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번 대선서 한·경·대 역할 컸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번 대선서 한·경·대 역할 컸다"

대선 평가토론회에서, "KBS는 기계적 중립성"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대한매일의 영향력과 방송의 보도행태에 대한 독특한 주장들이 제기됐다.

16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2 대선보도 평가 토론회’에서 양문석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지난 번 대선에서 노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이번 선거의 핵심이 ‘인터넷과 오프라인 대결에서 인터넷이 승리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좀 더 검증이 필요한 이야기”라며 “더 큰 능력을 발휘한 한·경·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양 실장은 “흔히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적인 수구언론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사회에서 의제의 설정, 해석, 확산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지난 선거에서 이들이 의제의 중심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시각의 의제를 설정과 해석을 통해 여론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이들 신문에 대한 주목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1 토론회모습>

***한경대가 삼각편대를 이루며 보수언론이 독점하던 획일적인 이슈화를 막아**

양 실장은 “한·경·대가 삼각편대를 이루며 그동안 보수언론이 독점하던 획일적인 이슈화를 막고 각사가 다양한 사건보도와 해석을 통해 대선에서 공정한 대결이 이뤄지도록 노력했고 문화일보도 일정 부분은 여기에 가세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양 실장은 신문의 논조뿐 아니라 우리나라 보도의 생성구조를 통해 나름대로 이를 분석하기도 했다.

양 실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보도형태는 조.석간 시대에 오랜 기간 동안 아침에는 조선일보가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을 하고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오후에 배달되는 석간을 통해 이를 해석하고 저녁시간의 방송뉴스가 이들의 논조를 따라가는 수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대선에서는 이들이 한꺼번에 같은 의제를 설정하고 몰아붙였지만 모두 조간으로 변화한 상태라 물리적으로 일정부분 한계에 부닥쳤다는 것이다.

양 실장의 분석에 따르면 우선 네티즌들과 인터넷언론은 적극적으로 의제를 해석하고 낮 시간 동안 적극적으로 확산하며 조·중·동의 논리에 반박하거나 반론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또한 영향력에서는 이전의 동아일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문화일보가 나름대로 다른 시각과 해석을 통해 도심의 오후여론을 환기시켰으며 이런 힘들이 모두 모여 저녁방송의 뉴스가 수구언론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한·경·대가 전날 조·중·동이 펼친 논리를 반박해**

양 실장은 “특히 다음날 조간의 한·경·대가 이런 분위기를 이어받아서 바로 전날 조·중·동이 펼친 논리를 반박하거나 다른 의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매일 맞섰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 이었다”고 평가했다.

양 실장은 “그러나 아직도 조·중·동의 영향력은 엄청나다”며 “서해교전에서 의제를 선점하고 밀고 나간 조선일보의 능력이나 수구언론들이 대선과정에서 모든 현안을 갑자기 멈추게 하고 ‘수도이전에 의한 집값 폭락’을 이슈화 한 것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양 실장은 앞으로 수구언론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 한·경·대와 문화일보가 선거과정에서 어렵게 이룬 수평구도를 계속 이어서 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학과 교수는 양 실장의 의견에 일정부분 공감을 나타내며 “3년 전 총선 당시 경향신문과 문화일보는 독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독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공약이나 정책을 중심으로 보도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런 평소의 노력들이 지난 대선에서의 보도에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이번 선거에서 전체적으로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공정한 보도를 위해 가장 노력을 기울였으나 두 신문이 선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건을 보도할 때 나타나는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면 두 신문의 철학이나 이념적 차이가 있음을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통적으로 중립을 표방하던 한국일보의 영향력이나 기사에 대한 평가가 대선기간동안 크게 부각이 안 된 점도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2 양문석 실장>

***박권상 사장 취임후 공영의 원칙이 기계적인 공정성인 것처럼 둔갑했다**

김 교수는 방송의 보도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SBS가 이회창 후보에 치우치는 행태를 보이다가 중립으로 바뀐 것이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시점인 선거중·후반의 시기가 아닌가 추측 된다”며 방송의 ‘줄서기’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권오훈 KBS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대선기간 KBS뉴스가 보인 기계적인 균형에 대한 토론자들의 지적이 계속되자 “내부에서도 분명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인정하고 “박권상 사장이 취임한 후 ‘국가기간방송’이 사내의 이데올로기가 됐고 공영의 원칙이 기계적인 공정성인 것처럼 둔갑했다”며 “특히 지금의 뉴스보도가 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권 간사는 구체적인 예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자갈치 아지매’와 이회창 후보를 토론프로에서 지지하다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실언을 해 비난을 받은 모 대학의 교수를 내용의 본질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후보를 지지하다 피해를 본 인물’로 똑같이 다룬 뷰스보도가 보도국 내부에서도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송지혜 미디어국민연대 방송모니터 팀 간사는 “방송의 경우 대선기간 중 진보진영의 권영길 후보에 대해 뉴스시간에 단 두 차례만 중요하게 다뤘다”며 “실제로 영향력이 있는 후보를 다른 군소후보와 함께 1,2초정도 동정만 소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국민들이 방송국의 예상보다는 표를 많이 준 것 같다”며 방송사들의 편향적인 보도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방송의 경우 그 독점적인 영향력 때문에 일정부분 공정성을 확보해야 겠지만 실제로 사기업의 형태인 신문들의 경우에는 더 이상 공정보도를 스스로 주장하거나 시민단체들이 강요하기 보다는 확실하게 자신의 노선이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수용자인 독자를 위해서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