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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도 고꾸라지고, '비전 2030'도 삐걱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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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도 고꾸라지고, '비전 2030'도 삐걱대고…

당청 '미래비전' 동상이몽…집권세력 맞나?

'비전 2030', '뉴딜' 등 청와대와 여당의 핵심적 정책이슈가 상호 충돌하며 갈지자 동선을 그리고 있다.

청와대가 2030년을 목표로 기획한 복지 프로젝트 '비전 2030'이 '증세론'을 우려한 여당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가 하면, 김근태 의장의 '뉴딜' 프로젝트는 청와대는 물론이고 여당 내 일각의 반발로 갈수록 모양이 우스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불과 최근 사흘 동안 벌어진 뒤죽박죽 식의 갑론을박은 사회경제분야 미래비전에 대한 여권 내의 동상이몽을 그대로 보여준다.

김근태 "이대로 정권재창출 된다고 보면 뉴딜 참여 말라"

22일 당직자 월례조회에서 김근태 의장은 정권재창출을 위한 '제3의 길'을 강조하며 "한국은 작은 미국이 아니라, 큰 네덜란드나 스웨덴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마침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전날 김 의장이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정말 스웨덴이나 스위스 같은 복지가 많은 모델로 가는 것이 좋으냐"고 따져 물은 뒤였다.

김 의장은 또한 지난 20일 청와대 회동을 거론하며 "각론에서는 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다 모아놓으면 총론에서는 많지 않는다. 상황은 대단히 엄중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결단을 해야 하는데 나는 그것이 우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김 의장의 뉴딜에 대해 총론과 문제의식에는 동의를 표하면서도 각론에선 생각이 상이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당장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문제를 놓고서도 노 대통령은 난색을 표했다.

각론에서만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노 대통령이 '시스템을 통한 미래비전'을 강조하며 "한미 FTA로 대기업의 투자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은 FTA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전제로 삼고 있는 김 의장의 인식과 확연히 다르다.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김 의장은 "이대로 가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뉴딜에 참여하지 말라. 이대로 가도 정권재창출이 가능하고, 삶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대로 있으라"고 했다. 청와대와 당 내의 각종 악조건이 맞물려, 또한 노동계 뉴딜 투어의 핵심인 민주노총 방문이 무산된 상황과 맞물려 김 의장의 결기는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강봉균 "느슨한 복지국가보다 강대한 경제국가 만들어야"

그런가 하면, 청와대의 '비전 2030' 프로젝트는 당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강봉균 정책위 의장은 "20년 뒤 복지국가가 된다는 메시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어려운 서민경제,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증세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할 것처럼 오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정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자기 노력으로 잘 살고자 하는 좋은 국민성을 갖고 있어 지나치게 정부에 의존하는 복지국가를 본 받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느슨한 복지국가보다 열심히 일해서 강대한 경제국가를 만드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불러놓고 장시간을 할애해 협조를 구한 정책적 이슈에 대해 당의 정책사령탑이 사실상 반기를 든 것.

문병호 제1정조위원장도 "복지재정 확충이라는 총론에선 누구나 공감을 하지만 예산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당 입장에선 국민의 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쪽으로 초점이 옮겨가면 상당히 곤란하기 때문에 정부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이런 기류는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이날 재정경제위에서 "열린우리당에서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 발언을 머쓱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권 부총리는 특히 비전 2030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오는 2030년까지 복지지출에 1600조 원이 들어간다고 돼 있지만 이는 경상가격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신빙성 있는 숫자로 생각하지 않으며 의미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는 물론 다음 정부의 마지막 해까지는 새로운 세목 신설 없이 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문학적 예산'이 곧바로 증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론을 무마하려는 의도였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야심작'을 스스로 평가절하 하는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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