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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이 통계를 믿습니까?"

서울시 국정감사 "만연한 택시 불법도급에 市는 뭐 하나"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가 벌어진 24일, 서울시청 앞에서는 택시 노동자 500여 명이 속속 모여들었다. 서울시가 택시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이로 인한 택시 이용자들의 안전문제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날 서울시청 안에서도 택시업계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도급에 대한 서울시의 대책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심지어 서울시가 택시업체들의 운영 실태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사납금제, 불법도급 만연으로 택시 노동자만 죽어간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법인택시 피고용자의 연간급여액은 지난해 864만 원에 불과했다. 한달 평균 수입이 72만 원인 것이다. 같은 운수업에 종사하는 시내버스 운전수(2668만 원)나 시외버스 운전수(2393만 원)와 비교했을 때 3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택시 노동자들의 이직율은 상당히 높다.
▲ 서울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택시 운전사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프레시안

같은 택시 노동자라 하더라도 수익금 전액을 회사에 납입하고 일정한 월급을 받는 '전액관리제' 체제 하의 노동자와 매일 혹은 매달 일정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 수익금을 가져가는 '사납금제'를 실시하는 회사 노동자의 월 평균 수익은 차이가 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위원장 구수영, 민택노련)에 따르면 이 두 노동자는 평균 월 60여 만 원의 소득 차이를 보인다.

택시 노동자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만연한 불법 도급이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부터 3개 월 간 조사를 거쳐 국정감사에 맞춰 내놓은 '현장보고서, 택시운전사'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하루 단위나 한 달 단위로 회사와 계약을 하는 도급에 주로 뛰어드는 사람은 신용불량자나 블랙리스트에 오른 노조 간부 출신이 많다.

이 보고서는 심지어 법인택시 사업주가 안정적인 음성수익을 올리고 탈세를 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차량을 도급으로 내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도급제로 회사가 벌어들이는 부당이익은 차량 1대당 월 200만 원 수준이다.

이낙연 "현실 반영 못하는 통계는 어떤 거짓말보다 무섭다"

문제는 서울시가 이같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으며 구체적인 해결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서울시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서울의 전체 택시회사 256개 가운데 6곳만 전액관리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통계는 현실을 모르고 작성한 허위보고서라는 것이 민택련과 이낙연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시 국감에서 "오세훈 시장은 이런 서울시의 통계를 믿느냐"고 물으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통계는 그 어떤 거짓말보다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전액관리제가 정착하지 못하고 불법도급이 횡행하는 데에는 이처럼 현실에 무감한 서울시의 잘못도 있다"고 비판했다.

기우석 민택노련 정책기획국장도 "서울의 택시업체 가운데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곳은 10%에 불과하다"며 "민택노련 소속 사업장 23곳 중 일부와 전택련 소속 190개 사업장 가운데 2곳을 제외한 188개 사업장은 전액관리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과 민택련이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지난 8월까지 가스충전소나 컨테이너 박스 등 차고지 밖에서 도급 택시를 운영하는 현장이 40여 곳이나 확인됐다.

"서울시, 불법 묵인하며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불법도급이 만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전액관리제를 시행하지 않는 업체를 단속한 것은 지난 6월까지 19건, 처분은 23건에 불과하다. 도급제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 현황도 올해 단속 34건, 처분 33건이다.

이 때문에 민택련은 "서울시는 전액관리제를 준수하는 업체들을 지원하기는 커녕 오히려 법을 위반해 사납급제 및 도급제 시행으로 부당이득을 취하는 업체들을 묵인·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 법제도가 미비한 틈을 이용해 서울시가 오히려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낙연 의원은 "단속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이 불법을 눈감아 주는 한 어떤 대책도 소용 없게 된다"며 서울시의 철저한 택시업체 불법에 대한 단속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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