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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유화 막으려면 소유 개혁 시급 "

'SBS 11년' 평가및 개혁방안 토론회에서 각계 주장

방송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서는 소유·경영·편성의 분리를 법제화하고 지분한도도 현행 30%에서 10% 이내로 제한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19일 공동으로 주최한 ‘SBS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토론회에서는 지상파방송의 사영화와 지역민방의 전국방송화에 따른 문제점과 그 해결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SBS, 대선때 발 벗고 나선 것 아니냐"**

첫 발제를 맡은 김재영 세종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SBS 뉴스보도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연성화 경향을 꼽고 “시청률 경쟁이 보도프로그램에 까지 파급되면서 이제 방송보도가 현안을 정확히 보도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본래의 의도에 충실하기 보다는 시청자들에게 흥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해 시청률을 높이려는 시도의 결과”라고 분석하고 대표적인 연성보도의 사례로 2000년 현대사태 관련보도와 2002년 대선TV토론 관련 보도를 지적했다.

<사진 토론회>

김 교수는 또 “일부 권력화된 신문은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섰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방송에서는 SBS가 이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그 구체적인 예로 2002년 3월 국민경선 관련보도와 2002년 3월18일 여론조사의 결과의 발표를 보도하지 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SBS는 대북관련 보도에서도 무성의하거나 미국적 시각을 그대로 답습하여 북한을 대화의 동반자로 보기보다 부시 식의 ‘적’으로 규정하고 보도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2002년 서해교전 관련보도와 북일 정상회담 관련보도, 그리고 북한 핵무기개발 시인에 관한 보도에서 전형적으로 드러났다”고 덧 붙였다.

김 교수는 오락프로그램의 시청률 경쟁에 대해서도 “SBS의 문제는 SBS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도 사영방송인 SBS와 시청률과 돈벌이에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채널 간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 지고,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이 과잉 공급되며, 소수 인기연예인 중심의 스타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함에 따라 방송·연예산업의 부패구조가 형성되었다”고 말했다.

감 교수는 “방송제작시스템은 방송사의 이념과 소유, 경영지배 구조의 특성을 반영 한다”며 “사영방송의 문제는 결국 이윤지향적인 사주에 예속된 제작과 편성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BS의 지상파방송으로서의 공영성 회복을 위한 해결방안으로 ▲소유·경영·편성의 분리를 법제화 ▲지분한도를 현행 30%에서 10%로 제한 할 것 ▲보도기능의 독립성, 비판성, 공정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사내기구의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재허가도 반드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설정하고 평가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SBS의 사영방송화는 지금까지는 ‘밤의 대통령’이 있었다면 ‘낮의 대통령’도 하나 나올 분위기”라고 꼬집고 “시민단체들이 ‘안티조선’ 운동처럼 ‘안티SBS’ 운동을 하려고 해도 시청자가 얼마나 오락프로의 선정성이나 사영방송의 공정보도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인지도 문제”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면 ‘이달의 나쁜 방송’에 MBC나 KBS 같은 공영방송의 프로도 선정되는 상황에서 시청자를 어떻게 설득할지 더 깊이 연구하고 생각을 해야 할 것이고 'SBS는 사영이니까 좀 상업적으로 가도 된다‘는 방송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바꾸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상윤 경남대학교 정치언론학부 교수는 “지역민방은 ‘지역성’과 ‘공공성’이라는 방송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목표로 하여 설립됐으나 우리나라 지역사회가 가지는 구조적인 한계와 수도권 중심의 지상파 방송구조로 인해 지역민방을 SBS의 계열사로 위치시키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히고 “SBS에 대한 지역민방의 종속적 상태는 지역민방과 SBS간의 불평등한 가맹사 협약과 SBS의 지역민방 주식매입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BS 문제는 전체 방송의 모순과 문제점의 압축판**

김 교수에 이어 토론에 나선 곽병일 부산방송 PD는 “현업에서 일하며 느끼는 SBS의 지역민방에 대한 영향력과 간섭은 절대적인 것”이라며 “TV방송화면에 우측상단에 뜨는 PBS라는 신문사로 치면 제호에 해당하는 로고를 붙이는 자리에 SBS의 로고까지 그쪽의 압력으로 인해 함께 붙여 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곽 PD는 “현재 인천방송과의 대등한 파트너십이 모색되고 있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SBS'화 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대안은 일정한 수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게 경남지역 전체를 하나의 민방으로 묶는 것인데 울산과 부산에 두개의 민방이 있어 ‘규모의 방송’이 힘든 실정에 새로 경남민방까지 새로 만들려고 하는 방송위원회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택수 변호사는 “SBS의 지나친 상업성을 막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규제와 내용규제는 헌법적으로는 모두 인정이 된다”고 전제하고 “어떤 수준으로 해야 이해당사자들이 납득할지와 현행법의 여러 가지 문제를 점검해 보면 특정인의 소유지분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재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 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SBS 문제의 해결이 중요한 이유는 KBS 2TV의 상업화 경향등 한국방송의 모든 모순과 문제점이 거기에 얽혀있기 때문”이라며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양아치’가 등 뒤에서 칼질하듯 상업성만 추구하고 방송을 하니까 공영방송체제가 무너지고 TV에는 선혈이 낭자하고 방송국들은 시청률만 따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SBS의 수익중 제조업 평균이윤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환원을 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한다면 근본적인 이윤동기가 줄어들어 지금처럼 시청률만 보고 막가는 방송은 안 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신학림 언론노조위원장은 토론회를 마치는 정리발언을 통해 “우리나라의 족벌세습신문 3곳이 나라를 망쳤는데 방송은 태영이라는 사영방송이 나타나면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어떻게든 언론사의 족벌화와 세습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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