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실시된 멕시코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어 당선자 발표가 오는 5일까지 연기됐다. 선관위의 당선자 확정 보류에도 불구하고 양 후보 진영은 각자 자신들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어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초박빙 승부'로 당선자 발표 5일까지 연기
멕시코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집권정당인 국민행동당(PAN)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와 좌파 후보로 분류되는 민주혁명당(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간에 초박빙 승부가 벌어져 당선자 확정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선관위의 당선자 예측 프로그램으로는 칼데론 후보와 오브라도르 후보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어서 정확한 개표 결과가 나올때까지 당선자 발표를 연기한다는 것이다.
멕시코 선관위는 전국 13만 여개의 투표소 중 7281개의 투표소를 표본 추출해 당선자 예측 프로그램을 실행했지만 양 후보간 격차가 근소해 컴퓨터를 동원한 정밀 개표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따라서 이 작업이 모두 완료된 후에야 멕시코 대선의 최종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오후 8시 투표가 종료된 뒤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빔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양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비슷한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심지어 멕시코의 양대 민영방송사인 <텔레비사>와<TV 아스테카>는 두 후보간의 차이가 오차범위 안에 있다며 출구조사 결과 공개를 취소했다.
양 후보들은 지난주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각기 30% 중반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의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인 바 있어 이같은 접전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BBC> "누가 당선되든 합법성 시비 직면할 것"
선관위는 모든 정당들은 최종 발표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지만 양 후보진영은 벌써부터 각기 자신들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PRD의 자체 출구조사결과 자신이 50만 표차로 '뒤집을 수 없는' 승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관위의 당선자 발표 연기 조치를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승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12년 결혼 생활'로 비유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합의문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들고 나온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지지자들은 선관위의 연기 발표가 나온 직후 "사기다"라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지지자 중 한 사람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로페스 오브라도르야말로 가난한 사람이 승리자가 될 수 있는 멕시코의 새로운 혁명을 가져올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우파 진영의 칼데론 후보도 이날 당선자 확정 발표 전까지 기다릴 것이지만 "의심할 바 없이 우리가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3일 새벽 약 62%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칼데론 후보가 37.6%의 득표율을 기록,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득표율 36.1%를 근소한 차로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기간 NAFTA에 대한 찬반 여부를 놓고 벌인 좌-우 후보들의 팽팽한 대립과 더불어 남미에서 불고 있는 좌파정권의 바람이 멕시코에서도 먹힐지 주목을 받아 왔던 이날 대선에는 멕시코 전체 등록 유권자 7130만명 중 약 60%가 투표에 참여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양 후보 중 누가 승리하든 큰 차이의 승리를 얻기는 힘든 상황이어서 새 대통령은 현재의 비센테 폭스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임기 동안 합법성 논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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