해음모를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용역경비의 잔혹한 폭령성을 사회문제화 시켜내는 등 중소사업장의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태일노동상을 수상한 부천 세종병원지부의 김상현 지부장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라 놀라기도 했고 우리보다 더 힘들게 싸우는 사업장들이 많아 부끄럽기도 하다"며 "수상 소식을 듣고 예전에 조합원들과 함께 싸웠던 일이 생각나서 뭉클하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김 지부장은 "7월 말경에 다시 단협을 체결함으로써 결국 오랜 싸움을 승리로 마무리했지만, 이번 전태일노동상 수상을 계기로 다시 건강한 노동조합을 만들어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2일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전국노동자대회 자리에서 열릴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직접 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전태일 기념사업회는 전태일 열사 36주기 기일에 즈음해 오는 9일 노중기 한신대 교수,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국제협력실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형 사회협약, 과연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 계획이며, 기일인 13일에는 오전 11시부터 마석 모란공원에 위치한 전태일 묘소에서 추도식을 연다.
역대 전태일노동상 수상자 명단 제1회(1988) 권용목(전 현대엔진 노조위원장) 제2회(1989) 마창노련, 전교조 제3회(1990) 전노협 제4회(1995) 과학기술노동조합 제5회(1996) 서울지하철노조, 기아자동차노조 제6회(1997) 삼미특수강노동조합, 노옥희 제7회(1998) 현대중기산업노동조합, 동아엔지니어링노동조합 제8회(1999) 한라중공업노동조합, 고려운수노동조합 제9회(2000) 롯데호텔노동조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차수련 제10회(2001)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이용득 위원장 제11회(2002)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희의료원지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본부 제12회(2003)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운송 특수 고용직 연대파업투쟁 제13회(2004) 전국타워크레인기사노동조합, 전남동부지역건설노동조합 제14회(2005) 고(故) 김태환(한국노총 충북지역본부 지부장),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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