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선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재검표 결과가 대선 직후 실행된 예비개표 결과와 정반대로 나와 당선자가 바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멕시코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선 투표 재집계 초기부터 앞서 나갔던 좌파 민주혁명당(PRD) 후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개표가 거의 완료된 시점까지 근소한 차지만 우위를 유지하며 당선이 유력해지고 있다.
선관위는 6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이날 새벽 1시30분까지 96.17%가 진행된 재검표 결과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35.86%의 득표율로 집권당인 국민행동당(PAN)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를 0.53%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체 투표소 중 98.45%를 집계해 나온 '예비적 선거결과 프로그램'에서는 칼데론 후보가 1.04%포인트 차이로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눌러 1위에 오르는 듯 했다. 이에 좌-우 진영 대표적 후보 간의 대립으로 관심을 모아 온 멕시코 대선의 최종 승리가 우파 후보인 칼데론 후보 차지가 되리라는 관측이 유력했었다.
선관위원장 "100% 완료될 때까지 당선자 예측 없다"
예비개표와 재검표에서 1위가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멕시코 대선 결과를 누구도 쉽게 단정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 루이스 카를로스 우갈데 선관위원장은 재개표 작업이 100% 완료될 때까지는 당선자 예측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가는 모든 정치행위자의 확실성과 책임을 필요로 한다"며 "이를 위해 시간에 관계 없이 최종 재개표 결과를 발표하겠지만 재개표가 완료된 후에야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선관위는 지난 2일 치러진 멕시코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두 후보가 1%포인트 미만의 '박빙'의 승부를 벌이자 당선자 확정 발표를 5일까지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3일 예비개표 결과 칼데론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중대한 사기행위가 저질러졌다"며 개표과정에서 "40만 표가 실종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진영은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필요하다면 가두시위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재검표 결과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불과 며칠 만에 두 후보의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칼데라 후보는 예비 개표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의 승리를 거듭 확신했다. 그는 "멕시코는 우리 모두를 필요로 한다"며 자신이 집권하면 경쟁자였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를 각료로 박탈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한편 이후 좀 더 개표가 진행돼 약 98% 재검표가 진행된 상황에서는 칼데론 후보가 35.62%를 얻어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35.75%)를 0.05%포인트라는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멕시코 대선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끝까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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